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0부 263화 Daddy! Cool!
    2023년 04월 05일 10시 03분 5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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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크, 호크, 일어나. 곧 도착한다."

    "음~......"

     요즘 왠지 트러블 많지 않아? 힐링이 필요하지 않아?라는 이유로 이번 주에 휴가를 냈는데, 아버지도 왠지 피곤한 모양이라서, 그렇다면 모처럼이니 아버지도 이번 주에 휴가를 내고 부자가 함께 낚시하러 가기로 했다.

     가족끼리 가는 것이라 해도, 올리브와 버질은 호위 겸 짐꾼으로 따라다니고 있지만 말이다. 올리브의 멀미는 괜찮냐고? 훗, 치트 파워 등에 의존할 것 없이, 멀미약이라는 인류의 지혜의 선물을 얻은 지금의 올리브에게 뱃멀미는 적수가 아니다.

     브랜스턴 왕국 영내에 있는 경치 좋은 관광지 듀람 호수 옆에 위치한 관광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이른 아침부터 선실이 딸린 모터보트를 타고 호수로 향한다. 어릴 때 필요에 의해 선박 면허를 취득했다고 하는데, 아버지가 배를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이 의외였다.

     자동차든 뭐든 운전을 잘하는 어른은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의 운전으로 낚시터에 도착한 우리는 부자가 나란히 앉아 느긋하게 낚싯줄을 드리우고, 새벽 햇살을 반사해 반짝이는 호숫가를 바라보며 보온병에 담긴 뜨거운 콘소메 수프를 마신다.

    "하아~, 따뜻해"

    "괜찮아? 조금이라도 추우면 바로 아빠한테 말해야된다?"

    "괜찮아, 아빠. 고마워."

     2월의 이른 아침 호수에서 낚시를 하면 얼어 죽을 것 같다고 느끼는 것은 일본인의 감성이다. 내장된 마법으로 보온과 방풍을 겸비한 모피 방한복을 입은 덕분에, 호숫가가 꽁꽁 얼어붙을 것 같은 한겨울 새벽에도 우리는 포근하다.

     차가운 공기는 맑고 청명하며, 푸른빛으로 물드는 새벽 하늘에 태양이 천천히 떠오른다. 아름다운 호수와 조금 멀리 보이는 육지의 초록빛이 빛을 받으며 여유롭게 겨울 아침의 차가운 공기를 가슴 가득히 들이마시자, 뜨거운 국물로 달아오른 몸에 기분 좋은 찬 기운이 스며든다.

    "앗!"

    "오! 왔구나! 힘내라 호크!"

    "응!"

     아름다운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낚싯대가 흔들리자 나는 급히 릴을 감기 시작했다. 대단해. 살아있는 물고기는 이렇게 힘이 센가? 사지에 근력 강화의 마법을 걸고서 열심히 릴을 감아올리자, 어느새 얼음장 같은 호수 표면에서 꽤 큰 물고기가 튀어나왔다.

    "잡았다!"

    "잘했어, 호크!"

    예이! 라며 이글 아빠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생애 첫 낚시 성공을 축하한다.

    "자~ 그럼 찍습니다요~ 1+1은?"

    "2!"

     살아있는 물고기도 미끼도 만져보지 못하는 겁쟁이인 나를 대신해, 낚시용 장갑을 낀 아버지가 익숙한 손놀림으로 물고기를 풀어준 후, 아버지가 애용하는 제국제 최신식 마도구 카메라로 기념사진을 찍는다. 참고로 카메라맨은 동행한 버질이다.

     힘차게 날뛰는 물고기에게는 미안하지만, 나중에 감사히 그 생명을 받기로 하자.

    "좋아, 아빠도 지지 않는다~!"

    "힘내 아빠"

     잔잔한 겨울의 이른 아침. 풍요로운 대자연 속에서 우리는 느긋하게 낚시를 즐긴다. 아빠도 낚시 경력이 길다고 호언장담하는 만큼 멋지게 물고기를 몇 마리 낚아 올렸고, 반대편에서 낚싯줄을 늘어뜨리며 한가로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던 올리브와 버질도 나름대로의 성과를 내고 있는 듯하다.

     이런 거, 왠지 좋아. 평소와 다른 아빠의 멋짐이라고 할까, 그동안 몰랐던 아빠의 매력적인 면모를 새롭게 발견한 기분이다.

     도중에 빨리 일어난 데다 배가 흔들리면서 요람 같은 효과를 가져온 탓인지, 졸음이 쏟아져 아버지에 기대며 1시간 정도 잠이 들었는데, 이것도 아웃도어의 즐거움 중 하나라며 아버지는 웃으면서 낚시를 중단하고 내가 일어날 때까지 옆에 앉아서 기다려 주셨다.

    "호크야, 재미있니?"

    "응, 재밌어. 아빠는?"

    "물론, 즐겁고 말고! 호크와 함께라면, 이 아빠는 항상 웃는 얼굴이 활짝 피어나지!"

     생각해 보면 지난 11년 동안 이렇게 아빠와 둘이서만(?) 천천히 숙박 원정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몇 번이나 있었을까. 가족 여행 때는 어머니나 마리가 함께 했고, 연극이나 오페라 감상, 저녁 식사 등은 당일치기였으니까.

     아버지가 생선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사실 배를 조종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올리브와 함께 주방에 서서 둘이서 앞치마를 두르고 와일드한 사나이의 밥을 요리하는 모습은 매우 신선한 광경이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는 어린 나이에 사막의 고향을 떠나 벌거벗은 몸으로 브랜스턴 왕국에서 노점상을 시작해 길거리 노점상부터 왕국 최고의 대상회 회장까지 오른 사람이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기적적이고 성공적인 점보 드림을 실현한 사람이다. 내 인생보다 아빠의 인생을 다큐멘터리로 만드는 게 더 시청률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기다렸지! 자, 먹어라!"

    "오오! 대단해!"

     생선의 향초구이에, 생선 소금구이. 그리고 오징어 같은 마물의 튀김과 문어 같은 마물의 마리네. 스위트룸에 묵는 고객의 요청으로 호텔 셰프가 특별히 만들어 준 재료가 듬뿍 들어간 샌드위치와 보온병에 남아 있던 콘소메 수프도 곁들인다.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요."

    "맛있게 먹거라."

     맛있다아! 호숫가에 나와 버질의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아빠, 정말 맛있어!"

    "정말입니다요. 설마 나으리께서 이렇게 요리를 잘하시는 줄은 몰랐습니다요!"

    "정말 맛있습니다."

    "하하 그래! 자, 많이 있으니 마음껏 먹어!"

     환한 미소를 짓는 아버지도, 아이스 박스에 담아 가져온 술을 마시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즐거워한다. 작은 배의 작은 선실, 작은 테이블에 가득 차려진 맛있는 음식들. 웃음이 넘치는 평온한 시간.

     이 얼마나 멋진 휴일인가. 행복이란 분명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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