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마리안느와의 전투가 시작된 이후, 에린의 사망 횟수는 세 자릿수에 육박하고 있다.
"아버지의 소원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 뭐가 잘못됐어!?"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고 싶은 마리안느와, 어떻게든 한순간의 틈을 찾고 싶은 에린.
서로가 서로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는 것은 자신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팽팽한 공방전이 펼쳐진다.
"저런 건 소원이 아니라 저주잖아요!"
"그거야말로 단순한 말이잖아 ......!"
"아니요! 소원에는 반짝임이, 빛이 있어요! 왜냐하면 그것은 내일을 더 나은 내일로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눈을 부릅뜨고, 마리안느가 공중에 띄운 마법진을 지연 전개하여 다각적으로 조준한다.
"하지만 에린, 당신 아버님의 목적은 그러한 빛을 더럽히려는 것이라고요!"
"무슨......!"
"그러니까!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면! 그건 아무도, 누구도 구할 수 없어요! 단순한 폭력 장치가 되어, 그걸로 끝이라고요! 그런 것은!"
마리안느의 마력 포격이 직격 하자, 에린은 안에서 터져버린다.
──다음이 시작된다.
"아니요! 소원에는 반짝임이, 빛이 있어요! 왜냐하면 그것은 내일을 더 나은 내일로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눈을 부릅뜨고, 마리안느가 공중에 띄운 마법진을 지연 전개하여 다각적으로 조준한다.
그 순간이었다.
에린은 마력 포격을 준비하고 있는 마리안느를 향해 외쳤다.
"하지만 이 세상을 무너뜨려야만 아빠를 구할 수 있어!"
비통한 외침이었다.
그 말을 들은 마리안느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ㅡㅡ!!"
공격 동작을 즉시 중단했다.
공중의 마법진을 걷어내고, 에린과의 간격을 크게 벌린다.
"무, 무슨 생각이야. 갑자기 봐주다니 ......"
"............"
현란한 마법의 공격을 중단하고, 마리안느는 숨을 내쉬며 생각을 정리한다.
마리안느는 이제 비로소 한 조각을 손에 넣었다.
(─ 방금, 내가 말하려던 것에 대한 응답이 돌아왔다. 역시 미래를 보고 있어)
극한의 전투 중이기 때문에 그녀의 사고회로는 최고 속도로 작동한다.
(하지만 단순한 미래예측이 아냐. 이렇게까지 잘 쓰는 사람이 미래의 발언에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나조차도 하지 않는 실수야. 아니, 그건 이미 현재와 미래를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구분을 못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말인데)
추측과 추측이 맞물려, 현실을 설명하는 데 최적화된 이론을 도출한다.
(대화를 선점당했다. 시각에 국한된 미래예측이 아냐. 예를 들어, 오감을 모두 사용한 몰입형 예지라면 ...... 잠깐만. 그건 이미 단기적으로 미래로 자신을 보내버리는 것이 돼)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누구나 가능성을 배제한다.
그래서 에린이 발동시키고 있는 기믹을 눈치채지 못한다.
하지만 여기에 예외가 있다.
죽음에서 귀환이라는 말도 안 되는 권능을ㅡㅡ메타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말이다.
단 한 번의 발상의 전환을 거치면, 쉽게 도달할 수 있다.
(반대인가! 미래를 보고 있다는 것이 선입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면!)
진홍빛 눈동자가 에린을 바라본다.
"당신, 미래를 보는 게 아니라 과거로 돌아가고 있는 거네요?"
등골이 오싹해졌다.
절대로 전투 도중에 들어서는 안 되는 말이 들렸다.
"ㅡㅡ!"
갑자기 기믹이 들통났다. 심장이 단숨에 뛰기 시작했다.
오른손에 마법진을 전개한 에린은, 즉시 자신의 머리를 내리치려 했다.
하지만 발동하기 직전, 유성의 전선이 휘감겨 마법의 동작을 방해했다.
"이런......!"
"그렇게는 안 돼요!"
와이어의 근원지인 마리안느가 입술을 치켜든다.
"방금의 동작! 역시 방아쇠는 자신의 죽음! 즉 당신의 선견지명은 읽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당했기 때문에 성립하는 것...... 당신, 스바루 군이었네요! 그래그래! 그런 것이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