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부 276화 타임・오브・부・케토스(2)2023년 04월 08일 15시 16분 2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으면 좋겠어."
"고리우스 선배라면 분명 좋은 아빠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재학 중에 꽤 보살핌을 받았던 내가 하는 말이니 틀림없다. 지금도 기억나네, 투기대회에서의 수상한 만남부터, 해변학교에서의 일, 새끼돼지부 합숙에서 함께 서핑을 하고, 신년에는 함께 잠입수사를 하러 외국에 가기도 했었지. 마치 손이 많이 가는 동생처럼 귀여워해 주었다.
전생은 귀가부, 현생은 월반이었던 나에게, 저 둘은 처음으로 친해진 진짜 선배였을지도 모른다. 대학에서 만난 루타바가 2세와는 그다지 친해지지 못했고.
도중에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 있는 올리브와 로리에와도 눈이 마주쳤지만, 두 사람 모두 별다른 이상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고, 길었던 피로연도 무사히 끝이 났다.
"어이 꼬마, 잠깐 일루 와봐."
"와, 초대하는 방법이 양아치 같은데요, 고츠크 님."
내가 화장실을 간다며 자리를 비운 사이, 화장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가메츠 할아버지의 부름을 받았다.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별거 아닌 그냥 담배 타임이었다.
"그건 그렇고, 메아리 이스였나? 니가 기억을 지워버리고 던져버린 애랑 모르는 척하며 친하게 지내는 걸 보면, 니도 성격 안 좋지 않아?"
"그 점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겠습니다만, 백지부터 기억을 쌓아가며 지금에 이른 그녀는 더 이상 이전의 광인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니까요. 제 쪽에 응어리나 악감정 같은 건 아무것도 없다구요."
아무도 없는 교회의 작은 방에서 낡은...... 실례, 허름한 의자에 주저앉아 담배를 뻑뻑 피우는 가메츠 할아범이 내 금발머리를 찌르자, 나는 가죽신을 벗고 양말만 신은 짧은 발로 할아범의 발목을 가볍게 차버렸다.
"일단 우리의 숙련된 수녀들한테도 외부의 상황을 살피게 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움직이는 사람은 없대."
"숙련된 수녀란 대체......"
어느 업계에나 로리에와 같은 여걸들이 있구나 하고 감탄하면서, 몰래 쉬는 시간은 끝났다. 하지만 결혼식 및 결혼 피로연도 곧 끝날 예정이니, 다음 일정은 라우라라우라 백작가에서 열리는 2차 파티로 넘어갈 것이다.
만약에 노린다면 저쪽...... 아니, 교회에서 저택으로 이동하는 길목에서? 경비가 삼엄한 교회나 저택에 비해, 여러 대의 마차를 타고 시내를 차례로 이동하는 길목이 더 노리기 쉬울 것 같다. 뿌리부터 비관적인 나로서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최선의 대비를 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혹시 모르니 조사해 볼까?
"...... 아무것도 없네."
"없네요."
"기우로 끝난 것 같아서 다행이다."
이동용 마차가 곧 도착할 때를 봐서 카가치히코 선생님에게 부모님을 맡기고, 피로연에서 빠져나온 올리브와 로리에와 함께 3인 1조로 라우라라우라 백작가가 준비한 이동용 마차를 조사해 본 결과. 놀랍게도...... 특별히 아무것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라우라라우라 백작가가 준비한 마차가 피클스 브랜스턴 제3왕자를 포함한 초대 손님들을 태우고 이동하던 중 시내에서 폭발하거나 사고가 났다면 그것만으로도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을 테니 뭔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너무 과하게 생각한 것 같다. 아무 일도 없는 게 제일 좋은 일이니까. 아무 일도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
우리가 안도하고 있을 때쯤 교회 정문 앞 대계단에 하객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정문이 열리자 안에서 신혼부부가 나타났다. 아무래도 부케 던지기 시간인 것 같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무슨 일인가 싶어 발걸음을 멈추고 쳐다본다.
로리에도 참여하면 어떠냐고 말하려다가 성희롱 발언인가 싶어 멈칫하는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그녀는 헛기침을 한번 했다.
"저는 도련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이니, 결혼 퇴직할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임무상 결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지요."
"그런 무리한 명령은 안 해."
"그런가요."
맑은 봄날의 푸른 하늘에 웃는 키르슈 선배가 던진 새하얀 부케가 춤춘다. 봄바람이 실어 나르는 그 행방을, 우리는 멀리서 그저 조용히, 부드럽게 지켜보고 있었다.
3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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