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부-3 조우-Starting-(1)
    2023년 05월 13일 19시 21분 0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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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출 처분을 받은 다음날.

    "우선 당신은, 자신의 현재 상황을 제대로 인식해야 돼요."

     나는 사복으로 갈아입고 안경을 쓴 가정교사 누님 스타일로 '카페 라스트리조트'를 방문했다.

     평소에는 일일 메뉴의 목록으로 쓰이는 칠판을 이용해 꼼꼼하게 강의할 예정이다.

     

     

    〇우주의기원  우오오오오오 새 의상!
    〇red moon  뭔가 기시감이 든다고 생각했는데, 하고 있는 짓이 루시퍼잖아 ......
    〇찔러용  아직 루시 님의 흰옷 일러스트를 받지 못했는데 진짜 어떻게 된 거야, 계약을 이행하라!

     

     

     계약한 기억이 없다고.

     그리고 신 쪽에서 계약 이행을 강요하는 건 진짜 무서우니까 그만둬.

     

     

    〇미로쿠  그건 그렇다 치고, 지금 이거 무슨 파트야?
    〇화성  원작에서는 운동회를 앞두고 각 메뉴를 연습하는 유사 URA파이널스였지만, 뭔가 다른 점포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을 시작하는 중이야.
    〇미로쿠  미안, 잘 모르겠는데......
    〇잠자리헌터  게다가 라이벌 매장을 경영하고 있고
    〇미로쿠  생각보다 더 모르게 되었다
    〇TS에일가견  우리도 잘 모르겠어

     

     

     그렇구나.

     어제 가게를 나와서 메이드 카페로 돌아와 갸루 메이드에게 사정을 말했더니 "엥, 우리를 배신하는 거 아니야? 대장이 저쪽에 붙겠다니, 웃기는데"라는 지적을 받고 내 행동이 명백히 정상 궤도를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뭐, ...... 시작해 버렸으니...... 괜찮지 않을까!

    "아니, 그, 부탁한 기억은 없는데..."

     뺨을 씰룩거리며, 롭존 씨는 문 밖을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그보다, 곤란하다고, 너. 손님이 오면 ......"
    "네네 재밌어요 재미있어.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볼게요."
    "뭐......!? 가게에 손님이 들어오는 것을 농담으로 취급하고 있어!?"

     참고로 사실은 재미도 없다.

     농담은 제대로 조사하고 나서 말해.

    "애초에 너는 학생 아니야? 가게 경영에 간섭할 수 있겠어?"
    "슈퍼 학생이라서, 왕도에 가게를 하나 가지고 있어요. 잘 운영 중이랍니다."

     내 말에 롭존 씨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이야? 아무리 그래도 믿기지 않는데. 설령 그렇다고 해도 내 가게를 도와줄 이유가 점점 없어지는 것 아니야. 적에게 물자를 주는 거나 마찬가지고."
    "폭파할까 말까 고민했지만, 여러 가지 생각 끝에 도와주기로 했답니다."
    "너는 0이나 100밖에 못해?"
    "저는 5억이랍니다."
    "대화가 ...... 안 통해......?"

     깜짝 놀란 롭존 씨.

     뭐, 바로 받아들여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제대로 알고 계시나요? 이곳은 왕도에서도 금싸라기땅. 아무리 최근에 지었다고 해도, 자금이 돌지 않으면 바로 재산이 거덜 날 거예요."
    "으음............."
    "게다가 이 모습을 보니, 컨설턴트도 거절했던 거겠죠. 지금 당신은 그야말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아무리 학생이라고는 해도 지푸라기는 지푸라기잖아요?"
    "으으음 ............"

     요컨대, 네가 너무 가게를 망쳐 놓았으니 아마추어라도 누군가의 의견을 좀 들어보라는 것이다.

     솔직히 원래는 안 될 말이지만, 다행히 나는 프로페셔널이라서 결과적으로 성립된다. 자 빨리 내 이야기를 들어!

    "하아 ...... 알았어, 알았다고. 그래서, 뭐였지?"

     체념한 표정으로, 롭존 씨는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숙였다.

    "먼저 당신이 처한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하는 거죠."
    "상황 파악이라니........ ...... 그렇군."

     롭존 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칠판에 빠르게 분필로 선을 긋기 시작했다.

    "이건 ...... 이 일대의 지도인가요. 손재주가 좋네요."
    "진을 치는 주변의 지형지물은 당연히 머리에 박혀 있어야 하는 거 아니겠어?"
    "진......?"

     왠지 모르게 인식에 격렬한 불일치가 있는 것 같았다.

    "우선 이 가게 주변에는 높은 곳이 없지"
    "그렇죠, 다른 건물도 비교적 낮은 건물이 많을 거예요"
    "다시 말해, 저격수의 포지셔닝이 어렵다는 거지."
    "잠깐만요."
    "지형의 이점을 기대할 수 없다면, 농성할 수 있는 내가 더 유리해. 재료도 어중간한 마법이라면 튕겨내는 재료를 선택했으고......"
    "기다리라고 했잖아요!"

     젠장! 전 군인이니 뭐니 했지만 생각이 전혀 일반인으로 돌아가지 않았어!

     이 아저씨와 이야기하다 보면 웹소설판 풀메탈패닉처럼 되어 버려!

     아, 아니, 웹소설 버전의 풀메탈패닉이라고나 할까, 판타지 세계에서의 먼치킨을 현실 세계에 적용한 것이 풀메탈패닉이라고 생각한다면 격세유전인가? 하지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전직 군인의 이야기는 라노벨 이전에도 많이 있었잖아. 어라?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한번 자세히 조사해보고 싶은 ......아니 그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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