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부-10 질주-Run To You-(5)
    2023년 05월 21일 20시 41분 3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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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에 봤을 때보다, 몇 단, 아니 ...... 십여 단은 레벨이 올라갔어. 뭘 했길래?"
    "글쎄요, 아무것도?"

     솔직히 나도 놀란 것은 사실이다.

     저 녀석은 지금 폭주를 대비해 출력을 조절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느낀 마력량도 별거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게 속도가 빨라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모르는 사이에 껍질을 몇 번이나 깨버린 모양이다.

    "하지만.......역시 대단해요. 로이는 저래야죠."

     



    〇화성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로이 최강! 로이 최강! 로이 최강! 로이 최강! 로이 최강! 로이 최강! 로이 최강! 로이 최강!
    〇일본대표  댓글란에 도배 금지요
    〇독수리안티  점점 최애를 숨기지 않게 되었구나 너

     

     

     댓글 뭐야...... 너무 방해 돼......

    "이런 식으로,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전투 방식도 볼 수 있으니 기대되네요. 저도 버사스에 관해서는 과거의 기록을 조금 보며 싸우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답니다."
    "오! 그거 기대되는데."

     크라이스는 로이의 속도에 놀랐음에도, 결코 여유를 잃지 않았다.

     흐흥, 너도 너대로 대단한데? 하지만 과연 내가 싸우는 걸 보고도 여유를 부릴 수 있으려나?

     대항운동회도 막상 시작하니 꽤 재미있잖아. 뭐, 어떤 멍청이가 테러를 일으키지 않고 끝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 그런데요."
    "응?"
    "당신도 한잔 하실래요? 한 잔에 코인 하나랍니다."

     나는 발밑으로 시선을 돌렸다.

     거기에는, 한 잔의 가격이 적힌 손팻말과, 아이스박스에 담긴 커피병이 있었다.

     롭존 씨의 가게에서 가져온 아이스 커피다. 내가 객석에 온 목적 중 하나는 이것을 팔기 위해서였다(물론 운영진에게 허락을 받고 왔다).

    "너 언제부터 판매원이 된 거야?"
    "최근이랍니다."
    "경력이 짧다면 ...... 상관없나 ......"

     미묘한 표정으로 동전 하나를 건넨 크라이스는, 커피를 홀짝이며 '우와'하고 표정을 바꾸었다.

     이대로 이름을 알려간다면, 운동회가 끝난 뒤 손님이 찾아올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문득 무대를 바라보았다.

     환호성의 중심에 서 있는 로이의 뒷모습이, 유난히 작아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

     

     

     

    (── 안돼! 부족해!)


     승자로 이름이 발표되었다.

     학생들의 환호성과 새된 목소리를 온몸으로 받으면서, 로이는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마리안느라면 카운터로 ...... 아니. 이쪽의 선제공격을 읽고 반격해 왔다......! 이런 속도로는 따라잡을 수 없어......!)

     지금의 그는, 권능의 폭주를 막기 위해 스스로 출력을 제한하고 있는 상태.

     로이가 대항전을 위하여 했던 것은, 무리하게 상한선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속 깊숙이 파고들어 자신의 몸 상태를 알아내고 거기서 한계를 역산하는 작업이었다.

     자신의 거동을 파악하고 세밀하게 분석한 결과, 그것은 본인이 의도하지 않게 전체적인 수준을 향상시켜놓았다.

     ㅡㅡ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미리온아크 가문의 후계자 ......!" "저런 녀석이 출전하면 우승은 꿈도 못 꾸겠어!" "이거 버사스는 버리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는데 ......"

     슈텔트라인 왕국에서도 상위 10% - 아니, 지금의 로이라면 상위 5%의 강자가 있는 땅을 밟고 있을 것이다.

     일반인이라면 그저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영역에, 그는 도달해 있다.

    (좀더 ......좀더다. 이런 건 남들과 비교하면 ...... 그녀와 비교하면 진화라고 할 수 없어 ......!)

     그런데도 그는 거기서 계속 위를 바라보고 있다.

     무작정 오르고 싶은 생각이 아닌, 자신이 가장 강하다는 자부심도 아닌.

    (진보가 아냐. 나에겐 진화가 필요해).

     그 이유는 단지, 그가 바라보는 저 너머, 밤하늘을 가르는 한 줄기 빛밖에 없다.

     그 어떠한 영광도, 승리도 그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그가 질주하는 이유는 언제나........그 별을 보았을 때부터, 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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