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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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09월 02일 23시 12분 5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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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ㅡ그래서 아레스와 파티를 짤 마음이 생겼나?



    "그때의 나는 오만했다. 파티를 결성하지 않아도 혼자서 마왕을 쓰러뜨릴 수 있다고 자만했지. '레온이나 마리아와 함께라면 파티를 맺어도 괜찮다' 정도로 생각했다. 아마 레온이나 마리아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그 둘은 성인군자 같은 면모를 가지고 있지만, 근본은 나처럼 오만하고 남을 무시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랬는데 로즐로프 대삼림에서 자신의 무력함을 깨닫고, 그 녀석과 함께 파티를 짠 거지. 그 녀석이 없었다면 우리는 자신의 측근 같은 녀석들과 파티를 맺다가 일찌감치 뒈졌을 거야. 우리 각자는 분명 뛰어난 능력을 가졌지만, 그 녀석이 없었다면 뭉칠 수 없었다."



    ㅡㅡ아레스가 있었기에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 글쎄. 다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건, 레온이나 마리아, 내가 없어도 누군가가 대신해서 마왕을 쓰러뜨렸을지도 모르지만, 그 녀석이 없었다면 마왕은 쓰러뜨릴 수 없었다."



    ㅡㅡ그건 용사의 자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웃기는 소리. 말했잖아, 그 녀석은 그냥 바보라고. 용사란 우월한 존재가 아니야. 일반인은 일반인답게 얌전하게 굴면 됐어. 우리는 분명 천재였다. 재능에 기대어 사는 병신이라고. 하지만 그 녀석에게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아무 것도 없는데도 용사라는 소리를 듣게 된 완전 바보 같은 놈이다. '용사님이다'라고 말하는 건 쉽지. 하지만 그런 놈들이 그 녀석의 뭘 알겠어? 용사니까 마왕을 쓰러뜨려도 당연해? 그 녀석이 그걸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희생했는지 알아? 그 녀석보다 더 재능 있는 사람은 많았어. 나를 포함해서 말이야. 그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녀석이 용사가 될 수밖에 없었던 거다."



    ㅡㅡ당신은 현자로서 마왕과 싸웠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 않을까?



    "내가 마왕과 싸우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천재니까. 레온도 마리아도 싸울 수 있으니 싸웠을 뿐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의무, 운명 같은 거다. 하지만 저 녀석은 달랐다. 그런 그릇이 아니었어. 운명을 비틀어서 마왕과 싸운 거다. 아무리 그 녀석이 원했던 일이라지만, 용사라는 단어로 그 녀석을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어."



    ㅡㅡ왜, 용사는 죽었는가?



    "글쎄. 나에게 묻고 싶은 것은 그것으로 끝이냐? 그럼 돌아가. 이야기는 끝났어."



    ㅡㅡ아레스의 사인은 무엇인가?



    "...... 정말 묻고 싶었던 것은 그거였냐?"



     방금 전까지 언짢은 표정을 짓고 있던 솔론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우리가 보고한 대로, 아레스를 죽인 건 마족이다. 그건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는 죽은 모습을 보지 못했지."



    ㅡㅡ마왕을 쓰러뜨렸는데, 그 부하에게 죽임을 당했는가?



    "뭐, 그렇게 되겠지."



    ㅡㅡ왜 당신들은 그 자리에 없었나?



    "운이 나빴겠지. 그것뿐이다."



    ㅡㅡ상황적으로 당신들이 죽였다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흐음, 확실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 하지만 그건 불가능해. 우리가 아레스를 죽일 수는 없다. 설령 죽이려고 생각했을지라도."



    ㅡㅡ아레스가 강해서 그런가?



    "아니, 단순히 불가능하다는 것뿐이다"



    ㅡㅡ마지막으로 하나만 묻고 싶다. 당신에게 아레스는 무엇이었나?



    "그 녀석은 친구였어. 그냥 친구. 단 한 명의. 하지만 나는 그 싸움에서 그것을 잃어버렸지. 정말 평범하고 겸손한 사람이었어....... 아아, 하지만 딱 하나 고집만은 있었지."



    ㅡㅡ고집?



    "마왕 토벌을 위한 여정을 떠나면서, 왕은 화가에게 우리 모습을 그리게 했다. 그 그림에다가, 그 녀석은 세세하게도 주문했어. '코를 좀 더 높게 해 달라', '눈을 좀 더 크게 해 달라'라고. 말하지 않아도 화공이 적당히 미화시켜 주는데, 그렇게 시끄럽게 말하자 우리는 웃고 말았지. 용사답지 않게 평범해 보이는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는 건가 싶어서."



     솔론은 입꼬리를 살짝 비틀며 웃었다.



    "아레스에 대해 알고 싶으면, 고향인 탈리스 마을까지 가봐. 용사에 대해 문헌으로 정리하려면 그 정도까지는 해야지,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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