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부 357화 어느 밤에 일어난 일2023년 07월 02일 21시 05분 4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골드 저택의 식당에는 BAR가 있다. 호크가 태어나기 전 이글이 부자의 취미 삼아 만든 것인데, 꿔다 놓은 보릿자루로 전락했었지만 요즘은 모두의 휴식처가 된 모양이다.
오늘 밤은 그런 사람들의 밤의 이야기를 살짝 엿보자.
"잠들기 전에 술? 특이하군."
"네."
심야. 평소보다 늦게 귀가해 샤워를 마친 올리브는 식당에 사람의 기척을 느끼고 한번 들렀다. 그 인기척의 정체는 로리에였다.
낮의 딱딱한 메이드의 모습과는 달리, 귀여운 파자마를 입고 머리를 틀어올린 로리에가 혼자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 많이 마신 모양이다만."
"아뇨, 이 정도면 마셨다고 할 수도 없어요."
이미 두 병을 비운 로리에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담담하게 세 번째 병에 손을 뻗었다. 올리브는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손에서 차가운 술병을 빼앗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몸에 좋지 않아."
조금만 기다리라고 한 올리브는 마도구 냄비로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로리에는 반박하지 않고 카운터 안에 있는 들개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뜨거운 칵테일을 만들었다. 나이트캡. 잠들기 전에 마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종류의 칵테일이다.
독특한 향이 나는 증류주를 뜨거운 물로 희석하고 소량의 우유와 버터로 부드럽게 맛을 낸 그것은, 천천히 그리고 따스하게 온몸에 스며든다.
"꽤나 익숙하네요."
"스스로 마시려고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건배, 두 사람은 내열 유리잔을 가볍게 맞대고 올리브 특제의 핫 칵테일을 즐겼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는 묻지 않았고, 그녀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스트레스는 쌓이기 마련이다. 그것을 발산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른데, 휴일의 날짜가 맞으면 가끔 제국의 사격장에 함께 가는 것도 그중 하나다.
"......"
"......"
로리에도 올리브도 예전에는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일에 매우 서툴렀다. 자신 같은 녀석이 어떻게 소중히 여겨질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기까지 했다.
누군가를 속이고, 상처 입히고, 죽이고, 그것이 정의를 위함라는 면죄부조차도 싫었던 여자.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버리고, 모든 것에서 도망친 남자.
언젠가 업보를 받아, 자신에게 합당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 믿었다. 그 순간이 하루라도, 1초라도 빨랐으면 좋겠다면서.
구원받지 못하는 것 자체가 구원이라 여겼던 두 사람이, 지금은 무슨 인연인지 이렇게 서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으니, 인생이란 알 수 없는 것이다.
"......"
"......"
침묵이 괴롭지 않은 관계라는 것도 의외로 기분 좋은 일이다. 예전의 두 사람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도, 누군가에게 소중히 여겨지는 것도 서툴렀다.
그래서일까. 로리에가 호크에게 끌린 것은. 그는 로리에에게 철저하게 남자의 시선을 주지 않았다.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거나, 반했다거나 하는 거 말이다.
자신을 더 소중히 여기라든지, 네가 상처받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든지 하는 긍정적인 감정을 향했다면, 분명 그를 좋아하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잘 먹었습니다. 맛있었네요."
"그거 다행이군. 뒤처리는 해놓을 테니 이제 방으로 돌아가."
"하지만"
신경 쓰지 말라는 손짓에 로리에는 고개를 숙였다. 남의 호의에 순순히 따를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배려 감사합니다. 좋은 밤 보내세요."
"그래."
로리에가 떠나고 혼자 남은 심야의 식당. 올리브는 자신의 몫을 다 마신 후, 능숙하게 그것들을 씻고 치우고서 식당을 떠나...... 가려던 찰나.
"여어, 수고했어."
"뭐냐, 너도 술인가?"
"너도 라니, 그게 무슨 말인데?"
거나하게 취한 버질이 찾아온 것이다. 오늘은 휴일인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또 어느 여자에게 차인 것일까.
"어이, 얼굴에 다 드러났다고."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만."
아무튼, 술에 취해버린 모양이다. 이 상태로 방치해 두면 절대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올리브는 한숨을 푹 내쉬며 카운터로 돌아왔다.
"양자를 갖고 싶나?"
"어."
올리브가 만들어준 핫 칵테일 ...... 처럼 보이는 리큐르와 향신료로 맛을 낸 핫 밀크를 기울이면서, 벌건 얼굴의 버질은 눈을 가늘게 떴다.
"뭐랄까, 결혼은 이미 포기했으니까. 적어도 그, 뭐더라? 귀여운 자식을, 갖고 싶어졌거든."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아이는 개나 고양이가 아니다."
"예예~, 말씀하신 대로입니다요. 올리브 님은 언제나 냉철한 판단력이 대단하고말굽쇼. 저 같은 놈이랑 차원이 다릅니다요."
아무래도 꽤 취한 것 같다. 아무튼 오늘은 휴일을 이용해 여신교의 고아원에 시찰을 다녀왔다고 한다.
지금 그의 신분과 지위, 수입이 있다면 양부모가 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고아원의 입양 심사도 문제없이 통과할 수 있을 것이고.
"잊고 있었어, 애들이 시끄러운 생물이라는 것을."
울고, 소리 지르고, 뛰어다니고, 정신없이 어디론가 훌쩍 가버리고, 오줌을 싸버려서, 아이들과의 즐거운 만남은 그에게 조금의 편안함도 가져다주지 못했다고 한다.
"도련님을 기준으로 삼고 있었던 거지, 너."
"정말 그 말이 딱 맞아."
그렇게 말을 잘 듣고 똑똑하고 어른스러운 아이는 흔치 않다는 것을 깨달은 버질은, 완전히 입양할 생각이 사라진 것 같았다.
남의 아이를 무책임하게 귀여워하는 것과 자신의 아이를 키우는 것의 차이를 깨달은 버질은, 이후 자기혐오에 빠져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돌아왔다고 한다.
"괜찮아, 나에게는 도련님과 귀여운 말들이 있으니까."
버질은 술집 카운터에 엎드려서는 코를 골기 시작했다. 정말 너는 바보라고 말하려다가, 그만두었다.728x90'판타지 > 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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