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단장2(2)
    2023년 09월 02일 22시 35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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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배가 고파서 그냥 심부름을 보낸 거?



    "다음부터는 조심하세요."



     마리아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게서 빵을 빼앗아 갔다.



    ────



     그리고 또다시 추운 겨울의 어느 날, 마리아가 불러서 강가로 나왔다.

     

    "자비로운 제가 당신을 위해 시련을 준비해 왔답니다."



     이쯤에서, 나는 나쁜 예감만 들었다.



    "아니, 그, 그냥 평범한 방법으로 가르쳐 줘도 되는데?"



    "무슨 소리를, 당신은 어렸을 때 신부님에게서 가르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잖아요? 보통의 방법으로 될 리가 없잖아요?"



     마리아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가련한 어린양을 위해 제가 일부러 시련을 생각한 거잖아요? 설마 싫다고 말씀하실 셈인가요?"



    "그렇게 말하니, 싫다고 하지는 않겠지만 ......"



    "그렇죠? 그럼 시작할까요?"



     마리아는 천천히 강가의 돌멩이를 하나 집어 들더니, 그 돌에 기도를 드렸다.

     신의 축복을 받은 돌은 희미하게 빛을 머금고 있다.



    "이 돌을 받아주세요."



     나는 희미하게 빛나는 돌을 건네받았다.



    "이걸로 어떻게 해?"



    "강을 향해 힘껏 던져주세요. 멀면 멀수록 좋아요."



     시키는 대로 돌을 던졌지만, 강폭이 꽤 넓은 탓에 돌은 강의 중앙 부근에 떨어졌다.



    "그럼 주워 오세요."



    "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이 여자.



    "신의 축복을 받은 돌입니다. 신의 존재를 지각할 수 있다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아니, 아니, 굳이 강바닥에서 찾을 필요는 없지 않겠어?"



     보기에도 수심이 깊은 강이다. 흐름도 빠르다. 자칫 잘못하면 익사할 수도 있다. 그 강바닥을 찾는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하아....... 무슨 말씀이신가요?"



     마리아는 큰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은 일상생활에서 신의 존재를 느낄 수 없잖아요? 그렇다면 극한의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이제,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겠어요?"



    "아, 아니, 그렇게 듣고 보니 그런 생각도 들긴 하지만 ......"



    "이해해 주셔서 감사해요."



     마리아가 활짝 웃었다.



    "그럼 열심히 하세요."



     그 후부터 돌을 찾기까지의 3시간을, 나는 얼음처럼 차가운 강물 속에서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

     어차피 강바닥이라 돌이 반짝이는지 아닌지도 잘 보이지 않는다.



     일단 강바닥에서 아무렇게나 돌을 주워 건네주자,



    "당신의 눈은 썩었나요?"



     "눈이 썩었어?"라는 비난 하더니 돌을 강물에 던져버렸다. 피도 눈물도 없는 여자다.

     

     그런 일을 몇 번이고 반복하다가 겨우 돌을 찾아서 죽을 것 같은 심정으로 강에서 나왔을 때, 마리아는 요염하고도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신의 존재는 느끼셨나요?"



    "뭐, 신의 부름을 받을 뻔했다는 의미에서는, 가깝게 느끼지 않았을까?"



     나는 비꼬는 듯이 말했다.



    "그럼 한 걸음 남았네요."



     그녀는 내 비꼬는 말투에 아랑곳하지 않고 웃었다.

     그 한 걸음으로 죽을 거라 생각하는데...



    ────



     이런 식으로 마리아의 시련은 매주 열렸지만, 나는 회복 마법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 채로 3학년이 되었다.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왕도에 있는 맛있는 빵집과 과자 가게의 위치 정도다.



     내가 그 점을 마리아에게 지적하자,



    "맛있는 디저트 가게를 기억해 두면 여자들이 좋아할 거예요. 나중에 도움이 될 거예요."



     라고 말했다. 아니, 눈앞의 마녀는 그렇다 치더라도, 내가 여자와 친해질 미래는 상상도 못 하겠는데 ......



     시련의 효과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했지만, 회복마법에 관해서는 믿을 만한 사람이 따로 없었기 때문에 그녀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왠지 모를 감각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맛있는 빵과 과자를 찾아내는 것을 이상하게 잘하게 된 것이다.



    "혹시 이건 신의 음성이 들리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며 예전에 배웠던 신의 기도를 외워보니, 팔에 있던 작은 상처 하나를 치유하는 데 성공했다.



    "됐어! 마리아가 말했던 것은 사실이었어!"



     솔직히 말해서, 반쯤 포기하던 상태였기 때문에 감격도 더욱 컸다.



     정말 마리아는 진짜 성녀였던 것이다!

     왜 그녀를 더 믿지 못했을까?

     제대로 믿고 시련에 임했더라면 더 빨리 습득할 수 있었을 텐데!



     내 마음은 마리아에 대한 감사와 미안함으로 가득 찼다.

     나는 곧바로 승려반으로 가서 마리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고마워, 마리아! 회복 마법을 쓸 수 있게 됐어!"







    "...... 정말로?"



     그렇게 말하며 절규하는 마리아의 모습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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