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전에.
정의의 편은, 제때에 도착한다.
"뭐?"
소녀가 뒤를 돌아보니, 빛이 비치는 길에서 이 골목길로 걸어오는 그림자가 있었다.
긴 금발. 검은색 정장.
그는 눈빛에 확실한 격정을 품고 조용히 걸어왔다.
"그렇게 ...... 어째서 파멸을 불러오려고 하는 거지?"
등골이 오싹했다.
죽음을 관장해야 할 자신이, 모든 생명이 두려워하는 존재여야 할 자신이 명백히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무릎이 떨리는 것을 겨우 알아차렸다.
"안녕을 깨뜨려서 무슨 재미있느냐. 웃음을 빼앗고는, 왜 네가 대신 웃는 거냐?"
어둠 속에서 선명하게 빛나는 황금색의 눈동자.
시선을 받자, 숨이 막힌다. 목에서 쉰 소리가 새어 나왔다.
"너 같은 존재는, 살아서는 안 되는 거다."
"──── 앗!!!!"
그 말은 치명적이었다.
권능을 휘두르며 누군가를 죽여야만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자신도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었던 소녀.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미쳐버렸다.
"어쩌라는 거야 ......! 이놈이고 저놈이고 항상 내 앞을 가로막기만 하고는! 그만 좀 해!!"
이미 금주는 완성되었다.
소녀는 눈물을 흘리며, 우선 눈앞의 청년에게 죽음을 집약시키려 했지만.
"인간을 얕보지 마."
나이트에덴 우르스라그나는, 그 한 마디만 말했다.
"......엥."
무시였다.
나이트에덴은, 직격에 의한 즉사 효과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었다.
"절명해라."
바로 그 순간, 나이트에덴이 팔을 휘둘렀다.
순간적으로 나타난 빛의 철사가, 소녀의 가슴을 뚫고 지나가면서 심장을 순식간에 폭파시켰다.
"────"
빛줄기가 그의 손에 다시 감긴 후, 소녀는 소리도 없이 쓰러졌다.
나이트에덴이 골목을 나아가 그녀의 시신을 내려다보았을 때, '역병'의 소유자는 이미 죽어 있었다.
"...... 적어도 윤회를 넘어 다음 생을 맞이할 때, 행복을 잡아라. 내가 너에게 할 수 있는 건 그렇게 기도하는 것뿐이야."
눈을 감고서, 청년은 잠시 소녀의 명복을 빌었다.
"우르스라그나 공."
"......"
그가 눈을 떴을 때, 골목에는 그림자가 하나 더 늘어났다.
하얀 가운을 입고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남자. 주름진 목소리로 미루어 보아 최소한 노년에 접어들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로브의 남자는 기분이 나빠 보이는 나이트에덴에게 충고한다.
"너무 나이트에덴 우르스라그나답지 않은 짓은 하지 마시죠."
"...... 무슨 말이지?"
"금주보유자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 있을 수 없지. 그런 일, 해본 적도 없고."
나이트에덴은 모른 체 하면서, 정장을 나부끼며 걸어 나갔다.
"나는 나이트에덴 우르스라그나. 금주보유자를 처단하고 세상을 지키는 존재다 ......."
그 말은, 누군가를 향한 말이 아니었다.
◇◇◇
학원 축제가 끝나고 며칠 후.
나는 마차를 타고 있었다.
"그래서 당신은, 행복을 잡으려는 능력이 부족한 거랍니다."
"그건 욕설 아냐?"
"욕설 맞아요."
"확인하지 말았어야 했어, 상처받네......"
옆자리에 앉은 청년은,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두 눈을 마안살의 붕대로 감고 있는 알트리우스 씨였다.
"그건 그렇고...... 행복을 잡으려는 능력 ......이라."
"네. 뭔가 불만이라도?"
"그러는 너는 어떤데?"
그 대답에, 팔짱을 낀다.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요?"
"구체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꺼낸 네가 할 말인가 ...... 뭐, 예를 들어. 로이 미리온아크는 네 약혼자였지."
"네, 그래요, 그래 뵈어도 일단은 약혼자랍니다."
"만약 그가, 네가 모르는 여자를 선택했다고 치자."
"제가 모르는 여자!?!?"
유이 양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