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1부 270화 용사소환(당하는 쪽)(2)
    2023년 04월 07일 01시 43분 2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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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은 어떤가, 호크 군"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폐하"

     그렇게 꿈에서 들었던 목소리와 같은 목소리를 가진 정령 발짱과 만나 5초 만에 동조한 하루하라 리온 군이 거대 로봇 발할리온의 전속 파일럿이 되어 발할라 왕국을 습격한 인베이지를 격파한 지 오늘로 3일째다.

     리온 군을 불러올 때 일어난 초차원 전송 장치의 폭주 사고로 인한 우발적인 부수적 피해를 입은 것 같아서, 처리하기 곤란해진 나는 발할라 왕궁의 한 방에 보호라는 명목으로 연금을 당하고 있었다. 그런 나의 말벗이 되어주고 있는, 아니 공무를 피해 산만하게 놀러 온 것이 이 나라의 국왕인 엑스 발할라 15세다.

     마치 로봇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캐릭터입니다! 라고 주장하는 듯한 개성적인 헤어스타일이 눈길을 끄는 백발머리에 또다시 금속성처럼 뾰족한 퉁퉁한 수염이라는 이색적인 비주얼을 하고 있는 데다, 지금은 고인이 된 초특급 남성 성우의 목소리로 말하는 이 장난꾸러기 할아버지는 용사 파일럿 소환의 부수적인 효과로 우연찮게 소환되어 미안하다며 반드시 원래의 세계로 돌려보내겠다고 약속해 주었기 때문에, 일단은 순순히 상황에 맡겨두기로 했다.

     하지만 그, 웹소설에 생각이 너무 물든 것인지, 보통 이런 작품은 이 나라의 중요 시설인 초차원 전송 장치가 오작동을 일으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곤란하니까 입막음으로 처형하려고 한다든가 하는 엉뚱한 이유로 난처한 일을 당하고, 초반부터 거드름 피우며 구속하거나 공격할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는 전개가 굉장히 의외로 느껴지네.

     자칫 잘못하면 용사 소환의 소란에 섞여 침입한 수상한 사람 취급을 받아 기사들에게 습격당해 투옥되거나 죽을 뻔한 상황에서 도망치다가 우연히 들른 성의 보물창고에서 전설급 치트 비보 같은 걸 훔쳤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진짜 용사를 위한 필수 아이템이며, 미소년 쪽이 아니라 사실은 평범하고 못생긴 내가 진정한 용사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식의?

     아니, 괜찮다. 적어도 여기는 캐스팅이 노골적으로 레이와가 아닌 헤이세이, 심하게 말하면 쇼와 시대의 로봇 애니메이션 같은 세계니까. 그렇지 않다면 정령 발짱이나 엑스왕뿐만 아니라 성의 병사들까지 엄청나게 익숙한, 단 한 마디만 해도 꽤 고액의 출연료가 나올 것 같은 아주 좋은 목소리로 말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래서? 마법은 쓸 수 있었나?"

    "예, 처음엔 원래 있던 세계와 조금 달라서 놀랐지만, 어떻게든요. 위력도 부족하지 않으니, 이것으로 당분간은 곤란하지 않을 것 같네요."

    "그건 다행이군. 마법을 못 쓰면 불편할 테지?"

     아무래도 이 이세계 가이아스에 있는 마법과 내가 저 세상에서 사용하던 마법은 계통이 다른 것 같아서, 이 세계에 왔을 때에는 원소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 잠시 '아차' 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업무 중에 애용하고 있는, 로건 님이 성탄절에 선물해 준 자수정 목걸이가 큰 도움이 되었다.

     순도가 높은 큰 자수정에는 로건 님의 수호 마법 수식이 새겨져 있어서, 보석 내부에 저장된 수식 발동용 저장 마력을 끌어내어 분해하고 내 몸에 흡수해 원소를 채우는 꽤나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 비로소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단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나머지는 쉽다. 이 세계에 가득 차 있는 에테르의 마력 물질을 엘레멘트로 변환하는 마법 수식을 밤새도록 고민한 덕분에, 나는 에테르와 엘레멘트라는 두 가지 마력의 원천을 체내에서 변환하여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원래 세계로 돌아가면 로건 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러 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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