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상냥하다. 어떤 약자라도 눈치챌 수 있도록 제대로 경고를 하고 있다.
더 이상 발을 들여놓으면 기다리는 것은 죽음이라고.
"그렇군. 대단한 고수인 것 같군. 네가 금주 보유자의 리더인가?"
"......글쎄?"
"뭐, 그렇게 살벌하게 굴지 마라. 여기서 싸울 생각은 없으니."
뜻밖의 말에, 카산드라는 의심의 눈빛을 보낸다.
나이트 에덴은 옅은 웃음을 지으며, 주저 없이 경고의 선을 넘었다.
"그냥 인사하는 거야."
동시에, 사방에서 날아오는 물로 이루어진 바늘.
그것들은 나이트 에덴이 오른팔을 휘두르자 사라졌다.
"......!"
"자객인 줄 알았다고 했었지. 함정을 설치했던 건가. 대단하군. 하지만 말을 주고받을 때는 불필요하지."
미리 준비해 두었던 지연 공격이다.
하지만 음속으로 발사된 바늘은, 모두 나이트에덴의 손에 쥐어져 있다. 완전히 컨트롤을 장악당했다.
그가 주먹을 꽉 쥐자, '프룩투스'가 소리를 내며 증발한다.
"호오? 당신의 입장이 정말 그렇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나를 확실하게 죽여야 할 것 같은데......."
"나는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다. 그래서 절대 죽을 수 없지. 나는 금주 보유자 7명을 확실하게 죽일 수단을 마련한 후에 실행할 것이다."
"...... 피스라운드 씨한테서, 그리고 당신의 선대 '개벽'의 각성자로부터 들었어. 칠성사는 세상을 지키기 위한 존재라며. 당신 혼자서 해낼 생각이야? 참 독선적이네."
카산드라의 비아냥거림에, 남자는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너는 착각하고 있어. 말했잖아. 내가 마지막 희망이라고. 그러므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하지. 나의 죽음은 세상의 죽음. 이 세상에서 가장 죽지 말아야 할 존재. 그것이 바로 나다."
"자신을 절대적이고 유일무이한 구세주라고 착각하고 있는 걸까나. 자만심도 대단하네."
"이거 귀가 따갑군. 네 주관으로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면, 내가 부족하다는 증거지."
나이트에덴에게 있어, 상대한테 무시당하는 것은 자신의 잘못이다.
"내가 목표로 하는 것은, 적대자가 얼굴만 보고도 무릎을 꿇을 정도로 압도적인ㅡㅡ빛이다."
두 팔을 벌리며 말하는 모습을, 달이 비춘다.
구세주를 자처하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결과를 남긴 자에게 주어지는 이름이다. 하지만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아니.
비유도 뭣도 아니고, 그것은 정말 당연한 사실로 이야기되고 있었다.
"빛?"
"그래. 나는 빛이 되고 싶다. 내일을 불러오는 빛이. 어둠을 추방하는 빛이."
그렇게 말하며, 나이트 에덴은 발걸음을 돌린다.
"오늘은 어디까지나 인사였다. 아군에게도 적군에게도 널리 알려야만 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 우선 '군신'의 각성자가 일을 해주고 있다. 야심가이지만 좋은 녀석이지. 자기 잣대가 있다. 정말 해낼 수만 있다면, 세상을 구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말이 엉망이야. 당신이 구세주였던 거 아니었어?"
"나는 어디까지나 마지막 구세주다. 우리의 가치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에 의해 증명된다.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세상을 구했다면, 그 사람이 구세주다. 내가 반드시 세상을 구하는 것과 모순되지는 않아."
이야기를 들으며, 카산드라는 그 무방비 상태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놓칠 거라 생각해?"
곧이어 카산드라의 뒤에서 바다에서 물줄기가 튀어나와 형체를 이룬다.
"멀티플 하이드로 드라군"
신비를 응축하여 구성된 물의 용.
보는 사람을 경외하게 만드는 절대적인 살육자.
"여기서 죽으렴. 그러면 이상이 꿈속 이야기인 것도 모르고 끝날 테니."
"아니, 다르다, 카산드라 젬 아르카디우스."
돌아서서 나이트 에덴은 오른팔을 휘둘렀다.
카산드라가 반응할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았다. 방어가 아닌 회피를 선택했다. 발밑의 수분을 작렬시켜 급히 물러난다.
남겨진 도룡(濤竜)이, 순식간에 상하체가 분리되었다.
"이상은 꿈의 이야기다. 꿈의 이야기는 비현실이다. 그러므로 나는 비현실적인 것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업무도, 의무도, 숙명도 아닌. 서약이다."
"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