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키도 완전히 승리했으니까, 솔직히 우리들은 뭘 입어도 주목받을 것 같은데요."
""뭐????""
"카산드라 양! 저기 있는 두 사람, 카구라가 캇파를 낚았을 때의 긴 씨와 신파치 같은 얼굴이네요! 우리들 죽여버릴 거라고요!"
유이 양과 린디는, 더이사 친구들을 향한 눈빛이 아니게 되었다.
솔직히 너무 무섭다.
"하지만 뭐, 사실 그렇잖아요. 선택받은 자라는 느낌이 들어서 ......"
"다시 말해, 어떤 스트라이커 팩을 장착해도 어느 정도 볼만한 스트라이크 상태 ......?"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아마 절반 정도는 맞는 말일 거야."
키가 작은 두 사람이 분하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니, 나도 키가 큰 편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키가 크다는 것뿐이지.
"참고로 저는 스트라이크 E랍니다"
"자기주장 강해."
카산드라 씨는 겁도 없이 웃으며 나에게 자랑을 한다.
왜 자꾸만 더 높은 점수를 받으려 하냐고.
"2학기 기말고사에서 전교 1등은 누구였을까요? 존댓말을 쓰도록 하세요."
"죽여버린다!!"
새해에 미소보다 먼저 싸움이 일어나고 말았다.
◇◇◇◇.
한참 옷을 고른 후, 우리는 쇼핑몰의 식당가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다.
나를 제외한 세 명은 집안이 부유해서, 신용카드를 열 장 정도 가지고 있지 않나? 싶은 기세로 정말 정신없이 옷을 사서 돌아다녔다.
평일에는 학교니까 다 입으려면 몇 년은 걸릴 것 같은데, 이런 건 입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사니까 입을지도 모른다는 개념이라더라.
무슨 소리야? 이 녀석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
"마리안느 씨, 괜찮았어요? 생일 선물이니까 백 벌 정도는 더 사도 좋았는데요."
이상한 숫자를 내뱉는 유이 양은, 집안에 땅이 많다고 한다.
린디는 대기업 대표이사의 딸이고, 카산드라 양은 해외의 어느 왕가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한다.
왜 너희들이 공립 고등학교에 있는 거야? 이상하잖아.
"저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답니다."
세 사람이 한 벌씩 사준 옷이 담긴 종이봉투를 두드리며 말했다.
봄용, 여름용, 겨울용 외투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아낀 것 같지만, 오래 입을 생각이니 어쩌면 옳은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생일에 할 얘기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이제 3학기부터는 수험 공부가 시작되잖아요."
비프 스트로가노프를 먹으며, 카산드라 양이 쓸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학교 행사도 다음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여러 가지를 해보고 싶네요."
"너, 작년 문화제 때 여러 가지 하고 싶다고 하면서 학교 건물을 불태울 뻔했잖아."
"캠프파이어는 금지되어 있으니까요."
옆의 유이 씨와 맞은편 린디에게 핀잔을 듣고, 입술을 뾰족하게 내민다.
"정학에 한 발짝 다가간 건 반성하고 있어요. 올해는 좀 더 평화로운 것으로 할 거예요."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요?"
하이라이스를 싹싹 비벼 먹는 유이 양의 말에, 나는 팬케이크를 자르던 손을 멈추고 신음했다.
"네, 그렇죠. 예를 들어 ......넌센스 해답 대회 같은 거요."
"흐음...... 괜찮지 않겠어? 사람이 죽지 않을 것 같으면 솔직히 뭐든 상관없지만......."
"주제! [딱정벌레의 안티, 어떤 게 있을까?]"
"지금 여기서 하는 거야!?"
린디가 비명을 지르는 가운데 유이 양이 손을 들었다.
"대답이 빠르네요. 그럼 유이 양부터."
"[언제까지 주인공 기분이야?]"
"무서워 ......"
린디가 유이 양을 바라보는 눈빛에, 분명한 공포의 색이 섞이기 시작했다.
"그럼 다음은 카산드라 양."
"[부화 중에 공격하면 한 방에 끝날 것 같아]"
"너희들 딱정벌레한테 무슨 원한이 있는 거야?"
일본식 파스타를 감싼 포크를 접시에 올려놓고서, 린디는 두 사람과 거리를 두기 위해 의자를 옮겼다.
"그러는 린디는 대답을 하지 않는 건가요?"
"뭐? 어, 음....... ......"
"참고로 제가 내놓는다면 [꼬마의 노예]랍니다."
"기억을 더럽히는 대답은 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