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는 계속 달린다. 처형장으로 가는 길이다.
약식 재판에서, 알트리우스 슈텔트라인의 사형은 즉시 확정되었다. 전 왕자의 사형은 그 스캔들 때문에 극비리에 결정되고, 극비리에 집행된다.
혹시라도 도중에 도주하지 않도록, 나는 마안에 대응할 수 있는 인간으로서 처형장까지 동행하고 처형장에서 대기한다.
일단은 사형집행 현장에 함께하지 않아도 되도록, 제2왕자와 제3왕자가 장렬하게 항의하며 대책을 마련해 주었다고 한다. 아서라는 아저씨는 가급적이면 사형집행인도 해달라고 부탁했었는데, 저 녀석 진짜 미쳤어.
...... 아니. 그 이면의 의도는 잘 알고 있다.
"......당신. 그 기억. 검을 배웠다는 과거의 잔상은 반짝이고 있나요?"
예전에 그와 함께 읽었던 시가 떠올랐다.
"백조에게 행복이란 단순히 기억의 잔상일 뿐이라고 당신은 말했잖아요. 역설적이게도 당신에게는, 기억이야말로 행복의 상징이 아니었을까요?"
대답이 없다.
그는 계속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흑기사로서, 그리고 알트리우스 슈텔트라인으로서. 당신은 진심을 드러냈을 때에 검을 휘두르지 않았어요. 그것은 스승에게 배운 것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었나요?"
"...... 재능이 없어서 실전에 나설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을 뿐이야."
마차가 속도를 늦춘다.
도착했구나, 그의 인생의 종착역에.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판결자와 집행자만이 기다리는 형무소. 그곳이 그의 종착점이다.
"이봐요, 알트리우스 씨"
"이건."
발작적으로 내뱉은 말이라는 것을, 음색으로 알 수 있었다.
나는 입을 꾹 다물고 계속 기다렸다. 알트리우스 씨는 얼굴을 이쪽으로 향하지 않은 채로, 입을 꾹 다물고 중얼거렸다.
"이 기억은 ......갖고 가고 싶었다 ......"
소박한 목소리였다. 흐느끼는 것도 아니고, 눈물을 흘리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울고 있다고 생각했다.
"괜찮아요."
"뭐?"
나는 그의 손에 내 손을 얹고, 몸을 숙여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지금 마법에 걸리면 대응할 수 없다. 기량 폼이 발동되지 않았으니까.
필요 없어. 여기서 마안으로 공격당하더라도. 그래도 말해야만 한다.
"죄는 분명 용서받기 위해 있는 것이랍니다. 저의 판단은 역시 틀리지 않았습니다."
"...... 무슨 소리지?"
"나중에 알게 될 거예요."
보일 거라 생각하며, 나는 그에게 미소를 지었다.
◇◇◇
알트리우스 슈텔트라인은 구속된 채로 감옥에 갇혀 있다.
"장전 완료입니다, 타그노 Ⅱ형 독극물 도포도 완료했습니다."
"당신의 내세에 축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신부가 마지막 말을 건네는 뒤에서, 사형집행인이 마비성 치사독을 바른 화살촉을 보우건에 세팅하고 있다.
마법에 의한 처형이라면 무효화될 수도 있다. 그래서 처형은 원시적인 방법을 기점으로 발전해 왔다.
그 모습을, 그는 붕대로 덮인 눈으로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느긋한 녀석들이라며 조롱하고 싶을 정도다. 마음만 먹으면, 지금 이 순간 자신을 향해 겁에 질린 눈빛을 보내고 있는 관계자들을 모두 죽여버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제 됐다.
반짝임을 찾을 수 있었다. 자신이 걸어온 길에도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믿을 수 있었다.
그러니 이제 됐다.
"남길 말은 있으십니까."
확인을 위해 2층 좌석에서 음성이 들려온다.
문득 생각이 나서, 그럴듯한 말이라도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 내가 쓰러져도 누군가가 뜻을 이어받는다. 아서 슈텔트라인이 어리석게도 이어나가는 악정은, 반드시 근절될 운명에 처해 있다. 그때는 지금 여기 있는 모든 인간도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마음에도 없는 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의 표정이 동요하는 것을 보고, 알트리우스는 속으로 흐뭇해했다. 꼴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