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여파를 받았나? 체내로 들어갔나 ......?"
"우, 우욱."
"아, 잠깐 잠깐, 여기서 토하는 거 그만둬! 아 젠장, 내가 왜 이런 꼴을! 추악하다......!"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관중들의 비명과 환호성이 들린다.
아, 이거 안겨서 달려가고 있는 건가, 하고 생각하던 찰나.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알트리우스 씨는 안경을 살짝 비틀고는 그 푸른 눈동자를 바짝 다가왔다.
"목적지를 의식하고 장소만 말해! 그럼 알 수 있어!"
"...... 연, 습, 장"
"잘했다, 편히 있어!"
거기서 나의 의식이 뚝 끊어졌다.
◇◇◇
망설임 없이 사격 연습장에 도착한 알트리우스는, 마리안느의 몸을 벤치에 눕혔다.
누워 있는 그녀의 가슴이 미세하게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다
"그...... 으윽......"
"지금부터 조금 기분 나쁘겠지만 ...... 금방 나아질 거다."
알트리우스는 오른손의 장갑을 벗더니, 그녀의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붉은색의 도톰한 입술을 손가락으로 열고는, 검지와 중지를 입안으로 조용히 밀어 넣었다.
떨고 있는 소녀의 등을 문지르며 몸 안에 들어간 성스러운 힘을 조용히 끌어올린다. 늘어뜨린 실로 빨아서 끌어올리는 듯한 느낌.
(아마도 입을 통해 들어갔을 것이다. 그녀는 즉시 대항마법을 조합해 시전 하려고 했으니 ......)
방금 전, 기밀 마법 연구부가 전개한 마비 늪.
마리안이 대항 마법으로 상쇄시키려 한다는 것을 옆에서 알고 있었다. 그래도 속도면에서는 이쪽이 낫다고 판단하고, 자신의 수단을 하나 써서 즉시 처리했다.
(올바른 선택은 이 아이 쪽이다. 내 쪽은 ............)
'크윽'하고 크게 숨을 내쉬며, 마리안느의 어깨에서 힘이 빠진다.
알트리우스는 조용히 손가락을 빼내어, 소녀의 몸에서 성스러운 힘의 맹독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다.
"좋아, 좋아. 잘 견뎌냈구나. 이제 괜찮다."
다시 한번 마리안느를 벤치에 눕히고, 그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치밀하게 계산된 듯한, 아름다운 얼굴.
(대악마의 인자 따위를 가지니 이렇게 되지...... 너 같은 아이가 가져서는 안 될 것인데......)
항상 옳은 선택을 계속할 수 있는, 올곧은 자세의 소녀.
자신과는 다른 세상의, 길을 벗어나지 않는 사람들의 선두에 서는 밤색 머리와 별빛 눈동자를 가진 소녀.
(......언짢은 기분이 드는군)
그런 광채의 극점에 있는 눈부신 소녀의 구강을, 자신이 손가락을 밀어 넣어, 더럽혔다.
아주 조금.
바다에 뿌리는 한 방울의 먹물 정도의 미세함으로, 해냈다는 우월감이 솟구쳐 올라 그것을 즉각적으로 짓누르려고 했다.
[건방진 짓을 하는군, 멍청한 놈].
ㅡㅡ알트리우스는 총 네 번 정도 죽었다. 가슴을 찔려 피를 토하며 죽었다. 목이 부러져 죽었다. 심장이 짓눌려서 으깨져 죽었다. 온몸이 부서져 산산조각이 나서 죽었다.
"............ 윽!!!!"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알트리우스는 죽지 않았다. 벤치에 누워 있는 마리안느 옆에 무릎을 꿇고 살아 있다.
"하, 하, 하.......하, 하.......하........"
호흡이 거칠어지고, 무심코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심장 박동이 느껴진다. 살아있다.
그리고 겁에 질려 뒤를 돌아본다.
칠흑의 날개가 있었다.
[그 소녀는, 우리 연옥에서도 찬란하게 빛나는 극성ㅡㅡ진흙탕 속을 기어가는 바보가 대담하게 나왔군].
세상을 멸망시키는 재앙의 불길이, 사람을 닮은 모습으로 그곳에 존재하고 있었다.
[나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
"어, 어?"
[나도! 마리안느의 입술을 만져본 적이 없는데에에!!]
"............"
세상을 멸망시킬 재앙의 불꽃이 아니라, 쓸데없는 질투의 불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