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11 공중전-In the Sky-(전편)(1)

 

　대항 운동회 첫날──점심식사의 시간 후 시작된 '버서스'의 후반전.

　무대 위에는, 이번 운동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학생이 서 있었다.

[자, 오후의 첫 번째 프로그램은 버사스의 3회전입니다!　여기서부터는 1회전과 2회전을 면제받은 시드권을 가진 선수들이 출전하기 때문에 주목해 주세요!]

　각 학교의 방송부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아나운서를 하고 있다.

　관중들의 시선이 경기장 중앙으로 쏠리고 있다.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버서스 A블록 3회전, 선수를 소개하겠습니다!　중앙교 대표, 어전시합 200전 무패의 살아있는 전설!　『유성영잉(流星零剰)』──마리안느 피스라운드를 소개합니다!!]

　우아한 흑발을 휘날리며, 소녀는 무대 위에서 대담한 미소를 지었다.

　경력, 가문, 실적, 모든 것이 국내 일류.

　같은 세대인 것은 행운이면서도 절망.

　극광의 빛을 등에 업은 그녀 앞에 서는 것. 그 자체가 불경스럽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노스교에서 온 자객!　로이 미리온아크에게 패배한 동료의 원수를 갚을 수 있을까!　트루 페이미맨!!]

　같은 무대에 올라간 후, 상대 선수인 노스교의 남학생 트루는 심호흡을 하며 몸의 떨림을 가라앉혔다.

(...... 3회전에서 싸우는 것은 불운일지도 몰ㄹ. 하지만 동세대 최강 마법사와 맞붙을 수 있다는 것은 더없을 행운이다.)

　자체 제작한 마도기인 택티컬 부츠의 발가락으로 땅을 두드린다.

　이미 마력은 채워져 있다. 이제 격발의 때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기묘하게도 유서 깊은 대항운동회 속에서, 중앙교의 학생이 '버서스'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것은 다름 아닌 그 맥라렌 피스라운드가 마지막입니다!　과연 아버지의 뒤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 이보다 더 동기부여가 되는 해설은 없을 것 같네요."

　트루는 식은땀을 흘리며 너무 의욕적으로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생각했다.

　그의 바람을 뒤로 한 채,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신호등이 차례로 점등되었다.

　관중들이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마주한 두 선수는 순조롭게 전투 태세로 전환했다.


[전술 마법 사용을 허가합니다]

　
　시작의 안내방송이 울려 퍼지는 순간이었다.

　트루는 미리 장전해 두었던 3절 분량의 포격 마법을 포격으로 퍼부으며 후퇴했다.

"꽤나 신중하네요."　　　　　　　　　　　　　　　　　　　　　

　탄막을 피하면서 마리안느는 천천히 다가왔다.

"고수를 상대로 방심할 수 있겠냐고 ......!　하지만 그래도 내가 이긴다!"

　그의 마도기가 으르렁거렸다. 발동 신호에 마리안의 눈이 가늘어졌다.

　사실 탄막에 방어 마법을 썼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아니, 마법을 시전하지 않고 회피 동작을 취하는 것부터가 이상하지만, 그녀의 전투 스타일로 볼 때 예상 가능한 범주다.

"물어뜯어라, 『그랑발드』──!"

　전술 부츠의 뒤꿈치 부분에 마력이 모이자, 거대한 광륜이 되어 실체화한다.

　날카롭고 뾰족한 바퀴가 무대를 물어뜯으며 폭발적으로 몸을 가속시킨다.

　정면으로 뛰어든 트루가, 기세를 몰아 발차기를 날렸다.

　동시에 마리안느가 펼친 방어 마법과 충돌하며 격렬한 불꽃을 일으켰다.

"가속 장치인가요....... 괜찮은 속도네요."

　불꽃이 튀는 근거리에서, 마리안느가 입술을 들어 올리는 것이 보였다.

　그녀의 방어 마법에는 균열이 하나도 없었다. 영창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마도 미리 장전해 두었을 방어 마법이었을 것이다.

(이게 3절!?　설마 거짓말로 7절 정도를 장전해 놓은 거 아냐!?)

　물론,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상대는 왕국 최강으로 유명한 피스라운드 가문의 외동딸이니 이 정도 출력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고, 항상 정면으로 상대를 쓰러뜨리는 전투 스타일로 볼 때, 편법을 노리는 것을 싫어할 정도로는 자존심이 높을 것이라는 게 데이터반의 분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