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진정으로 짊어질 수 있는 힘을 가진 남자는.
세상을 진정으로 구하기 위해서만, 그 힘을 행사한다.
"멸망하라, 파멸의 강철 ...... 개벽의 지평을 가져오리라."
그의 온몸에서 엄청난 신비가 흘러나온다.
물리적 압력까지 수반하는 신위를 몸에 두르며.
지금 막 뛰어내리려다, 힐끗 이쪽을 쳐다본 나이트 에덴과 시선이 마주친다.
"...... 어, 이쪽을 보고 있네?"
보지 않았어, 눈을 움직인 것뿐이라고.
"어? 잠깐!? 어떻게!? 설마 이 마지막 순간에 시간유체 인식에 성공했건가!?"
뛰어내리려던 나이트에덴이 패닉에 빠졌다.
알겠냐, 전혀 모르겠다고.
하지만 한 가지, 이해한 것이 아니라, 알고 있다.
빛을 관장한다는 그 힘.
시작의 빛을 의미하는 『개벽』의 힘.
그것을 알고 있다.
두 남자가 대치했을 때.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운명을 손에 넣었을 때.
나는 이것을 이미 알고 있다!
"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기합의 외침과 함께, 양팔을 휘두르며 그대로 무릎을 꿇고 쓰러진다.
우오오오오오오 몸이 무거워! 중력의 몇 백 배나 되는 거야 이거!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몸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
"바보 같은, 왜 움직일 수 있는 거지!?"
"그것, 은, 저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랍니다 ......!"
필사적으로 일어서려는 나를 보고 나이트 에덴은 놀라서 얼어붙었다.
"그런, 이유로......! 단 한 명, 그것도 너와 싸우고 있던, 너를 죽이려고 했던 적이다! 게다가 왕도에서 테러를 벌이고 있다! 왜 그런 이유만으로 싸울 수 있는 거지!?"
"그럼, 당신의 그 힘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건가요......!"
한쪽 무릎을 꿇고, 기합으로 상체를 일으켜 세운다.
시선이 마주치자, 나이트에덴은 고개를 돌렸다.
"...... 어리석은 질문이야. 나는 너희들 금주보유자를 처단하기 위해──"
"그건 수단이잖아, 이 멍청아!"
서서히 익숙해진다든가 하는 건 전혀 없다. 전혀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도 움직인다. 움직여야만 한다.
다리에 힘을 주고, 거대한 바위를 짊어진 듯한 느낌으로. 근육이 부지직 끊어지는 소리를 내며 일어선다.
"머 ...... 멍청이! 억울한 소리를!"
"금주보유자를, 물리치는 것은, 무엇을 위해서냐고! ...... 그렇게, 큭...... 묻고 있는 것이에요! 단순한 살육으로 끝낼 거라면 ...... 정말 싸구려 빛이네요 ......!"
얼굴을 돌리지 마, 돌리지 마라, 나이트에덴.
정의의 편을 주장한다면 이쪽을 봐.
"울고 있는 아이를 돕지 않겠다면! 당신이 말하는, 쓰레기보다 백 배는 더 쓰레기랍니다 ......! 저는 그런 걸 인정하지 않아요 ......!"
한 걸음 한 걸음 그에게 다가간다.
그때마다 이해한다. 빛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본질이 아니다.
한 단계 더 높은 단계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공간에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전술적 장점이 아니라 상위에 군림하는 초월자의 증명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위대한 내가 움직이지 못할 이유가 없잖아!!
"그녀를 죽이면 돼. 그걸로 해결이잖아 ......"
"그것은, 당신의 뜻인가요?"
나이트에덴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바보냐고, 거짓말을 할 기세조차 느껴지지 않잖아.
"그녀를 죽이고 끝을 내면 돼."
"나이트에덴 우르스라그나가 아니라 당신의 뜻을 말해보세요."
처음 만났을 때라면, 좀 더 다른 대답이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너는 다르다. 다르겠지, 나이트에덴. 나는 너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어. 너도 나에 대해 조금 알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