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45 화 무쌍메이드와 냠냠 마왕2020년 12월 29일 19시 02분 0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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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 전체를 휘감을 정도로 강대하고 막대한 그리고 농밀한 은의 마력에, 마왕은 압도되고 말았다. 곧장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자그마한 개의 몸은 떨기만 할 뿐 말은 듣지 않는다.
멜로디의 시선에 노출된 마왕은, 마음 속으로 절규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압도적 위압감은 몇 초 후에 사라졌다.
이성을 되찾은 멜로디가, 솟아나오는 마력의 격류를 억눌렀기 때문이다. 저택 전체를 휘감고 있던 마력은 현재, 멜로디의 피부를 덮는 정도로 수습되어 있었다.
'....언제까지나 화내도 어쩔 수 없어요. 지금 해야 할 일은 이런 일이 아니니까요. 나의 몸은 하나가 아닐지어니 [알테레-고]."
"예이예이, 분신의 나, 등장! 자, 뭘 할.....아니, 말할 것 까지도 없겠네."
마법으로 불러낸 분신 멜로디가, 루시아나의 방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둘러보았다.
"일단 방의 청소를 부탁해. 아가씨는 언제 돌아오셔도 이상하지 않으니 초 스피드로."
"라져. 시간도 없으니 마법을 쓰면 아마 때에 맞을 거라 생각해."
방의 한 켠에 선 두 명의 멜로디는 가볍게 의논을 시작했다.
마왕은 그걸 좋은 기회로 보았다.
'서, 성녀가 두 명으로 분열하다니 정말 무섭군! 하지만 위압감도 사라졌고, 이쪽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 분하지만 일시퇴각이다!'
남아있던 모든 마력을 강아지의 신체강화에 몰아넣고, 마왕은 즉시 뒤로 물러나 베란다를 향해 뛰어갔다. 그 속도는 그야말로 탄환급. 보통 사람의 눈에는 검은 그림자가 한순간 시야를 가로지르는 걸로만 보일 것이다.
인간의 반사속도로 대응할 수 있는 속도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본체의 나, 저건 어떻게 할래?"
"물론, 놓아줄 리가 없잖아요. 늘어나라, 한순간의 손 [아룬가레라마-레] "
"끼잉!?"
물리법칙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처럼, 마왕은 너무나 쉽게 붙잡혔다.
힘속성 마법으로 만들어 실체를 갖지 않아서 보이지 않는 팔이, 마왕의 목을 덥석 붙잡았다.
'어? 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지!? 언제 붙잡혔지!?'
마왕은 혼란스러웠다.
'도, 도망칠 수 없다아아아아아아!'
당황하여 저항하는 마왕.....공중에 뜬 상태에서 필사적으로 다리를 바둥거리는 강아지는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소란의 원흉임에도 불구하고 두 멜로디의 태도가 약간 부드러워졌던 것은 비밀이다.
본체의 멜로디는 마왕을 끌어당겨서 이번에야말로 자기 팔로 강아지의 목덜미를 잡아올렸다.
"정말, 이 정도의 일을 벌여 놓고서 도망치려 하다니, 나쁜 아이에요."
"맞아맞아. 주인님들이 돌아오면 힘껏 혼내줘야 해."
"그 말대로에요. 하지만 이대로는 모두의 앞에 내보일 수도 없겠네요. 깨끗하게 해야겠네요."
두 멜로디가 겁먹은 기색의 강아지를 바라보았다. 온몸이 먼지투성이인데 더해, 검댕이라도 뒤집어 썼는지, 뭔지 잘 알 수 없는 '검은 얼룩' 이 강아지의 주위를 떠다니고 있었다.....멜로디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그럼, 방의 청소는 내가 해둘 거니까, 본체의 나는 그 개를 맡길게."
"그래, 맡겨주세요. 그쪽도 부탁할게요."
이렇게, 루시아나의 방은 분신에게 맡겨두고, 본체의 멜로디는 목욕탕으로 향했다.
"끼잉, 끼잉, 끼이이이이이잉!!"
"이놈! 조용히 하세요! 더러운 게 떨어지잖아요!"
목욕탕에 도착한 멜로디는, 나무통에 뜨거운 물을 붓고 그 안에 강아지를 넣고 씻기 시작했다. 비누로 거품을 내어서, 강아지는 온몸이 거품투성이가 되었다.
욕조에 들어가 본 일이 없었던 탓인지, 강아지는 꽤나 싫어하며 도망치려 하였다. 그럴 때마다 멜로디는 강아지를 억누르며 몇 번이나 온몸을 스펀지로 문지르는 것이었다.
"자~ 점점 깨끗하게 되고 있어요. 다행이네요."
"끼잉! 끼잉! (그만둬! 내 마력을 없애지 말아줘!)"
씻으면 씻을수록, 마왕은 저항할 힘이 사라져간다.
'이대로는 정말 위험해! 어떻게 해서라도 도망치지 않으면!'
이번에야말로, 정말로 남은 모든 마력이 강아지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오래 끌면 승산은 없다. 하지만, 한순간이라도 멜로디의 마력을 상회할 수 있다면, 아직 후퇴의 가능성은 남아있을 터.
그렇게 생각하여 긁어모은 모든 마력이ㅡㅡ.
