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부-21 질주의 결착(7)
    2023년 08월 14일 02시 17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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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말을 듣고, 확신이 생겼다.

     그가 계속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를, 드디어 유이는 이해하게 되었다.

     

    "네 존재에 이름 따위는 없다고. 그냥 유이일 뿐이야. 그럼 그냥 유이로 있으면 돼. 그것만으로. ......"

     

     이를 악물고 피를 토하면서도 자세를 취한다.

     진에게 배운 것이 아닌, 자신이 만든 무도류의 개량형이다.

     

    "성녀가 되다니, 그리고 누군가와 싸우다니....... 왜 그런 슬프고 힘든 길을 나아가는 거냐고......"

     

     눈빛에 담긴 의지는 ,한탄과 두려움을 덧칠한 슬픔의 빛.

     

    "그런 일을 네가 할 바에야, 내가 .......!"

     

     누군가를 확실하게 죽이기 위한 유파, 무도류.

     엄청난 속도로 간격을 좁히는 료였지만, 유이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린디가 비명을 지르고, 로이가 끼어들까 말까 망설인다.

     하지만 마리안느가 옆으로 팔을 뻗어 로이를 제지했다. 그것이 해답이었다.

     

     

    "ㅡㅡ나를 구하려 했던 거구나."

     

     

     료가 날리려던 필살의 일격은, 도중에 속도를 잃어 유이에게 닿지 않았다.

     몸이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을 의지의 힘으로 속이고 있었지만....... 흔들림이 왔다.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그의, 목까지 닿지 않은 손을 유이가 부드럽게 잡아준다.

     

    "...... 아니야. 나는, 네가 ...... 그 나날들 속에서 계속 힘들어했던 네가, 왜, 또다시 ......"

    "확실히 난, 똑같은 짓을 하고 있을지도. 후후...... 또 떠받들리고 있어."

    "그러니까!"

     

     조용히 무릎을 꿇고 있던 료가 홱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유이는 성모님처럼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구원을 받을지는ㅡㅡ제가 결정해요. 그리고 저는 ...... 이미 구원받았어요."

    "............ 마리안느 피스라운드한테?"

    "그럴 줄 알았지만, 아마 아닐 거예요."

     

     누나의 눈빛에 담긴 고상한 빛을 보고, 동생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에서 가리키는 달빛이, 두 사람을 부드럽게 비추고 있다.

     

    "저는 그 사람에게 직접 구원을 받은 게 아니에요. 그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자신을 구원해줄 수 있었어요."

     

     유이는 료의 손을 부드럽게 잡으며 말했다.

     

    "...... 나는."

    "네."

    "나도 누나처럼 자신을 구해줄 수 있는 날이, 올 것 같아?"

    "올 거예요. 자신을 구하기 위한 여정이야말로 인생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았거든요."

    "............!"

     

     그 말을 듣고, 료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을 들지 않은 채, 그는 대성당에 울려 퍼지도록 목소리를 높였다.

     

     

     

    "──나의, 패배다."

     

     

     

     

      ◇

     

     

     

     

    "그럼 다음은 제 차례네요!"

     

     주변이 얼어붙었다.

     료의 패배 선언, 즉 유이 양이 이겼다는 말에, 나는 의기양양하게 두 사람에게로 걸어가려 했다.

     

    "잠깐, 잠깐만, 마리안 양, 정말 잠깐만."

     

     지크프리트 씨가 나를 뒤에서 붙잡았다.

     

    "하아!? 무슨 짓을 하는 거예요!"

    "완전히 이쪽이 할 말이다! 뭐할 셈이냐!?"

     

     유이 양과 료는 둘만의 세계에 들어가서, 이쪽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지금이라면 처음부터 기습을 하면 엄청나게 유리하기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지만, 설명이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지.

     

    "그, 처음 만났을 때 ...... 입학식 때의 일인데, 그때 제가 말했었죠."

     

     

    [기억해 두세요. 제 이름은 마리안 피스라운드. 당신이 만약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려고 할 때. 혹은 천명을 이해하고 일어섰을 때ㅡㅡ저는 당신의 장애물이 될 여자랍니다]

     

     

    "그러니 장애물이 되겠사와요!"

     

     무얼 위해서 이쪽이 홀드 오픈을 유지했다고 생각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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