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나는 사람들 한가운데에 있었던 모양이다.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는 사교계 사람들이 아부하러 온 모양이다.
그 인파를 헤치고, 정장을 입은 지크프리트 씨가 나를 데리고 빠져나왔다.
"힘들었겠군."
"당신이 더 힘든 것 같은데요......"
뒤에서 시선이 날아오는 것을 느낀다.
"어머, 정말 멋지네요. 아름다운 기사님과 함께라니, 역시 마리안느 님이시네요."
"정말 요즘 젊은것들은. 기사라니, 그만둬......"
우리 일행을 보고 절반은 부러움의 눈빛을, 절반은 경악을 금치 못하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과도기라는 것을 자각한다. 나는 귀족과 기사가 손을 잡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도 잘 돌아가는 시스템도 많은 것이다.
"오늘은 귀족원 측 사람이 보이지 않으니, 이 정도면 괜찮을 줄 알았다만 ......"
야외의 테라스석으로 안내되어, 두 사람이 앉았다.
지크프리트 씨가 웨이터에게 물을 가져다주는 것을 멍하니 바라본다.
밤하늘에 떠 있는 달빛이, 지크프리트 씨의 붉은 머리카락을 선명하게 비추고 있다.
"평소와는 머리끈이 다르네요."
"아아, 그건 고향에서 가져온 거다. 애착도 있지만, 상황에 맞게 바꿔야 할 것 같아서."
전에 예복을 한 벌을 가지고 있다고 했었는데, 이거였구나.
얼굴이 얼굴인지라 뭘 입어도 잘 어울린다는 걸 알지만, 그걸 제외해도 잘 어울린다.
"여유가 없는 얼굴이군."
"...... 린디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 너다."
어머, 하고 자신의 뺨을 만져본다.
그래. 그러고 보니 요즘은 군신과의 결전을 위해 각처와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
"잠자는 시간도 줄이고 있겠지. 대대장과 헌병대원들한테도 들었다. 하인차라투스와 합동경계태세 속에서 피스라운드 가문의 후계자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외국 기사단을 꾸짖기도 한다던데........"
말하면서, 그는 내 눈물샘을 손가락으로 살며시 쓸었다.
"화장으로 감추고 있지만, 다크서클이 심해."
"......열심히 할 때니까요."
자택 집무실을 빌려서 사역마와 밀서를 주고받는 나날. 잠자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다.
공식적으로 국가 간에 손을 잡은 것이다. 사람의 이동, 물자의 유통. 모든 데이터를 손에 쥔 상태다. 그것들을 일일이 확인하여 놈들의 행방을 찾아내야 한다.
칠성사에 비해 나는 정보전에서 큰 우위를 점하고 있다. 상위 존재의 힘으로 모습을 감출 수 있다고 해도, 물질적인 움직임은 반드시 발생한다.
"오늘은 이것으로 끝인가?"
"아니요. 파티가 끝나면 또 다른 일이 하나 있어요."
"바쁘기도 하지 ...... 편히 쉬었다 가라."
뭐, 그렇겠지.
쉬기 위하여, 초대장을 한 장 더 받아 원래 오지 않았던 지크프리트 씨를 부른 것이다.
이 얼굴이 옆에 있으면 아무도 다가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둘만 남게 될 줄은 몰랐다. 두근두근하니까 그만해 줬으면 좋겠다.
"하암.......앗........"
"훗, 신경 쓰지 마라."
나는 매우 자연스럽게 하품을 하고는, 입술을 살짝 감추었다.
기사는 웃기만 한다. 그 표정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힘이 빠진다.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을 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잘 건가. 담요를 가져다주도록 하지."
"아, 니요 ...... 여기도 상관없어요."
"!?"
나는 의자를 살짝 끌어당겨서, 지크프리트 씨의 어깨에 머리를 얹었다.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이거. 스틸컷으로 가끔 봤지만 실제로 느낌은 어떨지.......와 이거 진짜로 잠 잘 온다.
〇무적 비켜!!!!!!
〇찔러용 비켜라고 해도 네 자리가 아닌데?
〇무적 모두의 자리야!!!!!
〇무적 하지만 저 얼굴은 아마 아가씨가 아니면 못 꺼내는 얼굴이니까 ......!!!!
〇무적 저 얼굴을 하게 한 이상, 엄밀히 말하면, 아가씨 자리라고 ......!
〇무적 인정할 수밖에 없는 건, 알고 있어............ㅡㅡㅡ!!!!
〇찔러용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