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부-23 맞선 배틀로얄(전편)(1)

 

 샹들리에가 천장을 가득 채운 홀은 모인 사람들의 야망이 소용돌이치는 것 같아서, 잠시라도 긴장을 늦추면 숨이 막힐 것 같다.

"이번에는 영토에서 수확한 신선한 과일을 가져왔습니다. 입맛에 맞으세요?"
"감사합니다. 음....... 어머. 여느 때보다 싱싱하게 잘 익은 것 같사와요."
"영광입니다. 지금 시기에는 저도 밭에 열심히 다녔으니까요. 그런데도 피스라운드님, 여전히 아름다우십니다......!"
"감사해요. 당신의 수확물도 그에 못지않은 빛을 자랑하고 있네요. 닮고 싶사와요."

　사교 파티에서는 칭찬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다.

　이쪽에 과일을 건네준 귀족에게 미소를 돌려준다. 바보냐. 모른다고 생각했냐.

　방금 받은 과일의 단맛은,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과일이 자라는 과정에서 수분을 빼고 당분을 주입한 것이다. 흔적이 남지 않도록 아주 가는 바늘을 사용한 것 같지만, 내 혀를 속일 수는 없다. 이 자리를 위해 도핑에 가까운 행위를 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어, 가문의 이름을 기억해 두자. 이 녀석은 안 된다.

　
〇바깥에서왔습니다  평소에는 안 하던 주제에 사교계 적성이 왜 이렇게 높은 거지?
〇타로  뭐, 엄밀히 말하면 사교계는 아니지만.


　댓글에 적혀 있듯이 사실 이건 사교계가 아니다.

　평소 즐겨 입는 검은색 드레스를 꺼내 입었지만, 평소에도 낮은 의욕은 더욱 바닥을 치고 있다.

　나는 웃으며 말을 건네는 귀족 청년에게 맞장구를 치며 힐끔힐끔 시선을 올렸다.

　홀 안쪽 중앙에 큼지막하게 걸린 현수막.

　

『제8회 사랑에 빠지다♡ 궁정콘』

　

　바~보 아냐?

　

　

　

　

　


　귀족이라는 것은 약혼자가 있는 것이다. 아니면 없거나, 둘 중 하나다.

　나는 로이라는 상대가 있지만, 사실 이후에 상대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부모님이 합의했다고는 하지만, 서로의 당주(현재 피스라운드 가문의 당주는 여전히 명의상으로는 아버지다)는 당사자의 의견도 존중해 주는 사람이다. 한쪽이 파기를 요구하면 통과될 것이다.

　이후에 그 사람으로부터 파기 통보를 받게 되는 일도 있기 때문에, 나로서는 버리는 것을 전제로 한 관계성에 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나를 불러서 어쩌려는 건가요 정말."

　홀에서 나와 바깥에 면한 발코니로 나가 한숨을 내쉰다.

　내려다 보이는 왕도의 밤빛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다름 아닌 왕성의 한 공간을 통째로 사용한 맞선 파티다.

　제1왕자가 몇 년 전부터 '귀족들 간의 교류를 겸하면서 가문에만 얽매이지 않고, 당사자 간의 결혼을 염두에 둔 매칭을 중시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는 이유로 열고 있는 행사다.


　

〇무적  뭐, 잠수함이나 거대 로봇이 있는 세상이니 당연히 맞선 파티도 있겠지.
〇우주의기원  그래 ...... 그럴 수도......

　

 

　
　그래, 그 말대로다. 딱히 이상하지는 않다.

　하지만 역시 로이가 있는 몸이라서...... 거절하려 했지만, 아서 왕이 동봉한 밀서를 통해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참가해 달라고 간청하였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듣자 하니 내가 참가 조건의 나이를 채우기를 기다리던 녀석들이 꽤 많다고 한다. 피스라운드라는 국내 최고 수준의 가문과 후보로라도 인연을 맺고 싶다거나, 혹은 나의 열렬한 팬이라고 한다. 시끄럽다고. 전부 다 미리온아크 가문을 통해서 해. 그 집을 파괴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나도 생각해 볼 테니까.

　대충 본 느낌으로는 아는 사람도 없으니, 이대로 계속 흘러가면 게임 세트가 될 것 같다.

　
　그보다. 이거 원작에도 있는 이벤트인가요?

　
〇화성  있어.
〇제3의성  본래의 레귤러라면 가사 스킬을 육성할 시간이 없어서 망치게 되어버리지만
〇red moon  뭐 무시하고 가사 스킬을 계속 올려놓으면 여기서 왕자를 격추해서 즉시 퇴학당하는 엔딩도 있지만

　
　흠~.

　스킬이라든가 파라미터는 확인할 수 없으니까. 나도 스테이터스 오픈 같은 거 하고 싶은데.

　우울한 한숨을 내쉬며, 한 잔의 과일 주스를 쭉 들이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