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3 어둑한 곳에서의 만남(2)

　뭔가 눈치를 챈 듯, 지크프리트 씨가 한 발짝 물러서서 거리를 두었다.

"유트. 우리의 손은 사람을 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최고의 라면을 만들기 위한 것. 우리의 입은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궁극의 라멘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있답니다."
"............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최강 마법 『유성』으로 유사귀족를 섬멸할 거랍니다!　이야압!!"
"뭐?"

　나는 길베르트의 뒷머리를 잡고는 얼굴을 라면으로 내리쳤다.

　소리를 지르지도 못하고, 그는 화려한 물보라를 일으킨 뒤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유트, 장인은 맛으로 말하는 법이랍니다. 기억하세요."
"...... 이건, 폭력이잖아?"
"맛이에요."
"맛이구나."

　좋아, 악은 멸망했다.

　다른 손님도 없으니, 나는 그냥 마법을 써서 튀는 물방울을 모아서 버리고, 공업용 기름의 냄새도 바람으로 날려버린다.

"린디, 버미타스 경을"
"뭔가 네 야만적인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데...... 뭐, 매번 있는 일이지만."
"무슨 말을 하셨나요?"
"안 말했어."

　천막을 지나며, 린디와 버미타스 경이 들어온다.

　밥그릇에 얼굴을 파묻은 채 방치되어 있는 길 머시기를 본 두 사람은 일제히 눈살을 찌푸렸다.

"저질렀네, 너."
"포장마차에 시체를 눕혀 놓는 것은 권장할 수 없습니다만."
"잠깐 실례할게요."

　나는 길베르트의 부하 남자를 보았다.

　기름통을 들고 벌벌 떨고 있는 그에게, 가게 주인으로서 친절한 미소를 지었다.

"쓰레기는 가져가 주실 수 있나요?"
"예예예예예."

　남자는 기름통과 길베르트를 들고 맹렬히 돌진하여 떠났다.

　범인을 무사히 돌려주다니, 이 얼마나 친절한가. 나는 이 각박한 세상에 내려온 천사일지도 모르겠다.

"괜찮겠나?　사소한 시비가 걸린 것 같은데."
"저 정도는 시비의 범주에도 들지 않는답니다."

　친구들이 '제대로 화낸 주제에 무슨 말하는 거야?' 라는 눈빛으로 쳐다봤지만, 나는 똑똑하기 때문에 무시했다.

"그럼 됐다. 그럼 ...... 시오라멘 하나 주문할 수 있을까?"
"알겠습니다."

　저와 유트는 재빨리 요리하여 버미타스 경의 앞에 그릇을 놓았다.

"기다리셨습니다, 시오라멘입니다."
"고맙군."

　감사의 인사를 전한 후, 버미타스 경은 진지한 표정으로 라멘의 국물을 떠서 한입 마셨다.

 

"음.......이거 재미있군. 여러 가지 육수를 조합하고 있는데, 동물성 육수를 여러 종류 넣었구나. 대중성을 위해 깊이와 다양함을 덜어낸 것 같지만, 그래도 이 맛이라니 놀랍군."

　와, 한 입 먹어보고 맛을 억제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어.

"하지만 이건 마치 포석 같은 느낌이군. 예를 들어 향신료를 넣으면 이 육수는 숨은 맛으로 바뀌며, 좀 더 다른 변화를 주어도 흔들리지 않는 베이스로 자리 잡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앞으로 메뉴를 더 늘릴 계획인가?"
"......짐작하신 바가 맞아요.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시도해보고 싶은 메뉴가 몇 가지 있어요."
"기대라는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군. 가슴이 두근거려."

　국물을 맛보고, 면을 빨아들이며 버미타스 경은 순식간에 한 그릇을 비웠다.

　무서운데. 본업의 상대에게 이길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지만, 이세계의 지식을 총동원해 만든 라멘을 거의 해체당하고 말았다.

"그건 그렇고, 맛 이외의 면에서도 솔직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어."
"?"
"귀족이 취미로 하는 가게에 한해, 자본력에서 경쟁점보다 우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용 접시가 없거나 청소가 잘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 하지만 이 포장마차에서는 그런 단점을 찾아볼 수 없아. 포장마차지만 매장의 주방보다 훨씬 더 깨끗하군."

　아, 청결 얘기네. 당연하지, 내 위생 관념은 서방세계를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이 세상도 중세 시대는 아니기 때문에, 예를 들어 롭존의 가게처럼 원래부터 깨끗하게 청소가 잘 되어 있는 가게도 많지만 말이다.

　참고로 나와 유트의 머리카락은 제대로 마술로 고정해 놓았기 때문에 라멘에 섞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