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을 지르는 사이에도, 날아오는 번개를 유성의 비트가 전자동으로 격추하고는, 포구를 형성해 마력 포격을 퍼부어댄다.
직후, 마리안느는 자신의 몸을 감싸는 광채에 깜짝 놀랐다.
(...... 앗! 설마 이 느낌, 폼 시프트! 그것도 내가 모르는 것이, 마음대로......!)
── 전제로서.
이 세계에서의 영창이란, 만물의 정보를 모으는 '근원 기록', 혹은 그에 준하는 존재에 대한 접속을 보조하기 위한 것이다.
맥라렌 피스라운드의 영창 파기는, 간이 접속을 확립한 데서 비롯된 궁극의 기교 중 하나다.
하지만 지금 마리안느에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그의 영창파기와는 다른 상황이었다.
단적인 사실이다.
저쪽에서 스스로 접근해 올 때, 영창은 필요 없다.
광채가 모여 상을 맺는다.
마리안느의 몸을 덮은 빛이, 진홍색 망토가 되어 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오른손과 왼손에는, 적대자를 관통하는 랜스를.
──── 순성현현, 타우루스 아머.
"......!?"
간격을 좁히는 데는 한순간도 필요 없었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번개를 뚫고, 창이 튀어나온다.
"무슨!?"
왕도 전역에 퍼지는 규모의 보랏빛 번개가.
마리안느의 창이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부서지고 녹아내린다.
실체가 없는 천둥을 끊어내는 전대미문의 일.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타우루스 아머는 열세 가지의 폼 시프트 중 단순 출력에서 최대치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돌격하여 적을 파괴한다. 그 단순함을 추구한 과정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강인함을 가진 모습.
"아, 냐! 그 아이를 죽이기 위해 발휘되어도 되는 힘은......!"
몸의 통제권을 빼앗긴 마리안느의 비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창 끝이 에린을 향해 가속한다.
(안 돼, 안 돼 ...... 멈추지 않아 ......!)
세상이 슬로 모션이 된다.
무수히 많은 전격들 사이로, 에린의 얼굴이 보였다.
울고 있었다.
소녀는, 의지할 곳도 길잡이도 없는 소녀는, 혼자 울고 있었다.
(안, 돼! 안 되는데!)
하지만 몸은 멈추지 않는다. 울고 있는 소녀를 향해 흉기가 쇄도한다.
(아니야! 나의 힘은! 다른 악을 멸망시키고, 언젠가 멸망당하기 위해서지! 울고 있는 아이를, 다치게 하고, 죽인다니, 그런 거 ────)
눈앞의 적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섬멸하기 위해서.
인류 역사에 새겨진 일곱 가지 오점 중 하나, 생명을 앗아가기 위해 만들어진 권능.
가증스러운 최악의 살육 마법이, 그 송곳니를 드러내려 했다.
"훗. 이 느낌, 금주보유자가 두 명이나 있을 줄은. 게다가 한 명은 폭주 상태라니. 하지만 부족함은 없다. 이 내가, 평화를 가져다주는 빛 그 자체인 존재가 두 개의 거대한 악의를 여기서 물리칠 것이다. 그를 위해서 나는 존재ㅡㅡㅡㅡㅡ어어어어어이 왜 진짜로 죽이려 하는데!? 잠깐 기다려!!"
찰나의 일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 그림자가 끼어들었다. 마리안느의 공격이 멈추고, 에린의 번개 공격이 부서졌다.
".................. 저기........ 음.... 아니, 미안 나 지금 뭐 하는 거냐 이거. 아, 아니 ...... 왜 말린 걸까 ...... 그보다 폭주하고 있는 건 너였어? 나는 그 반대인 줄 알았는데......"
돌진해서 에린의 몸을 관통하려던 마리안느의 창을, 손으로 잡아 막아냈다.
갑자기 끼어든 남자는 그 여파에 금발머리를 휘날리면서.
볼을 씰룩거리며 입을 열었다.
"...... 그래서 그, 이건, 그건가? 백합 사이에 끼어드는 남자가 되어버린 걸까?"
금주와 금주가 격돌하는 절체절명의 전장에.
정의의 편이 - 나이트에덴 우르스라그나가 강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