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장 229화 설령 혼자라 해도2023년 07월 31일 23시 46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듀어가 마지막으로 본 장면이 끝난다.
장렬한 전투와 토니의 강함이 두드러진다. 대등하게 겨루었던 듀어가 다시 한번 자랑스러워지고, 그렇기 때문에 이별은 더욱 쓰라리다.
생각도 사과도 각자가 받아들이며, 눈물과 흐느낌으로 그 심정을 표현한다.
그 와중에, 아직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묵직하고 격렬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 흐, 흑기사 ......"
" ............"
흑기사의 꽉 쥔 주먹에 의해, 두툼한 건틀릿이 산산조각이 나서 바닥에 떨어진다. 성벽을 연상시키는 견고한 갑옷이 마치 구운 과자처럼 허무하게 부서진다.
머리를 덮고 있는 갑옷은 있지만, 격렬한 분노와 깊은 슬픔을 품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강한 허탈함도 .......
왜 그토록 강한 감정을 품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듀어와의 인연은 몇 번밖에 없었을 텐데, 왜 그런지 누구나 궁금해한다.
"............"
슬그머니 걸어 나간 흑기사는 듀어가 갖고 있던 강철 검을 손에 들고,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발걸음으로 출구로 향한다.
마검 등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단순한 검만을 들고 영안실을 떠나려 한다.
"ㅡㅡ기다려 주세요."
"............"
격정이 깃든 흑기사를 불러 세운 자는 ............ 파소였다.
"마검도 써주셨으면 합니다. 토니에게 효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토벌은 당신에게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빌려가마."
내민 두 개의 마검도 손에 든 흑기사는, 슬픔으로 가득 찬 방을 떠났다.
♢♢♢♢.
영안실을 뒤로하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토니를 쓰러뜨리기 위해, 이틀 후인 ...... 내일 밤을 준비해야 한다.
흑기사의 모습을 보고서 뒤따라오는 자들의 기척을 느끼며 뒷골목으로 들어가자마자, 갑옷을 벗고는 높은 건물 옥상으로 뛰어올랐다.
"............"
모습을 놓치고 아래에서 소란을 피우는 자들을 한 번 흘끗 보고서, 왼손에 들고 있는 듀어에게 선물했던 검으로 시선을 돌린다.
"...... 이렇게 빨리 돌아왔어."
작은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리며, 한 가지 결심을 한다.
"이제 검을 선물하는 것은, 그만둘까 ......"
"왜?"
어느새 뒤에 서 있던 유미의 물음에, 크로노는 놀라지 않고 동남쪽 하늘을 바라보며 대답한다.
"전에도 검을 선물한 적이 있었지. 하지만 그때도 원치 않는 형태로 되돌아왔어."
"그럴 수도 있는걸 뭐. 결국 운이 좋지 않았다는 것 아니겠냐구."
"그럴지도 모르지만, 만약을 위해서야."
제자 듀어가 사용하던 세 개의 검을 손에 들고, 아르스에서 보낸 시절을 회상한다.
하면 할수록, 투지는 더욱 굳건해진다.
"...... 그렇게 화가 난다면, 귀찮은 일은 집어치우고 그냥 죽여버리면 되지 않아?"
"그럴 수 없어. 듀어 군은 흑기사에게 맡겼으니까. 게다가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따라주었는데, 제자의 이런 소원도 들어주지 못하면 너무 한심하잖아."
선생님이라고 처음 불렸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얼마 안 된 일 같지가 않다. 그만큼이나 듀어를 가르치는 일은 익숙해져 있었다.
토니와의 싸움을 지켜보고서, 더욱 자랑스럽다고 생각한다.
우연히 알게 된 인연에 감사한다. 함께 보낸 시간은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 소원을 꼭 이루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무엇보다 ...... 친구한테 그런 말을 들었는데 손쉽게 끝낼 수는 없어. 가짜가 아니야. 듀어 군이 그랬던 것처럼, 그가 그렇게 원한다면 나는 영웅으로서 토니를 쓰러뜨릴 거야."
친구가, 제자가 그렇게 원한다면, 흑기사는 영웅이 되겠다.
(부탁에 응해준다. 그런 것이, 영웅이잖아 ......?)
.........
......
...
듀어가 사라진 엔제 교단의 아루스 부대는, 빛을 잃은 듯한 모습이었고 .......
특히 아체는 초췌해져서는 자기 방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가장 오래 알고 지냈으며 형제처럼 지냈던 사돈도, 평온한 척은 하지만 마음은 깊이 가라앉아 있다. 수시로 얼굴에 드리워지는 그림자가 슬픔을 말해주고 있다.
"흐읍!"
밤, 홀로 안뜰에 서서 육체를 드러내는 남자가 있었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반나체로 연이어 포즈를 취한다.
"...... 남의 집에서 또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쿠라, 자네도 같이 하겠나!?"
이런 때에 무슨 짓을 하는 거냐는 생각으로 다가온 쿠라에게, 챔프는 웃으며 답했다. 평소에는 관여하면 손해만 본다며 쿠라는 무시하곤 했지만 .......
그러나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다가갔다.
"이런 때에 굳이 ......"
"이렇게 하면! 평소처럼 정중하게 나타나서, 어이없어하면서도 함께 해줄 줄 알았지!"
"............"
누구를 지칭하는 말인지는 명백하다.
"몰랐거든! 혼자 하는 쇼가 이렇게나 쓸쓸할 줄은!"
"챔프 ......"
자세히 보니, 챔프는 웃고 있음에도 땀과 함께 굵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약속한 밤, 이 날만큼은 아무리 쓸쓸해도 쇼를 열어야만 한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토록 싸웠던 듀어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서.
"...... 어쩔 수 없지."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은 쿠라가, 챔프의 앞에 앉았다.
"오오, 같이 할 테냐?"
"스승의 뒤는 이어야 되니깐."
"하하하, 그거 기쁜데!"
슬픔 속에서도, 듀어의 의지는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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