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43 화 메이드의 귀가와 깨어진 유리2020년 12월 29일 09시 33분 4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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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디는 무릎 위에서 칠칠맞게 위를 보며 자는 강아지의 배를 상냥하게 어루만졌다. 강아지는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약간 간지럽다는 듯 몸을 움찔거렸다.
"가져왔어, 나."
하인식당에 분신 멜로디가 다가왔다. 의자에 앉아서 강아지를 품고 있는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에 분신에게 부탁하기로 한 것이다.
분신 멜로디는 천조각이 안에 깔린 등나무제 바구니를 들고 왔다. 그걸 테이블 위에 놓자, 멜로디는 강아지를 끌어안아서 바구니 안에 넣어두었다.
"후후후, 행복한 듯이 자버렸네. 조금 전에 만났을 때랑 아주 달라."
"처음엔 떨고 있었는지 꽤나 짖어댔었잖아. 주인님께선 길러도 좋다고 말씀해주시려나?"
"허락해 준다면 좋겠어. 뭐, 안된다면 어떻게든 길러줄 사람을 찾을 수 밖에. 그렇게 되어버리면 다시 불러줘. 나도 도울 테니까."
"응, 고마워."
멜로디가 감사를 표하자, 분신은 가볍게 손을 흔들고는 본체인 멜로디의 안으로 돌아갔다. 작게 한숨을 쉬며 긴장을 풀고서, 멜로디는 다시금 의자에 앉아 창가를 통해 달을 바라보았다.
하늘에 떠오른 것은 구름 하나 없는 만월.
무도회 때에는 구름이 껴 있었는데, 지금은 청명하다.
".....아가씨, 늦으시네."
이미 밤 2시 정도다. 미리 들었던 이야기로는, 무도회는 약 2시간 전에는 끝났을 터인데, 멜로디가 모시는 루틀버그 가문 사람들은 돌아올 기색이 없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걱정되었지만, 그거라면 그런대로 뭔가의 연락이 있었을 텐데 그것조차 없다.
그 뿐인가, 야밤이라고는 해도 마을 전체가 잠들어버린 것 같은 조용함에 휩싸였다.
......실제로도, 현재 왕도에서 눈을 뜨고 있는 사람은 멜로디 단 한명이지만, 그녀가 그 경악스러운 사실을 눈치채는 일은 없었다.
조용해진 하인식당에, 귀여운 하품소리가 들린다.
"조금 졸려졌어. 항상 이런 시간까지 일어나 있지는 않으니까...."
멜로디의 눈꺼풀이 감기기 시작한다.
"아가씨께서, 돌아오실 때까지.....일어나, 지....않......"
그 말을 끝으로, 멜로디의 고개가 털썩 떨어졌다.
등받이나 팔걸이가 없는 의자에 재주좋게 앉은 채로 귀엽게 숨소리를 내는 멜로디.
창에서 들어오는 달빛을 받으면서, 그녀는 꿈을 꾼다.
그것은 조금 전에 일어났던 일. 테이블에서 자는 강아지와의 만남에 대한 꿈이었다ㅡㅡ.
◆◆◆
루시아나와 헤어져서 마차로 렉트의 저택으로 돌아간 멜로디였지만, 바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저택에서 기다리던 포라에게 이끌려서, 먼저 화장을 제거하였다.
그리고 드레스를 벗고 원래의 메이드복으로 갈아입으면 될 거라 생각한 멜로디였지만, 그대로 목욕탕으로 끌려갔다.
욕조에서 올라오자, 이번에는 식사에 초대되었다. 물론 포라가 초대한 것이다.
보나마나 무도회에선 제대로 먹지도 못했을 거라는 생각에서의 배려다.
실제로도, 저쪽에선 아무것도 입에 대지 못했다.
식당에는 렉트도 있었다. 그렇게 크지 않은 테이블에서 두 사람은 마주보았다.
포라가 식사를 날라줬고, 호화롭지는 않지만 마음을 담아 만든 요리에 입맛을 다셨다.
자기와는 전혀 다른 맛에 흥미진진했던 멜로디는, 포라에게 요리에 대한 감상을 들으면서 만찬을 즐겼다.
