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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안느가 알트리우스와 대화하는 동안, 유이는 가만히 크라이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격투 기술. 독학이 아냐 ...... 교회의 은밀퇴마부의 움직임과 비슷했어......)
유이의 전투 기술은 무도류에 기반한 것으로, 교회 직할의 은밀퇴마부와는 다소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하지만 내용에 관해서는 대략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앞서 '버서스'에서 크라이스가 보여준 통파는, 분명 퇴마부의 격투술과 비슷했다.
(아니, 비슷하다기보다는 비슷해. 근간은 같아. 교회식 격투술을 기본에 두고 독자적으로 발전시켰어)
그렇다면 그는 퇴마부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는 뜻이 된다.
조용히, 유이의 시선이 마리안과 대화를 나누며 말을 쏟아내려는 것을 참는 알트리우스에게로 향했다.
(저 사람이다)
힌트는 충분했다. 크라이스의 수준에서 가르침을 구할 수 있는 실력, 왕도 근무, 그리고 아까부터 발소리 하나 내지 않는, 유이가 보기에도 훌륭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몸놀림.
(이 사람, 아마 교회 퇴마부와 연관이 있을 것 같아. 근무부대 명단에서는 본 적이 없으니 ...... 가능한 거라면...... 이쪽에서 인재를 파견하는 헌병대 내 극비퇴마부대)
유이는 결코 바보가 아니다. 오히려 머리 회전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결론에 도달하였고, 그래서 유이는 의아해한다.
(왜 그런 사람과 마리안느 씨가 아는 사이인지 ...... 적어도 마리안느 씨 측에서는 생각하기 힘들다. 왕자님들의 소개? 아니, 헌병대와의 관계는 희박했을 터. 그렇다면 역시 저 사람이 먼저 마리안느 씨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생각해야 한다. 완전히 우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
시선 너머에는, 무언가를 열심히 말하는 마리안느와 그것에 질려버린 알트리우스가 아주 평범한 친구 사이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무엇 때문에 ...... 조금, 교회에서 확인을 해야 할까......?)
그 광경이, 유이에게 왠지 모르게 불안에 젖어들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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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가 알트리우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옆에서.
로이는 자신에 대한 실망감으로 어금니가 부서질 듯이 이를 악물고 있었다.
(....... 뭐 하는 거냐, 로이 미리온아크 ......!)
가까워졌다고.
조금은 진전된 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안이했다. 너무 느슨했다. 나는 ...... 나는, 정말 어수룩한 놈이었다)
엄청난 착각이었다.
자각 없는 자만심이 무릎까지 차올라 있었다.
(알고 있었을 텐데. 그런데도 이러다니, 웃기는 놈이다. 그녀는, 마리안느는 나보다 훨씬 앞서 있다. 앞에 있고, 그리고 나보다 더 빠른 속도로 계속 달리고 있다)
로이 미리온아크의 마리안느에 대한 인식은 옳다.
언젠가 다가올 마지막 순간, 밤하늘을 질주하며 불타는 그 순간까지 마리안느는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끊임없이 진화한다.
(이쪽도 전력 질주하지 않으면 따라잡기는커녕 뒤처질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그 조그마한 진보에 성취감을 느끼며 멈춰 있었다 ......)
로이 미리온아크의 자신에 대한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그의 진보는 놀라운 수준이었다. 연습경기에서 싸우는 모습도, 여름방학 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2.1초간이지만 진화(도그마)를 자유자재로 끌어낼 수 있게 된 것은 큰 약진이다.
하지만 그것을 마리안느의 진화와 비교해 버리면, 확실히 반걸음 정도만 나아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 나와 그녀 사이에. 맞아, 나와 그 여자 사이에 누군가가 있다는 굴욕을 맛보게 된 거다 ......)
팀원들과 환담하는 크라이스를 향해 따가운 시선을 보낸다.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 죽고 죽이는 경기가 아닌 경기의 배틀이라면, 자신은 그를 이길 수 없다. 설령 진화 상태라는 수를 쓴다 해도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