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부-13 달을 봤던 청년(5)
    2023년 04월 30일 20시 21분 2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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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번역이죠? 사실 예전부터 이 분이 번역한 책이라면 사게 되는 책이 많아졌어요. 추천해요."
    "음, 좋은 건 알겠지만 ......"

     말을 끊고, 알트리우스 씨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백조가 원하는 것은, 고대어로 축복의 비와 그 징조인 번개다. 그런데 현대 번역에서는 그것이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뇌전(雷電)으로 바뀌어 있다. 이것은 ...... 오역이 아닌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 지적은 딱히 틀린 것은 아니다.

    "정확하게 번역하는 것만을 의식한다면 그렇겠지요. 아마 의도적으로 그랬겠죠."
    "...... 백조는 물을 찾으러 온 것이 아니라는 건가."
    "부조리한 폭력이 구원의 폭력이 될 수 있는 건 사실이에요. 뭐, 신화라기보다는 묵시록의 경향이지요. 다만 낙뢰는 말도 안 돼요. 아프니까요."
    "후후...... 번개 맞은 적이 있었는가. 의외군."
    "떠벌리고 다닐 일은 아니니까요."

     알트리우스 씨가 웃는다. 농담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잖아 이거. 뭐 상관없지만.

     거기서 말을 끊고, 우리는 시선을 마주쳤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
    "너는 어느 쪽이지?"

     잠시도 쉬지 않고 같은 질문을 던졌다.

    "백조는....... 행복이 다시 찾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렇게 믿고 싶은데요."
    "나는 백조에게 있어서 행복이란, 단순히 기억의 잔상일 뿐이었을 거라고 생각해."


     그렇구나. 그쪽을 선택하는 사람이구나, 이 사람은.

     잠시 정적이 흘렀다. 케이크의 대부분을 먹어 버렸다. 알트리우스 씨는 위에 있던 딸기 두 개를 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골드리프 씨는 정정해 보였어?"
    "아는 사이인가요?"
    "그럭저럭."

     전 왕자님이라면 얼굴이라도 본 적이 있을까?

    "의욕이 넘치는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 정도의 입장이라면 ...... 정말로, 개인의 감정으로 저렇게까지 움직일 수 있을까요?"
    "감정을 얕보면 안 돼. 네가 지금까지 역경을 이겨냈을 때에도, 그 원동력은 마음의 힘이 있었을 거다."

     너무 낭만적인 말은 하지 마.

     하지만 진심으로 믿는다는 느낌은 아니다. 냉소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얼굴에도, 목소리에도 드러나지는 않으니 그냥 짐작이지만.

     홍차라도 한 잔 하고 싶어서 일어서려고 할 때였다.

    "본론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괜찮을까?"
    "......얼굴 보러 온 것뿐이라면서요."


     그럴 것 같았지만.

     나는 홍차를 포기하고 침대에 다시 앉았다.

    "하세요. 뭔가요, 잘 죽으라던가, 이기면 안 된다든가 하는 식의 짜고치기라면 ......"
    "기사단의 암살 계획을 막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 간단히 말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편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는데."

     어?

     음......으음~~~~?

     잠깐만, 갑자기 무슨 말인지.

    "이건 ...... 스카우트인가요?"
    "그렇게 생각해도 좋다"
    "조직적인 존재라고요? 뒷배는? 규모는? 아니 그보다...... 당신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알트리우스 씨는 시선을 접시 위로 떨어뜨린다.

     그는 남은 딸기 중 하나를 포크로 굴렸다.

     

    "쿠데타를 일으켜서, 너를 왕으로 옹립하는 것."

     

     마치 오늘의 날씨를 말하는 듯한 목소리였다.

     

     

    〇red moon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〇타로  뭐뭐뭐뭐
    〇우주의기원  잠깐만, 뭐야 이거!?
    〇일본대표  이봐, 쿠데타 루트에 알트리우스가 관여한 적 있었어!? 없었지!?

     

     댓글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나도 동요를 감출 수 없었다. 포크를 떨어뜨릴 뻔했다. 저쪽은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대화의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것을 느꼈다.

    "네가 내 편이 되어 준다면, 전부터 계획했던 쿠데타로 현 국왕을 폐위시키마."
    "그건 수단이겠죠. 목적은?"
    "현 정권의 타도가 목적이다. 다른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나?"
    "...... 알겠습니다, 그럼 질문을 바꿔볼게요. 당신의 동기는 무엇인가요?"

     전 왕자. 왕위 계승권을 반납한 것인가, 박탈당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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