"꺄억! 씻고 있더니 안에서 정말 더러운 게 나오네요! 씻는 보람이 있네요. 에잇!"
'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약간 본심을 낸 멜로디가 매우 힘껏 문지르자, 깔끔하게 씻겨내려가고 말았다.
'이, 이젠.....무리.'
정신적과 체력적으로, 물론 마력적으로도 마왕은 저항할 힘을 잃고 말았다.
전신에 힘이 빠지고, 강아지는 멜로디의 뜻대로 세척되어갔다
"좋아, 완료예요. 처음엔 더럽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털색은 예뻤네요."
비누를 놓고 강아지를 들어올린 멜로디. 먼지투성이라서 회색으로 보였던 강아지의 원래 털색은 백은색. 멜로디의 세정기술도 있어서, 빛나는 듯이 예뻤......지만.
"털색이야 어쨌든, 결이 그다지 좋지 않네요.....어라? 이 아이, 이렇게나 가벼웠나?"
몸을 씻기기 전과 후가 체중이 달라진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잘 보면 이 강아지,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야위었다.....몸을 씻기기 전에도 이렇게나 야위어있던 것일까.
멜로디는 고개를 갸웃하였다.
마왕은 멜로디에게 저항하기 위해 끌어낼 수 있는 마력을 모두 끌어냈다.
그것은, 강아지의 생명유지를 위해 사용하고 있던 마력도 포함해서 전부였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멜로디에 의해 완벽하게 날아가 버려서....지금의 강아지는ㅡㅡ.
꼬르르르르르르륵~.
배고픈 상태였다. 정말 배가 고픈 상태였다.
멜로디가 들고 있어도, 저항은 커녕 자세를 잡는 것조차 못할 정도로.
"괘, 괜찮아!? 어? 하지만 조금 전까진 이런 상태가, 아, 지금은 그럴 때가 아냐!"
멜로디는 급히 강아지를 말리고, 강아지를 댓고 하인식당으로 달려갔다. 테이블에 강아지를 눕혀놓고서, 조리장으로 향했다.
"음~ 뭘 하면 좋으려나? 꽤 야위어버렸으니, 계속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는 뜻일테고, 고형물보단 수프 쪽이.....아, 이 수프, 양파가 들어있었지. 안되겠어."
메이드가 주는 팁. 개에게 양파를 먹이면 중독을 일으켜서 호흡곤란,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요. 착한 아이인 여러분은 절대로 주지 않도록 하세요. 초콜릿도 안돼요♪
"그럼....열려라, 시간의 협곡의 보관고 [컴플리트프리고리페로] ."
멜로디의 수중에 검은 구멍이 열리고, 그녀는 거기에서 병에 들어있는 염소의 젖을 꺼내었다.
메이드가 주는 팁. 개한테 인간이 먹는 우유를 주지 말아주세요. 우유에 포함된 유당을 분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설사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답니다. 추천하는 건 성분이 개의 모유에 가까운 염소젖이랍니다♪
그런 이유로, 멜로디는 염소젖을 접시에 따라서 강아지의 앞에 내밀었다. 축 늘어졌던 강아지의 코끝이 킁킁대며 우직이더니, 마지막 힘을 짜내는 것처럼 일어섰다.
떨리는 몸으로 어떻게든 접시를 한번 핥아보자, 그 후부터는 천천히 접시를 핥기 시작했다.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혀를 움직이는 강아지의 모습은 너무나도 필사적이었고, 그리고 기특해서....루시아나의 방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던 분노가 사그라들 정도였다.
멜로디는 강아지가 우유를 마시는 사이에 마법의 구멍에서 소세지를 꺼내들어서는, 조리대에서 그걸 가늘게 썰기 시작했다. 이유식 대신으로 내놓을 생각인 듯 하다.
메이드가 주는 팁. 인간이 먹는 소세지는 개가 먹기엔 염분이 많으니 주지 마세요. 멜로디가 준비한 것은 그녀의 수제인 저염분 소세지라서 안심이랍니다♪
"좋아, 이 정도면."
강아지는 마침 젖을 다 마신 참이었다. 저민 고기에 가까운 상태까지 잘라놓은 소세지를 강아지의 앞에 내밀자, 강아지는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멜로디는 의자에 앉아서, 테이블 위에서 소세지를 먹는 강아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여기에 들어온 건 배가 고파서 그랬나 보네. 그럼 솔직하게 부엌에 왔으면 좋았을 텐데......그보다, 어떻게 2층까지 올라갔던 걸까?'
멜로디는 고개를 갸웃하였지만, 해답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그 무렵, 소세지의 고기를 먹고 있는 강아지와 마왕은.......
[냠냠, 냠냠, 냠냠, 냠냠......!]
'이, 이것이..... [맛있다] 는 감각!'
나쁜 감정의 결정체였던 마왕은, 식사를 해본 일이 없었다. 그것은 다시 말해, 지금까지 먹는 기쁨을 몰랐다는 뜻.
마력을 모두 써버린 마왕으로선 강아지의 생존본능에 저항할 힘은 남아있지 않았고, 잠시의 행복감에 몸을 맡길 수 밖에 없었지만.....그것은, 생각보다 싫은 느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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