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9 신마결전 ②
    2020년 12월 16일 16시 31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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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8839dt/59/





     "드래곤이다, 거대한 드래곤들이 교회 위에서 무언가와 싸우고 있다!"



     졸업파티회장. 여신님을 사칭한 악령의 출현과, 그걸 뒤쫓아간 저의 제일 소중한 친구.....플뢰레티.


     회장에서 상처입은 사람들에게 치료마술을 쓰고 있던 저는, 누군가가 외친 목소리에 창 쪽으로 얼굴을 돌렸습니다.


     저는 그 여신이 진짜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용들도 오래된 신을 위해 싸우고 있는 거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창 쪽으로 갔고, 미세하게 보이는 창 밖 저편에서 무언가가 많이 날아다니며 불을 뿜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저곳에....레티도 있는 걸까요? 싸우고 있는 걸까요?


     레티는 항상 메이드의 영역을 넘어서 저를 위해 힘써주었습니다. 친구라고 생각하는 것은 저 뿐이고, 레티는 저를 모시고 있는 것 뿐일지도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대신할 수 없는 친구입니다.


     그녀가 강하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어디에서도, 누가 상대여도, 레티가 있다면 안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분명 바로 돌아와 준다.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상대는 여신입니다. ......부디, 무사히 돌아와 주세요.


     "꺄아아앗!?"


     갑자기 창 밖 멀리서 거대한 불기둥이 일어나자, 회장의 사람들이 비명을 지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불안한 와중에 다시 불기둥이 일어나고, 그 후에 창 밖이 빛에 휩싸였습니다.



     "ㅡㅡ샤론. 샤론!"


     "......안디님?"


     한순간 정신을 잃은 모양입니다. 제가 눈을 뜨자, 어깨를 감싸고 있던 안디님께서 안도한 듯 한숨을 쉬었습니다.


     드레스의 노출된 어깨가 닿아서, 저의 얼굴은 뜨거워집니다. 부끄러워서 무심코 시선을 돌리자ㅡㅡ


     ".....앗."


     그곳에는 회장의 사람들이 많이 쓰러져서 상처를 입은 모습이 보였습니다. 분명, 빛의 폭발같은 것이 있어서 창의 유리가 모두 깨져서 날아가버린 탓이겠지요.


     

     "마법을 쓸 수 없어!?"


     "저도요."


     "아니.....스킬을 쓸 수 없다!"



     누군가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스킬이 쓸 수 없게 되었다? 스킬을 쓸 수 없게 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술을 쓸 수 없게 된다면. 그럼, 이 부상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샤론?"


     "제가 치료하겠어요!"


     저는 마술스킬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레티와 함께 스킬이 없어도 쓸 수 있도록 많이 연습해왔습니다.


     "치료마법의 주문을 기억하는 분은, 종이에 써주세요! 마력을 안정시키며 흘리고, 제대로 틀리지 않고 영창한다면 스킬이 없어도 발동돼요!"


     치료하고 있던 술사들에게 말을 걸며, 저도 부상자들에게 치료마술을 겁니다.


     ".....샤론님.....감사해요.....죄송했어요...."


     "괜찮아요."


     이전에 저를 바보취급했던, 학급 여학생이 울면서 사과하였습니다.



     

     "샤론, 넌 슬슬 피난하는 편이 좋아."


     "무슨 말씀하시나요? 아직 부상자가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하지만....네게 만일의 일이 생긴다면."


     안디님은 저를 걱정해서 피난하도록 권합니다. 멀리에선 아직도 충격같은 소리도 들리네요. 분명, 아직 레티는 싸우고 있습니다.


     "안디님, 저희들은 귀족이에요. 이런 때야말로, 저희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정신차려, 안디."


     "샤론...."


     "제가 혼내자, 한순간 깜짝 놀라고.....미소지으면서 저의 머리카락에 입술을 대었습니다.


     "알았다. 나도 백성을 위해 일하도록 하지. 갔다 올게, 나의 샤론."


     "예."


     .......저, 저렇게나 정열적인 분이셨나요?



     술사들이 주문을 영창하고, 움직일 수 있는 부상자들을 전장에서 벗어나도록 지시를 내리고, 저는 미처 못 도망친 사람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소꿉친구인 카르가 남자기숙사를 보러 간다고 말했기 때문에, 저는 여자기숙사 쪽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누구도......없사와요."


     전의 마물대습격 후, 하급생 여러분과 피난훈련을 한 것이 효과를 거둔 모양이어서 안심했습니다.



     콰아아아아앙.....!!



     "히익."


     들려오는 소리에 무심코 작게 비명을 지릅니다.


     무슨 일일까요......? 여자기숙사의 1층 안. 그곳에 무언가가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한 순간 마물에 습격당했던 공포를 떠올려서 몸이 위축됩니다. 하지만, 레티도 노력하고 있어요. 저도 두려워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발소리를 죽이면서 조용히 다가가자.....저는 후회하기 시작했습니다.


