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부 323화 반짝이는 청춘의 빛과 그림자(1)2023년 04월 16일 10시 07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사람이 자신을 잃어버리는 순간은 언제일까? 실물 크기의 자신을 바라본다.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다. 둘 다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일이지만,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환경에 의해 왜곡된 자, 타인에 의해 왜곡된 자, 혹은 무력에 빠져 권력에 자만하고 스스로 자신을 왜곡한 자들. 피해자도 있고 가해자도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그러지 말자'면서 반성하는 정도다. 남의 일처럼 말하고 있는 나 자신이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지는 않은가. 치트에 자만하고, 환경에 교만하고, 사람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인간이 되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그런 식으로, 가끔은 두려울 때가 있다.
"저기 저것 좀 봐"
"그가 바로 소문의 호크 골드 님!"
"로건 전하께서 신뢰하는 이국의 거상!"
"오! 정말 아름다워!
"신성한 금발에, 하얀 피부가 너무도 고와요! 눈이 부실 것 같아!"
"일생에 한 번만이라도 저런 아이와 ......"
으음, 어색하다. 바스코다가마 왕국 왕립학교의 문화제, 반에서 합창을 하게 된 마리가 입을 드레스를 부모님이 일부러 공들여 만들었다며 온 가족이 함께 응원하러 온 것은 좋았지만. 뚱뚱함이야말로 부의 상징, 햇볕에 그을리지 않은 하얀 피부야 말로 부의 상징, 금발은 길조로 여겨지는 이 나라에서 금발에 하얀 뚱뚱한 나는 절세미남, 이글 아빠도 검은색이라는 점만 빼면 최고급 미남으로 대접받는 미추역전의 왕국.
그냥 걷기만 해도 여기저기서 뜨거운 시선이 쏟아지고, 한숨이 새어 나오다니, 무슨 개그냐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아니, 그들의 가치관으로는 진지할 테니 웃는 것은 실례가 되겠지만, 역시나 마음이 편치 않다. 미추역전 세계로 전생한 자들도 매일 이런 우스꽝스러운 시선을 견뎌내고 있는 걸까.
"하지만 말이야."
"왜 저런 '못생긴' 짐승을 데리고 계시는 걸까?"
"얼마든지 고를 수 있는 입장이었을 텐데..."
"분명 그는 외모를 구분하지 않는, 남을 차별하지 않는 따뜻한 인품의 소유자임에 틀림없어!"
"그래, 그렇겠지!"
"외모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아름다울 줄이야! 대단해!"
내 이마에 파란 핏줄이 솟았다. 내 한 걸음 반 뒤에서 매점에서 산 초코바나나를 씹으며 따라오는 카가치히코 선생님은 원숭이 수인이다. 이 나라에서 금발은 상서로운 것으로 여겨지며, 백인, 비만, 야수인 요소가 적을수록 부유한 아름다움의 스테이터스. 반대로 태닝, 근육, 야수적인 요소가 강하면 가난의 상징으로 못생겼다고 여긴다.
즉. 올리브나 크레슨, 카가치히코 선생님과 같이 머리가 동물이며 우락부락한 짐승인은 이 나라에서는 못생긴 놈 취급을 받는다. 반대로 이 나라의 수호신인 세토 신이나 혹은 린도처럼 인간에 동물 귀와 뿔, 꼬리만 붙인 듯한 외모는 극찬을 받는다. 음, 이해가 잘 안 된다, 정말. 나라 전체가 모에돼지냐고 말하고 싶다.
"죄송해요 선생님. 역시 버질에게 부탁하는 게 더 좋았나 봐요."
"상관없스므니다. 한때는 다이묘 가문의 검술 지도자로 앉아 있었던 몸.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에는 익숙하므니다."
자신을 우습게 여기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을 우습게 여기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것은 흔한 전개이지만, 흔하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흔한 것이 된다. 으음, 화가 난다.
예전의 나였다면 소중한 물건 따위 만드는 게 더 나쁘다, 스스로 약점을 늘리려는 바보가 자초한 일이라고 욕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나는 전생부터 이어져 온 고집스러움을 어느 정도 해소한 사람이다. 그 때문에 오히려 어른스러워진 것 같기도 하지만, 사람으로서는 다소 정반대에 가까워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형, 이쪽임다!"
"어서 오렴 호크!"
"곧 시작될 거야."728x90'판타지 > 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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