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9장 176화 국가 문제를 여행하면서 해결하는 마왕(1)
    2023년 07월 09일 20시 16분 3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그날, 와텐령의 새로운 영주가 된 소녀는 절벽으로 향하고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말을 타고서, 푸른 하늘에 기분 좋게 구름이 흩날리는 한낮의 절벽 위를 내달린다.

    "하아...... 하아......!"

     밑에서 이동 중인 어떤 마물의 전모를 눈에 담기 위해, 그 장대한 모습을 쫓고 있다.

    "............................"

     끊임없이 흔들리는 대지, 심하게 떨리는 공기. 지진을 일으키며 극히 완만하게 움직이는 그것을 멀리서 목격하자, 자신을 잊고 멍하니 바라본다.

     섬이, 움직이고 있었다.

    [---- ......]

     영수(霊獣), 후가쿠.

     9일 전, 165년 만에 움직이기 시작한 이 거북이는 이미 하나의 도시를 황무지로 바꾸어 놓고도 여전히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오랜 시간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숲을 등에 얹고서, 라이트 왕국 북동쪽에 죽은 듯이 잠들어 있던 후가쿠. 네 다리와 꼬리를 등껍질 속에 숨기고 눈과 코끝만 땅에서 내밀며 조용히 잠들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눈을 뜨고, 갑각에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한 숲을 털면서 일어서더니 행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태고부터 살아온 영수의 발걸음이 시작된다. 첫걸음부터 신수의 발길 닿는 곳에 있던 모든 생명이 다 도망쳤다고 한다.

     이것은 길조의 징조일까, 아니면 흉조의 징조일까? 왕국은 마왕군 출현에 대한 이야기도 잊은 채, 오로지 후가쿠의 행보에만 기도를 올리며 주목했다.

     그 발걸음은 멈출 수 없었고, 배를 질질 끌어 땅을 긁으며 전진하는 후가쿠는 절대적인 재앙으로 변했다.

     다행히 움직임이 이보다 더 둔중할 수 없을 정도로 느려서 피난은 쉽다고 한다. 고향을 포기하면 피난 준비는 문제없이 할 수 있다.

     하지만 후가쿠는 어디로 가려는 것인지, 그저 남하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리고 남쪽에는 ............ 왕도가 있다.

     후가쿠의 진로 변경 계획은 서둘러 이루어졌다. 관심 있는 물건으로 낚아보려는 방법, 지형을 이용한 방법, 벽을 쌓아 유도하려는 자까지 등장했다.

    (............ 불가능해)

     그 어느 것도 실현 불가능하다고, 실물을 목격한 젊은 영주 샤넷 링은 확신한다.

    "............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이대로 가다가는 후가쿠 님이 영지를 황무지로 만들어 버릴 텐데!"
    "............"

     뒤늦게 도착한 일행에게, 샤넷이 흉금을 털어놓았다.

     머리끝을 둥글게 말아 올린 헤어스타일은 상류층에서 볼 수 있는 스타일로, 화려한 옷차림과 기사의 호위병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신분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큭...... 새로운 영맥은 서쪽으로 45도만 방향을 바꾼 길목에 있다고 했지요?"
    "예...... 나라에서 보내온 정보로는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

     마치 연극을 연상시키는 과장된 음량과 몸짓.

     후가쿠가 이동을 시작한 요인으로 학자들이 제시한 것은, 영맥의 흐름이 바뀌어 다음 잠자리를 찾고 있다는 가설이다.

     수백 년에 한 번, 대지를 관통하는 마나의 통로인 영맥은 그 흐름을 바꾼다고 한다.

     후가쿠가 잠들어 있던 곳 아래에도 영맥이 흐르고 있으며, 영수인만큼 그곳에서 마나를 흡수해 마력을 축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

    "영주였던 아버님이 병으로 돌아가시고 물려받은 영주!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 얼마나 불운한 일이람 ......!"
    "하늘이여어어어! 아가씨께 무슨 원한이 있다고!!!!"

     불행의 연속이 닥치자, 기사와 함께 통곡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
    "............"

     이 모습을 ...... 앞서 절벽에서 후가쿠를 구경하던 두 명의 선객이 지켜보고 있었다.

     한 명은 인간족으로 보이는 남자. 그 남자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자는, 귀여운 수인 소녀. 두 사람 모두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후가쿠가 선사하는 대자연의 위용을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이, 이렇게 되면 제가 후가쿠 님께 직접 부탁을 드리러 가겠어요!"
    "안 됩니다! 저러한 신과 같은 생명체에게 사람의 말 따위가 닿을 리가 없습니다! 짓밟힐 뿐입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