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3부 281화 먼저 추리를 보여준 쪽이 지는 법칙(1)
    2023년 04월 09일 14시 22분 2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결국 그날 저녁 디너 파티는 열리지 않았다. 제2, 제3의 샹들리에 낙하 사건이 발생하면 곤란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승객들은 안전을 위해 각 객실에 대기하도록 요청받았고, 1등실에 묵는 손님들의 식사는 선원들이 각 객실로 가져다주기로 했고, 2등 이하 객실 손님들은 지정된 시간에 각 구역에 있는 레스토랑이나 푸드코트까지 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부인의 부검도 무사히 끝났고, 이그니스 님의 방에서 호화로운 저녁을 먹은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정보 수집 및 현장의 재검증이다. 여신 스마트폰의 나노머신 살포에 의한 셰리 스캔으로 이 배 전체를 3차원적으로 분석하여 철저하게 사건에 쓰였을 만한 흉기를 찾던 중, 조금 이상한 점을 발견하여 흉기 확보는 뒤로 미루고 이렇게 기초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지금은 봉쇄된,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제1파티홀에서 이그니스 폐하와 함께 조사를 하고 있을 때, 예의 미소녀 탐정이 얼굴을 내밀었다.

    "이봐요, 당신들, 파슬리 보지 못했어? 저녁 식사 시간인데 돌아오지 않아서 걱정이야!"

    "글쎄?"

    "모르겠다. 그런데 나의 라이벌이여, 수사는 잘 되고 있나?"

    "비밀이야! 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이 명탐정 샬롯이니까!"

    "흠, 그 의욕은 좋군!"

    "아직 무슨 용무가 있으세요?"

    "아니, 딱히? 단지, 샬롯이 아닌 다른 탐정과 현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건 처음이라 왠지 신선하다고 생각해서!"

    "훗! 명탐정이 가는 곳마다 사건이 있을지니! 더군다나 이런 폐쇄적인 사건이 일어날 것 같은 호화 여객선! 우연히 탐정이 마주쳤다 해도 무리가 없겠지!"

    "맞아~! 아저씨 뭘 좀 아네~!

     에헤헤! 라며 약삭빠르게 이그니스 님에게 달라붙는 핑크색 단발머리의 미소녀 탐정. 이그니스 님도 싫지는 않은 듯 활짝 웃고 있다. 잘하네, 정말. 옛날의 나 같으면 그 광경이 왠지 재미없어서 불쾌해하며 떠났을 것이다. 나도 어른이 되었구나.

    "자, 이제 대충 사건의 실마리는 잡혔다. 이제 결정적인 증거를 찾는 일만 남았는데."

    "그래? 정말? 어쩌면 샬롯이랑 같은 결론에 도달했을지도!"

     미소녀 탐정은 미소를 지으며 이그니스 님을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다.

    "저기 아저씨. 만약 샬롯이 먼저 그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냈을지도 모른다고 하면 어떻게 할래?"

    "그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로다! 하지만 맛있는 것은 빨리 먹는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있느냐! 나는 크게 아쉬워하면서도, 그대의 건투를 치하하겠지!"

    "...... 그렇구나! 그럼 아저씨, 나중에 봐!"

     미소녀 탐정은 빙그레 웃으며 그렇게 말하고는, 치마와 분홍색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제1파티홀을 빠져나갔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글쎄. 로건에게 달렸겠지. 뭣하며 내가 도와줘도 상관없다만?"

    "두 번째 사망자를 낼 생각이세요?"

    "하하하! 말하지 않느냐! 그대한테도 천국행 특등석 티켓을 끊어 줄까? 지금이라면 특등석에 마음껏 탈 수 있다만? 응?"

    "하하하! 설마 그럴 리가요."

         ◆◇◆◇◆

    "자, 제군. 잘 모여주었다."

     시간은 23시. 이그니스 폐하의 스페셜 추리쇼가 시작된다! 라고 미리 대대적으로 홍보해 놓았기 때문에 1등 객실의 고급 라운지에는 꽤 많은 인원이 모여 있다. 특히 그 사건 발생 당시 파티홀에 있던 사람은 모두 모이라고 폐하께서 선장에게 신신당부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당시 그 자리에 없었을 알리바이가 있는 사람을 포함해 1등실에 묵고 있는 손님이 거의 다 모인 것 같다. 그래, 그 유명한 폭군 이그니스 마마이트의 원맨 추리 쇼니까. 신경이 쓰이지 않을 리가 없다.

     참고로 이그니스 폐하의 강력한 요청으로 이 자리에서 앞으로 진행될 이그니스 폐하의 추리쇼는 전광판을 통해 선내 전체에 울려 퍼지게 되어 있다. 자, 이제부터가 관건입니다, 이그니스 님.

    "제군! 오늘 발생한 끔찍한 사건에 대해 짐은 이미 대략적인 윤곽을 잡고 있노라! 우선, 이것이 살인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다!"

     선거 연설인가! '라고 할 정도로 목소리를 높이며 강력하게 그렇게 단언하는 폐하를 보고, 몇몇 사람들이 숨을 죽였다. 소파에 힘없이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있던, 고 네그로니 부인의 시녀 프룬 씨가 고개를 들었다.

    "저 샹들리에는 권총으로 고의로 쏴서 떨어뜨린 것이니라. 총알은 4발. 모두 사람의 눈을 피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사슬에 명중시킨 범인의 솜씨가 대단하다!"

    "하지만 그 많은 인원이 있는 상황에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4번이나 총을 쏘는 것이 가능할까요? 조준하기 위해 팔을 높이 들어 올리면 그 자체로 눈에 띄지 않을까요?"

     폐하의 독단적인 행동에 내가 끼어들었다. 물론 이것도 준비된 것이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