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6부-6 슬렛지해머 글로리피케이션(1)
    2023년 04월 22일 12시 15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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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따윈 부서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

     약혼자의 시체를 끌어안고 마르지 않는 눈물을 흘리며, 소녀는 보석처럼 빛나던 진홍빛 눈동자가 흐려져 마음속 깊이 모든 것을 증오했다.

     가호 따위는 필요 없어. 미래 따위는 필요 없어.

     무고한 사람들을 파멸시키더라도, 모든 것을 파괴하고 혼란에 빠뜨리고 이 행성을 악몽으로 뒤덮어 버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하는 소녀는, 더 이상 악역영애가 아니게 된 것이었다.

     

     

     

     

     

     시간여행의 용, 미크리루아.

     린디가 말한 정보에 따르면, 지금 우리와 적대적인 조직이 지배하고 있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힘을 가진 용 젤도르가와 쌍벽을 이루는 존재라고 한다.

     즉, 초강력한 상위존재라는 뜻이다.


    [마, 맛있어...... 이 검은색 액체는 도대체 뭐냐!?]
    "간장의 실패작이네요. 그걸 직접 마시면 성인병에 걸린다고요 당신......."

     그 녀석은 지금, 우리 집 부엌에서 간장의 실패작을 작은 접시에 담아 핥고 있었다.

     간장 핥는 용, 신성한 존재라기보다는 혐오스러운 요괴 같다.

     


    〇바깥에서왔습니다  미크리루아, 볼품 없어졌네......
    〇일본대표  사이즈가 진짜 15000분의 1 정도로 작아졌네요 ......

     

     어? 지금 대략 20센티미터 정도니까, 이 녀석 진짜 전장이 3킬로미터 정도 되는 거야? 하늘의 요새 다모클레스냐고.

    [이렇게 먹을 게 많을 줄이야, 아가씨는 요리사인가? 내가 모르는 것들뿐이네]
    "뭐,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나 혼자만 살고 있는 저택이라서, 넓은 주방은 내가 기억에 의존해 전생의 요리와 조미료를 재현하는 실험실이 되어 있다.

     간장 같은 것을 몇 가지 패턴으로 만들어 보았지만 완성도는 쓰레기라고 밖에 할 수 없다.

     마요네즈는 만들 수 있었지만, 계란이 비싸서 그만뒀다. 이런 부분은 좀 더 문턱을 낮춰줬으면 좋겠다. 모처럼의 이세계니까.

    "......그래서, 그, 말씀 좀 듣고 싶은데요."
    [음, 잠깐만 기다려 달라]

     미크리루아는 날개를 펄럭이면서, 작은 접시를 떠나 옆에 놓여 있던 냅킨에 머리를 푹 박았다. 간장을 닦아내고 있는 모양이다.

     15초 정도의 동영상으로 트위터에 올리면 화제가 될 것 같은 귀여운 광경이다.

    [기다리게 했구나. 그래서, 아가씨는 어디까지 알고 있지? 나와 젤도르가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은?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확인하고 싶다만]
    "감사합니다. 어느 대악마와는 많이 다르네요."

     나는 순간적으로 머릿속에서 파악하고 있는 데이터를 확인한다.

    "당신들...... 미크리루아 씨와 젤도르가 씨는 세계를 운영하는 신들을 보조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것"
    [앗!? 그, 그걸 알고 있는 것은 가장 예상치 못한 일이라고!? 조금 놀라게 해 주려고 했는데!?]
    "뭔가 죄송하네요...... 본인? 본신? 들한테서 들었사와요."
    [아, 그렇군. 아가씨는 무녀의 권능까지 가지고 있는 건가]
    "............ 뭐, 뭐 그런 느낌이랍니다."

     이야기가 복잡해질 것 같은 기미를 느꼈기 때문에, 전생 얘기는 생략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세계에서, 당신들은 시간의 흐름을 관장하는 용으로서 일부 지역의 신화에 이름을 남기고 있답니다. 모든 생물이 젊게 태어나고 늙어 죽는 것은 시간의 흐름을 결정하는 의식에서 당신이 승리했기 때문이라면서요."
    [호오. 그런 식으로 전해지고 있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뜻인가요?"

     미크리루아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의식이 아니야. 젤도르가는 본능적으로 세상을 지배하였고, 나는 그걸 막기 위해 녀석과 진심으로 싸웠다]
    "네에?"

     

    〇제3의성별  뭐!?
    〇고행무리  자, 잠깐, 잠깐, 잠깐, 잠깐!

     

     들은 이야기랑 전혀 다르잖아.

     그보다 그냥 신화로 남은 것뿐이지 원래는 세계 운영을 보조하는 프로그램 아니었어?

     

    〇무적  운영 보조 프로그램이 독립적으로 가동하고 있어!? 아 그렇구나, 우리와는 달리 아직 본체까지 포함해서 권능이 살아있으니까 ......!
    〇일본대표  아니, 이해해, 스탠드 얼론인 것은 알겠는데, 왜 젤도르가가 세계지배를 하려는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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