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6부-6 슬렛지해머 글로리피케이션(3)
    2023년 04월 23일 01시 05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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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로부터 며칠 후, 하인차라투스 왕국 영내, 옛 신전 터 부근.

    "
    강력한 상위 존재의 기운이 있다고?"
    "
    그래. 어쩌면 빈 공간인 것을 기회로 삼아, 신비의 잔해를 이용하러 온 것일지도 몰라."

     야하트가 이끄는 신전 잔당들은, 한때 자신들이 거점으로 삼았던 신전을 멀리서 감시하고 있었다.

     하인차라투스의 기계화 병사들이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다음 수를 모색하고 있었다.

    "
    음...... 우리를 낚으려는 거로군. 이건 함정이겠지. 너무 뻔해."
    "
    도발도 겸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여기서 나가면 일망타진되겠죠."

     야하트를 비롯한 간부들은 대응책을 논의했다.

     한편 불침경은, 팔짱을 끼며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
    이해할 수 없다. 모른 척해도 될 텐데, 무슨 생각으로 이런 수를 썼을까? 저쪽의 지휘관은 무엇을 노리고 있는 걸까?)

     너무나 무례한 행동이었다.

     이쪽의 최종 목표 지점을 읽힌 것만으로도 예정에 없던 일인데, 그렇다면 매복을 계속했어야 했다.

     이렇게 알기 쉽게 움직이면, 오히려 행동을 억제당한다. 그냥 계속 도망치는 것을 선택한다. 그리고 다시 어떻게든 신비를 쌓아서 되감기를 통해 다음 주회에 다시 베팅을 하게 된다.

    [
    아, 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지크프리트 씨, 확장 음성이 제대로 들리나요?]

     그때, 야하트와 군신들이 숨어 있는 곳까지 울려 퍼질 만큼 큰 목소리가, 주변 공기를 진동시켰다.

    [
    마리안느 양, 마이크 테스트라니 무슨 뜻인가?]
    [
    신경 쓰지 마세요. 에~ 들리나요, 군신의 각성자 불침경, 그리고 야하트가 이끄는 신전 잔당 분들]

     이름을 불리자, 고개를 들었다.

     익숙한 목소리였다. 이 목소리의 주인에게 몇 번이나 고초를 겪은 적이 있다. 완벽하게 준비해 놓은 포진이, 그녀의 폭력적인 각성에 의해 무너져 왔다. 전략이 전술을 못 이기다니, 어금니가 다 부서지는 듯한 굴욕감을 느꼈다.

     무심코 일어선 불침번 경은 신전터로 눈을 돌렸다. 강화된 시력이, 주위를 둘러보며 마법으로 음량을 확장해 말하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포착한다.

    [
    보시다시피, 당신들이 필요한 곳은 이미 제압해 놓았죠. 꼬리를 말고 도망치려면 지금이 적기랍니다]

     도발하는 소녀에게, 주변의 기사와 전사들은 의아한 눈빛을 보내고 있다.

     정말 도망치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걱정하는 것이다.

     사실 불침번 경도 이 상황에서는 도망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한이 멈추지 않는다.

    "
    하지만 지금 도망치면 죽을 때까지 후회할 거랍니다. 특히 불침경. 당신이라면 그 의미를 알 거예요]

     그리고. 그의 예감은 최악의 형태로 적중한다.

     

     [당신은, 저와 같은 힘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수많은 격전을 헤쳐 온 그의 생각이, 그 대사를 듣고 최대 음량으로 경종을 울렸다.

    (
    설마)

     그 가능성을 떠올리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
    어쩌지, 불침경. 나는 역시 함정이라고 생각해. 일단 물러서서 거리를 두고 ...... 아니. 이번도 포기하고 한 달치 신비를 어떻게든 보충해서, 다음에는 즉시 습격이 올 것을 전제로 다시 한번 해보는 수밖에 ......."

     패배 선언에 가까운 말이었다. 간부들의 침울한 표정도, 역시 손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불침번 경만은 그 '다음'조차도 위태롭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야하트의 물음에 불침경은 입술을 떨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
    상당히 강력한 상위 존재라 했지 ...... 미크리루아가 아닐까?"
    "
    ?"
    "
    나와 같은 힘. 젤도르가를 포섭하지 않더라도 지배할 수 있는 권능이다. 우리 손으로 철저하게 약화시켜 부활이 불가능하도록 권능을 엄중히 봉인했다. 하지만 ......"

     말을 끊은 불침경은, 배에 힘을 잔뜩 주고 최악의 예측을 내뱉었다.

    "
    만약 그녀가 나와 마찬가지로 권능을 제어하며,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되었다면 ...... 신전의 땅을 이용해 미크리루아의 권능만 회복시켜 지배할 생각이라면. 이를 간과하면 우리는 영원히 국지적인 되감기조차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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