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부-3 조우-Starting-(3)
    2023년 05월 13일 19시 24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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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게에 오면서, 필요한 재료와 조미료를 모두 가져왔다.

     목을 꺾으며 요리사의 멘탈로 전환한다. 진짜 셰프에게는 지겠지만, 메이드 카페의 음식 메뉴는 대부분 내가 개발했다. 질 수는 없지.

    "자, 메모라도 하세요."
    "아니, 괜찮아, 구두 전달은 문제없이 암기할 수 있으니까."
    "......그럼 됐고요."

     정말로ㅡㅡ방향성만 잘못 잡고 있을 뿐, 궤도에 올라가기만 하면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니, 교정은 필요하긴 하지만 ...... 솔직히 이 화제성은 별로 훼손하고 싶지 않다.

     의도적인 특징으로서 어필할 수만 있으면 제대로 손님을 불러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뭐 좀 더 가벼운 느낌으로 만드는 건 필수지만.

     앞으로의 방향성으로, 메이드 카페와 콜라보레이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로테스크한 배경의 귀여운 메이드로 왕국민의 뇌와 취향을 파괴해 버려야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롭존 씨에게 분식의 메뉴를 알려주었다.

     

     

     ◇

     

     

     마리안느가 왕도의 '카페 라스트리조트'에서 컨설팅을 하고 있을 때.

     방과 후의 학교는,  학생들이 무사했던 시설을 이용하여 대항 체육대회를 대비한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미안, 버사스에 나갈 계획은 없었는데."
    "아뇨, 이 정도면 쉬운 일이에요."

     시설 부족으로 사용 시간이 제한된 실내 아레나에서, 로이와 유이가 대치하고 있다.

     보호용 실드로 구분된 아레나에서는, 10쌍 정도가 동시에 모의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래도 네가 버서스에 나오지 않는 건 아쉽네 ......"
    "아하하...... 그, 역시 차기 성녀라서요. 단독 전력의 강함을 어필해도 소용없겠다~ 싶어서 ......"

     유이는 장래를 내다보고 경기를 선택했다.

     그녀가 출전하는 종목은 기마전(나이트포스)와 달리기 경주(패스트볼)이다.

     반면 로이가 출전하는 종목은 버서스와 달리기 경주(패스트볼)이다.

     두 선수 모두 국내에서는 매우 높은 신분이라서, 한순간의 패배도 용납할 수 없다.

     그래서 필승을 위해 출전 종목을 두 개로 압축하게 되었다.

    "enchanting, lightning"

     평소처럼 2절영창을 발동하고, 로이가 칼날이 없는 연습용 롱소드에 번개를 입힌다.

     상대인 유이도 자세를 낮추며, 순간적으로 전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의식을 전환했다.

    "근접전투의 방식이면 되는 건가요?"
    "그래. 너에게서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아서."
    "알겠습니다. 그럼, 원하는 타이밍에 공격해 주세요."

     미남과 미녀의 싸움, 그것도 중앙학교 1학년 중에서도 손꼽히는 고수끼리의 격돌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그런 가운데 유이만 문득,  위화감을 느꼈다.

    "......!"

     로이의 눈동자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의 시선이 흐릿하면서도 날카로워졌다.

     그와 동시에, 평소에는 눈부신 황금빛을 발산하던 번개가 흉측한 빛깔로 변해간다.

    (...... 어라? 뭐람, 새로운 마법치고는 이상해)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유이는, 잠깐 눈썹을 모으며 순간적으로 입을 열었다.

    "──! 블레싱 트리플, 스나이핑!

     거듭된 격전을 이겨내며, 한때는 과부하에 시달렸던 트리플 블레싱을 숨 쉬듯 발동할 수 있게 된 유이.

     그 순간적인 강화는 신체 능력을 인간의 한계 너머까지 도달하게 한다.

    (이 사람! 나를 죽이려 하고 있어!?)

     로이가 검을 휘두른 그 0.x초 후, 그의 모습은 눈앞에 있었다.

     

     
    "죽어!!"

     



     

     
     말 그대로 천둥의 속도.

     내디뎠다는 사실은, 인간이 관찰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서 인식을 허용하지 않는다.

     칼날이 번쩍이며 공간의 모든 물질을 끊어낸다.

     ㅡㅡ상대가 타가하라 유이가 아니라면.

     

     

    '무도류ㅡㅡ철・라'

     

     

     무도류의 이치가 상정하는 적은, 마법이나 가호를 이용해 초자연적인 힘을 휘두르는 존재다.

     따라서 상대가 아무리 초고속으로 움직인다 해도, 그 부분의 대응력을 떨어트리면 의미가 없다.

     유이의 양손이 뱀처럼 꼬불꼬불하게 휘며, 로이의 직선적인 베기를 가로막는다.

     합기도의 요령으로 힘을 받아내고, 가속에 의해 발생한 에너지를 이용해 유이는 로이의 몸을 땅바닥에 내리꽂았다.

    "크윽......!"

     고음과 함께 그의 손에서 떨어진 검이 땅바닥에 굴러 떨어졌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학생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 눈을 동그랗게 떴으며, 여전히 두 사람이 자신들보다 훨씬 높은 곳에 있다는 것만 겨우 인식했다.

    (로이 군의 참격치고는 너무 직선적이었어. 생각해서 날린 것이 아닌, 좀 더 충동적인 ......)

     그래서 대응은 가능했다며 식은땀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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