     가까이 갈 때마다 한기가 강해집니다. 무서울 정도의 사악한 기척..... 혼이 거부하는 듯한 공포가 '도망쳐' 라고 호소합니다.


     하지만.....만일 마물이 있다면, 확인이라도 하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는 부상자들에게 위험이 닥칩니다.


     슬쩍 다가가서.....그늘에서 들여다본 그곳에 검은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


     목구멍 안에서 소리조차 안나는 비명을 질렀습니다.


     피처럼 새빨간 눈.....청동같이 어두운 피부.....천 년이나 방치한 듯이 풍화된 의상이 바람도 없는데 나부끼며, 그 등에서 돋아난 무서운 거미같은 검은 다리가 맥박에 맞춰 꿈틀대고 있습니다.



     악마..... 그것도 대정령에 필적하는 고위악마ㅡㅡ [아크 데몬]


     

     과거 이세계인이 남긴 수기에서, 결코 건드려서는 안되고 국가조차도 멸망시키는 천재지변급의 재앙이라고 기록된 존재.


     하지만......그 얼굴은......



     꽈당.......


     "레, 레티.........?"


     [샤론 아가씨.......]


     

     무심코 잔해를 쓰러트리고 만 소리에, 저의 목소리에, 그 악마는 조용히 돌아보고는 저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 목소리....수 천 마리의 벌레가 꿈틀거리는 듯한, 사람이 아닌 '무언가' 가 무리하게 내는 듯한 불쾌한 목소리에, 저는 두려움에 무심코 한걸음 물러서자 그 악마는 슬픈듯한 얼굴로 고개를 숙입니다.



     [죄송하옵니다.... 제가 러블리 스파이더라는 걸 들키고 말았네요]


     "............뭐?"



     너무 당돌하다 못해 좀 그런 발언에, 저는 그 악마가 레티라고 확신했습니다.


     러블리 스파이더!? 의미를 모르겠사와요!?


     잘 보면 몸 안이 상처 투성이였고, 왼쪽 손발이 끊겨서 없어진 것을 보고 무심코 숨을 삼켰습니다. 오른다리도 꺾여있는지 이상하게 굽혀져 있었고, 거미의 다리로 무리하게 서있는 듯이 보였습니다.


     [조금 기다려주세요. 저는 메이드지만, 애완동물로 기르실 거라면 벌레상자에.....]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건가요!? 조용히 앉으세요!!"


     [예]


     레티같은 악마는, 제가 혼내가 순순히 자리에 털썩 정좌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 무섭네요. .....그래도, 눈앞의 상처입은 그녀를 놓아둘 순 없었어요.


     "무슨 일이.....있었나요? 그 여신은요?"


     [여신은 새로운 여신이 된 클라리스님에게 소멸당했어요. 그녀는 여신의 과거 흔적을 소거할 생각인 모양이에요. 샤론 아가씨는 지금 바로 먼 곳으로 도망치세요. 제가 시간을 벌겠어요]


     "..............."


     말하는 의미를 절반도 이해할 수 없겠네요. 그 목소리도 듣는 것만으로도 무섭고요. 하지만 그녀가 저를 마음속 깊이 걱정하고 있는 것만은 이해했어요.


     

     "당신은.....레티가 맞지요?"


     [예, 플뢰레티가 맞사옵니다]


     그 말에, 제가 조용히 떨리는 손을 뻗자 레티는 몸을 약간 멀리했습니다.


     [죄송해요. 드레스가 더러워져 버려요]


     "그런 건 신경쓰지 않아요!"


     저는 강제로 레티의 손을 잡고서 치료마술을 그녀에게 썼습니다.


     만지는 것 만으로도 손이 떨리고 멀미가 납니다. 저의 치료마술이 거의 듣지 않네요. 하지만.....이렇게 될 때까지 저를 위해 싸워준 레티를 위해서, 저도 뭔가 하고 싶었습니다.


     [......이젠 괜찮아요. 떨어지세요]


     "하, 하지만 아직......"


     [저는 인간이 아니니, 이 상태의 저를 그다지 만져서는 안돼요]


     레티의 말에 저는 고개를 들고 그녀의 눈동자를 보았습니다.


     아마도, 보통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상처입은 것이겠지요. 그런데도 저만 신경쓰려 하는 레티에게, 저는 분노를 느꼈습니다.


     "레티!"


     [예, 샤론 아가씨] 


     저는 빼려고 하는 손을 거머쥐며, 강하게 쥐었습니다.


     "당신이 뭐여도 관계없사와요! 설령 거미라 해도, 설령 악마라 해도, 레티는.......플뢰레티는 저의 가장 친한 친구인 것이와요!"



     레티가 처음으로 보이는 순진한 표정으로 깜짝 놀라며 눈을 부릅뜨고, 그 후에 꽃봉오리가 만개한 듯이, 이쪽이 부끄러워할 정도로 미소를 가득 띄웠습니다.


     

     [예, 샤론 아가씨!!]


     

     그 때.....저와 레티 사이에 '무언가' 가 연결되고, 철럭.....라고 '자물쇠' 가 벗겨지는 듯한 소리가 내부에서 들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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