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부-17 피할 수 없는 속죄(후편)(1)
    2023년 06월 26일 22시 22분 3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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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이 정체를 드러내고, 료가 혼자가 되고, 마리아가 사라진 직후.

    "............!?"

     지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지상의 대성당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던 일행은 싫어도 알 수 있었다.

     기사의 가호와 료 일당의 가호가 동시에 사라진 것이다.

    "대장님!"
    "무슨 일이냐!?"
    "저희의 가호가 사라졌습니다! 이것은......!?"

     지크프리트는 부하들의 보고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천사를 섬멸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확실히 기사와 료 일당이 당황한 듯 진형을 무너뜨리며 후퇴하고 있다.

    (큰일인데, 이거 ......! 단숨에 무너진다!)

     유트의 뺨에 식은땀이 흘렀다.

     변함없는 전투 능력을 가지고 있는 자는 원래부터 가호를 받지 않았던 로이와 유트.

     그리고 지크프리트나 대대장 등, 가호를 자신의 것으로 완전히 통제하고 있는 일부 기사들만이다.

     하지만.

    "대원, 즉시 전투준비! 3인1조로 행동하라! 고립은 절대 피하도록!"

     대대장 골드리프의 호령에, 기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검을 다시 잡았다.

    "아니...... 물러서지 못하게 하는 겁니까!"
    "미리온아크 군, 이었지? 슈텔트라인의 기사들은 가호가 사라진 정도로 절대 굴복하지 않지 않거든~"

     담담하게 말하는 대대장 첼그라스는 어느새 시가를 물고 있었다.

    "...... 첼그라스 경, 대성당은 당연히 금연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어이쿠, 여기서 진지한 지적이 날아오면 반박할 수 없겠네~...... 그래도 기다려 봐 미리온아크 군, 이 성당은 경건한 자들을 위한 곳이잖아~? 지금은 경건하지 않은 사람들만 있고! 그러니까 지금 여기는 성당이 아닌 거지~!"

     말도 안 되는 엉뚱한 변명이 날아오자, 로이는 어이가 없어 입을 다물었다.

     크하하하 웃으며 얼버무리려던 첼그라스였지만, 그의 시가 끝이 '쩍'하고 소리를 내며 사라져 버렸다.

     옆에서 싸우던 골드리프의 베기였다.

    "경건하지 못한 자들을 위해서도 이 성당은 존재하지. 대대장이니 그 정도는 알고 있을 테고. 그렇지 않았다면 나도 네놈도 못 들어갔다."
    "하하하...... 어라~? 골드리프 군? 잠깐 방금 자신이랑 나까지 나쁘게 말하지 않았어?~"

     대대장님의 3분의 2가 경건하지 않다면 큰일인데, 라고 하자 듣고 있던 모두가 어이없어 하였다.

    "아무튼 ...... 우리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변함없지만, 과도하게 도와줄 필요도 없다."

     지크프리트의 낮은 중얼거림에 로이 일행은 고개를 끄덕였다.

     슈텔트라인 왕립기사단에 소속된 이상, 가장 큰 무기는 분명 가호다.

     하지만 가호가 없으면 싸울 수 없다는 것은 기사의 명성에 걸맞지 않는 일이다.

    "어멈머, 저쪽이 이렇게 열심이면 ...... 이쪽도 열심히 해야겠네."

     가호를 잃은 채 천사들을 상대로 분투하는 기사들의 모습을 보고, 하게스는 어깨를 으쓱했다.

     료 일당은 정말로 가호에 의존하는 세력이었기 때문에 전투력을 상실했다고 말해도 좋겠지만........

    "romancia, guardian, spring, magician"

     하게스가 발동한 4절영창 바람마법 '질풍향'이, 본체에는 작용하지 않았지만 성당의 바닥판을 벗겨내는 식으로 천사들을 강제로 날려버렸다.

     성당의 의자를 휘두르며 천사를 쫓아내던 덴도가 깜짝 놀랐다.

    "하게스, 너 마법을 쓸 수 있었냐!?"
    "좋은 여자에게는 비밀이 있는 법이거든."

     입술에 손가락을 대며 하게스가 한쪽 눈을 감는다.

     아이들을 죽이는 데 사용한 이후로 쓰는 거라 상태가 좋지 않다고는 굳이 입밖에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가호가 사라졌다니, 대체 무슨 소리인지......."
    "우리의 가호는 교황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교황님께 무슨 일이 있었거나, 아니면."

     로이의 물음에 답하면서, 지크프리트는 지하 깊숙이 이어지는 큰 구멍을 보았다.

    "타가하라 양에게 무슨 일이 있었다거나."

     

     

     

     ◇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

     후천적으로 얻은 것.

     인간이 가진 능력은 크게 이 두 가지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ㅡㅡ흔히 재능이라고 부르는 것ㅡㅡ은 아무리 노력해도 태어나는 순간에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어 사람의 힘으로 좌우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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