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5부-24 맞선 배틀로얄(후편)(2)
    2023년 04월 06일 03시 56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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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그게 어쨌다고. 상대를 몰라도......"
    "
    상대가 누군지 모르면, 아픈 꼴을 당해요."

     어느새 젊은 여인의 장미가 서빙을 하는 소녀의 손에 들려 있다.

     소란스러워하는 귀족들 앞에서, 그녀는 재빨리 시트로 얼굴을 닦아 화장을 지워버렸다.

     드러난 민낯을  귀족들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
    , 차기 성녀님 ────!"
    "
    좋은 공부가 되셨죠?"

     타가하라 유이가 종업원의 차림으로 그곳에 있었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상대를 목격하고 안이 떠들썩하다.

     아니. 분위기가 달라진다. 마리안느 피스라운드라는 특급 먹잇감을 노리던 야망에 불타는 젊은 귀족들이, 그에 버금가는 상대를 발견하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
     것도 없네요. 나 정도에게 눈이 돌아갈 줄이야. 만약 그보다 더 뛰어난 인재가 있다면 어쩌나 생각했지만. 역시 당분간은 그에게 맡기고.......)

     자신이 시선을 끄는 현 상황에 유이가 코웃음을 치고 있던, 그때였다.

     '또각'하는 소리가 났다.

    "
    이거 참...... 마리안느가 맞선을 한다고 들었지만. 이래서야 힘 빠지네."

     또각, 또각, 가죽 구두가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

     자신도 모르게 몸이 움직인다.

     그가 지나가는 길을 비켜준다.

    "
    만일의 사태가 벌어지면 이 손으로 처리하려고 했는데, 허탕이다. 다행이네, 유이, 우리의 공동전선은 당분간 유지될 것 같아."
    "......
    , 그렇네요."

     

     풍성한 보리처럼 빛나는 금발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는 홀의 중앙에 서 있다.

     마리안 피스라운드의 약혼남이자 명가 미리온아크 가문의 후계자.

     로이 미리온아크가, 왠지 제멋대로 찾아왔다.

    "
    안심해, 유이. 나는 오늘 이 파티를 끝내기 위해 왔으니까."

     새하얀 눈처럼 새하얀 정장. 검은색 셔츠에 와인색 넥타이를 매어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완벽한 복장.

     금색 커프스가 조명에 반짝이는데그중 하나는 루비가 박힌 붉은색이다.

    "
    로이 군, 보기 드문 옷차림이네요. 정장인가요?"
    "
    마리안느를 모티브로 한 옷이야. 당신들하고는 기세가 다르지."
    "
    잘도 그걸로 왕성에 침입할 수 있었네요......"

     초대장이 도착했는데이미 마음을 정한 상대가 있으니 참가할 리가 없다.

     하지만 정작 상대가 참가한다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
    당신도 마리안느에게 장미를 주고 싶은 거지?"
    "
    ...... 죄송합니다, 그 반대예요. 저는 마리안느 씨로부터 장미를 받고 싶어요."
    "
    아하, 이거 실례."

     로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옆에 있던 젊은 귀족의 가슴주머니에서 순식간에 장미를 뽑았다.

    "
    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변하지 않았겠지?"
    "
    그래요."

     유이 역시 처음에 빼앗은 장미를 주머니에 넣고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다른 귀족의 장미를 눈 깜짝할 사이에 빼앗아 간다.

    "
    장미는 세 송이만 남겨야 해요."
    "
    내 것, 네 것, 마리안느의 ...... 하지만 결국에는 두 송이가 되겠지."
    "
    물론이죠."

     콱, 유이의 손 안에서 장미가 뭉개진다.

     후욱, 하고 로이의 손 안에서 장미가 타들어간다.

    "
    이해했습니다. 우선은 청소부터 할까요."
    "
    쉽게 할 수 있지?"

     

     홀의 공기가 차갑게 식어간다.

     귀족이란 바로 마법사다. 특히 젊은 층은 마리안느의 영향을 받아 개인의 무력을 단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일행들이, 유이와 로이를 둘러싸는 형태로 위치를 잡아간다.

    "
    전채 치고는 양이 많네요."
    "
    소식하는 편이었나?"
    "
    메인 요리가 너무 기다려지네요."
    "
    동감이야."

     홀에 가득  있던 마력이 수렴되어 간다.

     불꽃을 튀길 만큼 응축되어 가는 공간에서, 유이와 로이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
    기대되는데? 이 로이 피스라운드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 볼까!"
    "
    아직 로이 군은 피스라운드가 아니지만요."

     광장을 무대로  난투극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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