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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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09월 03일 21시 25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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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왔군."



     순조롭게 들어간 방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솔론이 앉아 있었다. 언제나처럼 보라색 현자의 로브를 입고 있다.

     아무래도 내가 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째서, 아레스가 용사가 아니었음을 드러내는 행동을 한 건가요?"



    "어차피 언젠가 알게 될 일이었으니까."



    "조사서도 다시 읽어봤어요. 당신들이 '아레스'라고 했을 때는 아레스를 얘기했지만, '그 녀석' 혹은 '그'라고 했을 때는 잭을 얘기한 거였어요."



     솔론은 대답하지 않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잭이 아레스가 된 걸까요? 제가 조사한 바로는, 왕도에 온 단계부터 잭이 아레스를 자칭하고 있었던 것 같지만......"



    "왕도로 오는 길에 마족의 습격을 받아 아레스는 죽었다고 해. 잭의 말을 믿는다면의 이야기지만........"



     나를 시험하는 것처럼 솔론은 대답했다. 잭이 아레스를 죽였을 가능성을 암시한 것 같다.



    "믿어요. 하지만 왜 이제 와서 그 이야기를 하는 거죠?"



    "말했지? 그 녀석에게 아무런 재능이 없다고. 거짓말도 잘 못해. 지난 몇 년 동안 들키지 않은 것만으로도 기적이야. 어차피 당신도 그 녀석이 죽었다고 생각하진 않았을 텐데,



    ──── 알렉시아 공주?"



     그 말에,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우리가 귀국한 후, 네게는 여러 혼담이 있었다. 그 첫 번째가 레온이었고. 하지만 당신도, 레온도 거절했다. '죽은 용사야말로 공주의 약혼자이며, 아직은 때가 이르다'라면서."



     혼담은 레온만이 아니었다. 솔론도 후보에 올랐지만, 그도 거절했다. 나는 계속 들어오는 결혼 이야기를 거절했으며, 레온과 솔론은 왠지 모르게 그것을 지지해 주었다. 다만 마리아만큼은 "왕국의 안녕을 위해서라도 빨리 혼인해야 한다"며 나에게 혼인을 권유했다.

     마리아는 그렇다 치더라도, 레온과 솔론 덕분에 나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지. 폐하께서도 슬슬 용서하지 않으실 거야. 그래서 너는 용사의 공적을 문헌으로 정리하는 사업을 시작했지. 그 녀석을 찾아보려고."



     그 말이 맞았다. 나는 국가의 시책으로서 용사의 공적을 문헌으로 정리할 것을 제안했고, 스스로 그 조사를 시작한 것이다.

     그가 살아있다는 것을 믿고서. 하지만 설마 그가 아레스가 아니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너 외에도 성가신 작자가 많아. 레온은 백작가의 힘을 이용해 그 녀석이 어디로 갔는지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마리아는 교회의 정보망을 총동원해 찾게 하고 있어. 나도 뭐, 찾는 마법을 몇 가지 만들어 냈지만."



    "하지만 아직 못 찾았나요?"



    "그 녀석이 향한 곳은 외국이니까. 그렇게 쉽게는 못 찾아."



     솔론의 표정이 조금은 풀리는 것 같았다.



    "찾아내서 어떻게 할 셈인가요?"



    "데려와야지. 그 녀석은 내 친구야. 친구가 없는 인생은 재미없어."



     그는 양손을 벌리며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했다.



    "...... 잭은 자신이 용사라는 것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도 당신은 그를 다시 데려올 셈인가요?"



     우려하는 것은 바로 그 부분이다. 잭은 자신이 한 거짓말을 끝까지 지키고 싶어 한다.



    "그 녀석은 누구를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지? 탈리스 마을까지 제대로 다녀왔다면 알 텐데?"



    "셰라 씨를 위해서. 그녀를 위해, 적어도 아레스를 용감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거죠."



    "그 말이 맞아. 아레스의 어머니이자 양육자인 그녀에게 빚을 느끼고 있어. 수고롭게도 아레스를 닮은 자신의 그림까지 그리게 하면서까지."



     처음 그림을 봤을 때, 조금 미화시켜서 그리게 한 줄 알았지만,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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