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0장 205화 흑기사를 상회하는 괴물(1)
    2023년 07월 23일 23시 04분 1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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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에는 묘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



     단 세 명만 있는 방에서, 늘 웃음을 잃지 않던 파소조차도 눈을 부릅뜨고 놀라며 몸을 움츠렸다.



    "............ 메, 메이드 중에 있어?"

    "네. 다만 사건 후의 조사가 부족하여 그다음 단계는 파악할 수 없어요."



     기재된 내용이 여자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면, 범인을 찾아내는 데까지 도달했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핵심적인 내용이 빠져 있다.



    "수인 분이 냄새를 맡고 식별한 메이드들이 있었잖아요? 그 이름이 자료에 없습니다. 방금 방을 살펴본 바로는, 청소작업이 끝난 모양이네요. 이미 냄새의 대상이 늘어났기 때문에 이미 늦었어요."

    "그럼 범인은 ...... 처음 냄새로 식별했던 중에 있었다고?"

    "그냥 추론일 뿐이에요. 범인의 소원이 이루어질 때까지 멈추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나머지는 마음대로 하세요."



     예상치 못한 전개가 되자, 파소는 생각지도 못한 강한 호기심에 질문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돌아오는 대답은 또다시 의미심장한 것이어서, 관심은 더욱 깊어졌다.



    "당신은 ...... 대체 ............"



     무섭게 느껴지는 냉랭한 말투를 들으면, 근거 없는 공론으로 치부할 수 없다.



     평범해 보이는 외모에서 예상치 못한 지성이었다.



    "이 도시에서 우연히 재회하게 되었지만, 그녀는 저의 제자 중에서도 특히ㅡㅡ"

    "아내입니다."



     놀란 표정을 짓고 있던 선생님이, 정신을 차리고 잊고 있었던 소개를 하려는 찰나, 옆에 서 있던 여자가 단호하게 끊었다.



     신혼인 모양이다. 익숙하지 않아 쑥스러운지 살짝 볼을 붉히며 스스로 말했다.



    "............"

    "............"



     선생님은 얼빠진 표정으로 옆에 앉은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곧장 진정하라는 듯이 머리를 두 번만 쓰다듬고서, 고개를 끄덕인 후 파소에게 말했다.



    "이 도시에서 우연히 재회했지만, 그녀는 저의........."

    "아내입니다."

    "아내 같아요."



     이 부자연스러운 대화가 무슨 뜻인지 알아듣기까지는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부부가 함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저희도 감사할 따름이지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단순한 이야기. 굳이 다른 말을 하지 않더라도 이런 두뇌를 가진 사람이 범인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 무술의 실력으로 보아, 선생님 자체는 찾지 못할 리가 없다. 이름을 숨기고 있는 것으로 보면 부부라는 가까운 관계로 인해 신원이 밝혀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숨기고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가 마을을 떠난 후 범인이 추적할 위험성까지 미리 염두에 두고, 사건 해결을 위해 아내를 부른 것일지도 모른다.



    "뭐, 아내는 내일 아침이면 이미 알스를 떠날 예정이니 곤란한 일은 없을 것 같지만요."

    "그렇습니까. 그거 아쉽군요 ...... 추리에 대한 사례를 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예상은 맞았던 것 같다.



     명분은 어떻든, 본심은 이대로 여자가 머물러서 엔제 교단을 위해 그 지혜를 써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파소가 어떤 제안을 하기 위해 입을 열려는 찰나,



    "숙소도 돈도, 아르스에서의 어떤 특권에도 관심 없어요."

    "............"

    "저는 남편의 부탁으로 반나절만 일정을 비워두고 왔어요. 더 이상 머무를 생각이 없답니다."



     몸이 차가워진 것과 반대로, 굳게 쥔 손에는 땀이 흐른다.



     그 공허하게도 보이는 두 눈에 사로잡혀, 알 수 없는 불안감과 동시에 묘하게 마음을 사로잡힌다.



    "다음에는 어떻게든 남편을 설득할 생각을 하겠죠. 그건 가장 나쁜 방법이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아요. 그래도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으니 영주에게 의지할 생각도 하고 있겠지만 소용없어요. 저희는 아르스를 빠져나갈 수 있는 독자적인 루트를 가지고 있답니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미행도 불쾌하니, 따라붙는다면 용서하지 않겠어요."



     생각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머릿속에 떠올릴 것이 없어진다. 어렴풋이 서 있는 감각만 느껴진다.



     하지만 공백을 강요당하는 세계는 형언할 수 없는 즐거움이 있고, 쾌감마저 느껴졌다. 마치 진정한 이해자를 얻은 듯한 .......



    "......그럼 우리는 물러나도록 해요. 어디까지나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니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래."



     귀찮은 일이라며 잘라내고, 퇴실한 후 문이 닫힌다.



    "............"



     발소리가 멀어지고, 기척이 실내에서 사라지자 겨우 해방되었다.



     혼탁했던 의식이 또렷해지면서, 방금 전과 다를 바 없는 실내를 둘러본다.



    (............ 진짜끼리, 서로 끌린 것이 있던 것일까요)



     생각과 심정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해야 할까, 저대로 명령하면 따랐을 것인가.



     한 마디로 말해, '위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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