물론 렉트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멜로디가 몇 번인가 말을 걸어보아도 "그래." 라던가 "맞아." 같이 적당한 대답만 할 뿐이어서, 대화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귀찮아서 저런다기 보다는, 마음이 이곳에 있지 않은 모양이다.
"주인님, 무슨 일 있으셨나요?"
"그래."
"맛있지 않은가요?"
"맞아...."
그리고 한숨을 쉬면서 요리를 비워나간다.....도대체 왜 저럴까.
"무도회에서 무슨 일 있었어?"
"아니요, 딱히 별일 없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음~ '별일 없었다' 는 게 쇼크였던 걸까?"
"무슨 의미인가요?"
"신경쓰지 않아도 돼. 뭐, 언젠가 원래대로 돌아오겠지."
포라는 렉트를 금방 포기했다. 멜로디는 시종일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식사가 끝나고 한숨 돌렸지만, 언제까지나 여기에 있을 수는 없다. 저택에 돌아가서 루틀버그 가문의 귀가를 기다리지 않으면 안된다.
"알겠습.....알았다. 내가 배웅해주지."
"걸어서도 돌아갈 수 있는데요."
"그런 짓을 할 수 있겠나! 무슨 일이 생기면ㅡㅡ아니, 애초에 이런 시간에 여자 한 명만 걷게 할 수 없다. 네가 무슨 말을 하든 배웅해주겠다."
"아, 알았어요."
그런 이유로 렉스도 마차에 동승해서, 둘이서 루틀버그 저택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 사이, 렉트는 무언으로 일관했다. 무도회에 향하는 마차에서도 말이 없는 편이었지만, 그 때와는 어딘지 분위기가 다르다.
왠지 말을 걸기가 꺼려져서, 멜로디도 마차 안에선 입을 다물고 있었다.
"배웅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저택의 뒷문에 도착하자 멜로디는 마차에서 내려서, 렉트에게 감사의 말을 하였다.
"그, 그래......"
멜로디는 고개를 갸웃한다. 렉트는 마차의 문을 닫을 기색도 없이, 이곳저곳으로 시선을 돌리며 뭔가를 입에 담지 못하고 있었다.
"저기, 멜로디.....레긴바스 백작각하를.....어떻게 생각하지?"
"레긴바스 백작님이요? ......렉트 씨의 상사 분 말씀이네요. 약간 무서운 인상이었지만, 상냥해 보이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다, 다른 건?"
"다른 거요? 음~......."
그렇게 말해도, 멜로디는 아구 잠깐 말을 나눴을 뿐이다. 그렇게 생각이 팍팍 솟아나올 정도의 교류도 아니었다. 뭘 대답해야 좋을지 알 수 없어서, 멜로디는 팔짱을 끼우며 고민했다.
"......아니, 이제 됐다. 어쩐지, 알겠다."
렉트의 입에서 커다란 한숨이 흘러나왔다.
"일단, 나중에 보자."
"예. 다시 방문하게 될 거예요. 포라와 좀 더 메이드 이야기로 즐기고 싶으니까요."
"메이드 이야기인가.....그래, 그렇구나. 알았다. 언제든지 와도 좋다."
무도회에서 돌아온 이후 계속 미묘한 표정을 짓던 렉트가, 살짝 작게 미소지었다.
그는 그것만 말하고는 마부에게 명하여, 루틀버그 저택을 떠났다.
"렉트 씨, 왜 저럴까."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멜로디는 뒷문을 통해 저택의 안으로 들어갔다.
주인을 맞이할 준비를 진행했지만, 너무 우수한 메이드의 손에 걸리면 앗 하는 사이에 끝나버린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지금은 밤 12시 정도.
분명 무도회의 폐막은 이 정도의 시각이었을 것이다.
그 후에 돌아온다고 하면, 아마도 앞으로 1시간이나, 길게 잡아도 두 시간 이내엔 돌아올 것이다.
"그럼, 그 때까지 식기의 손질이라도 해볼까나."
너무 우수하기 때문에 시간이 남아버린 멜로디는, 다시금 주방으로 걸어갔다.
그 때, 2층에서 유리가 깨지는 과격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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