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부-4 전차는 멈추지 않아(3)
    2023년 04월 26일 21시 37분 5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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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크라이스는 날카롭게 숨을 내쉬며 고개를 살짝 기울이는 것만으로 본연의 사격을 피했다.

     눈썰미가 좋다. 몸도 잘 움직인다. 그런데도 뭔가 이상하다. 내 약혼자와 비교했을 때의 위화감을 지울 수 없다.

    "생각에 잠겨 있을 시간 없다고!"

     잠시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 사이, 땅을 밟으며 크라이스가 다가왔다. 요격에 전념하는 나를 상대로 이 정도까지 밀고 들어올 수 있다면 전사로서는 일류다.

    "쳇 ......"

     혀를 끌끌 차며 휘두르는 톤파를 피하려고 애쓴다. 초근거리에서, 나는 오른손 검지손가락에 마력을 불어넣어 총구처럼 들이댔다.

    "rain"

     극한까지 압축한 단절창법.

     적당히 쫓아내 주려는 정도의 생각이었지만──어리석었다.

    "────!"

     크라이스의 팔이 튀어 올랐다. 톤파가 지니고 있던 마력을 폭발시킨 것이다.

     이쪽의 오른팔이 빗나가며, 엉뚱한 곳으로 유성이 날아갔다.

    "이를 악물고 있는 게 좋을 거여."

     바로 그 순간, 얼굴을 향해 통파가 날아들었다. 크라이스의 두 눈에는 승리의 확신이 깃들어 있었다.

     
    ㅡㅡ웃기지 마, 바보야!!

     
     쾅 하고 시야가 흔들리며, 깜빡거린다.

    "......읏"

     상대인 크라이스조차도 몇 초간 움직임이 멈췄다.

     휘두른 톤파에 맞서, 나는 정면으로 머리를 들이댄 것이다.

    "...... 머리가 식었네요."

     즉시 거리를 두고 말한다. 이마에서 흐르는 피의 감촉이, 코끝을 따라 뺨까지 흘러내린다.

     스위치가 켜지는 소리가 내 안에 울려 퍼졌다.

    "이런 ...... 아, 그런가. 아까 3절영창을 쓸 때, 한 구절 정도 여력을 남겨뒀나 봐."
    "네, 저장해 둔 것을 머리박치기에 담았답니다. 그래도 출력에서 밀릴 거라고는 생각했지만요."
    "그래도 정면 공격을 머리로 맞받아치는 건 좀....."
    "그래서 뭐요."
    "아니 그, 뭐랄까, 머리 이상하지 않아?"
    "자주 그런 말을 듣는답니다."
    "자주 듣는다면 큰일이라고."
    "닥치세요."

     


    〇일본대표 정말로 자주 들으면 안 돼

    〇무적 AP(머리가 이상한 포인트)랭커임은 확실해

     


     시끄러워!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신음을 하며, 흐르는 피를 닦아낸다.

    "이해했습니다."
    "응?"
    "당신은.......강해요."

     방심이나 교만은 원래부터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너무 안일했다.

     걷어 차주겠다는 의식을 지금 여기서 완전히 버린다.

     나는, 이긴다!

    'rain fall, sky burn, glory glow, shooting, exposing, shining, coming'

     전술 계획을 모두 폐기하고, 가장 빠른 7절영창을 구성한다.

     기다렸다는 듯이 크라이스가 두 팔을 벌렸다.

    "vengeance is mine"

     칠절 버전의 불량 폼이 발동된다.

     나의 온몸이 우주의 반짝임을 두른다.

    "드디어 진심 모드인가?"
    "어느 정도 경향은 파악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도 위화감의 원인을 알았어요."

     로이와 비교하면,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느렸다.

     아니, 왜 유독 톤파에게만 집중시키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추진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차라리 그것을 전신으로 전개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이유를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다.

    "당신의 약점. 그것은 ...... 육체의 마력 적성률이 낮다는 것이네요."
    "그래. 아니, 낮다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야. 선천적 마력 부적합인 것 같아. 그쪽의 평민을 골라도 우리보다 마법을 더 잘 쓸 수 있는 거 아닐 정도여."

     내가 알아채자, 관중석에 있던 웨스트 학교 학생들이 눈을 크게 뜬다.

     하지만 크라이스 본인은 전혀 놀라는 기색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중앙학교에는 이것 때문에 떨어졌다고."
    "그렇겠죠. 그보다 잘도 웨스트교에 들어갔네요, 당신."
    "실기시험의 아저씨를 두들겨 준 것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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