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9부 255화 거울 나라의 새끼 돼지(2)
    2023년 04월 03일 17시 56분 4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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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크 올리브가 마구잡이로 뿌려대는 산탄총의 탄막을 마법방벽으로 전탄 반사시켜 사살하고, 다크 카가치히코가 한 발짝 뛰어내리며 내민 카피칼의 일격을 베기로 절단한다. 지나가는 중력탄으로 그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자 순식간에 4구의 시체가 완성된다. 으음, 이런. 외모와 목소리는 닮았지만 실력은 전혀 닮지 않았다. 아니, 치트 능력을 복사당해도 그건 그것대로 곤란하니까 상관없지만 말이다.

    "말이 안 되네. 남의 흉내를 낼 거면 적어도 좀 더 강해져야지."

    "그게 무슨 소리예요. 그게 당신의 본심인 거에요. 부하조차도 짓뭉개서 손쉽게 죽인다니, 정말 무서워. 사람의 마으미 없는 증거라고요. 이 살인자. 그리고 아직 끝이 아니랍니다."

     너무 어이없게 가짜를 죽여버려서 그런지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즉시 나를 욕하면서 승리의 미소를 짓는 맨홀와트가 손에 쥐고 있는 사악한 손거울을 부채처럼 부친다.

     바로 뒤이어 발밑에서 살기가 느껴져서 재빨리 도망치자, 방금 전에 죽였어야 할 다크 4인방이 마치 찰흙처럼 쭈글쭈글한 검은 어둠에 물든 몸을 꿈틀거리며 재생해 나가서는, 곧 각자의 원래 모습을 되찾아가는 것이 아닌가.

    "이곳은 내가 지배 하는 거울 속 세계인 거예요~ 설령 당신이 이 녀석들을 죽여도, 나는 무한으로 이 녀석들을 살려낼 수 있답니다! 오홋홋홋홋홋홋홋홋홋. 과연 언제까지 당신의 체력과 정신력이 버틸까요?"

    "잘도 우리를 죽여버렸겠다 쓰레기가!"

    "본색을 드러냈겠다, 이 돼지가!"

    "결국 우리는 동료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너 자신이 증명한 거다!"

    "이 겁쟁이 배신자!"

    "두 가지, 정정하자."

     승승장구하는 얼굴로 허리에 손을 얹고 우뚝 선 맨홀와트를 지키듯 둘러싸면서, 입에 침을 튀기며 나를 욕하기 시작하는 가짜들. 더 이상 어울리는 것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든 나는, 말 그대로 악역으로 변해버린 영애를 노려보았다.

    "첫째. 나한테 그런 식의 정신공격은 통하지 않아. 반 군이 등장했을 때 내가 얼마나 많은 피해망상에 시달렸을 것 같아? 모두에게 미움받고, 욕먹고, 버림받고, 죽임을 당하고, 주인공이 반 군으로 교체되는 악몽은 10살 때 이미 질리도록 경험했어. 이제 와서 너무 늦은 작전이야. 6년이나 늦었어."

    "뭐?"

    "둘째. 지금 내가 정말 두려워하는 것은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야. 모두가 사라지거나 죽어버리는 것이지. 나와야 할 것은 모두의 가짜가 아니라 가짜 시체가 나왔어야 했다. 나를 죽이고 싶었다면 좀비든 뭐든 상관없었을 텐데. 하는 짓이 너무 어설퍼."

     깜깜했던 공간에 반짝이는 섬광이 흐른다. 한 줄기 빛이 뚫어놓은 구멍을 양손으로 힘껏 파고드는 것은, 주황색 털로 뒤덮였으며 내 머리보다 더 큰 주먹이다.

    "바보 같은? 이런 일은 있을 수 없사와요. 왜냐면 이 거울 안 세계는 내가 지배하고 있는데 어째서? 나의 허가도 없이 꺄아악?"

    "글쎄. 치트라도 쓴 거 아닐까?"

    어둠 속에 왜곡된 구멍에서 새어나오는 빛. 눈부신 역광 속에 자리 잡은 것은, 너무나도 익숙한 네 개의 실루엣.

    "괜찮아? 도련님."

    "오? 뭐야 뭐야! 우리 가짜가 있잖아! 잘 만들어졌구만 어이!"

    "그런가? 실제 나는 좀 더 사나이답지 않을까?"

    "흐음, 개념을 베는 것은 처음이지만 ...... 나쁘지 않스므니다."

     카가치히코 선생님이 얻은 치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베는 힘]. 시간, 공간, 인과, 운명, 우주에 감정, 개념, 심지어 집착과 병마까지도. 일단 한 번 베기로 마음먹으면, 무엇이든, 혹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베어버린다. 그 치트 능력으로 카가치히코 선생님은 나와 선생님 사이에 있는 모든 장애물을 한 방에 베어 버렸을 것이다.

     그런 편리한 힘이 있다면, 딜 군과 천명의 단짝을 맺는 인연도 그걸로 잘랐다면 순식간에 끝났을 거라고? 그건 말이지, 천명의 붉은 실을 자르는 가위와 붉은 실이 보이는 안경을 만들면 앞으로는 특별한 힘이 없는 평범한 인간도 원치 않는 천명의 단짝 문제에 대처할 수 있게 될 테니까......!

    "거두절미하고 선생님. 한 가지 더 베어주셔야 할 것이 있어요. 인과율이라고 하는데요."

    "잘 모르겠지만, 알겠스므니다. 그게 지금의 그대에게 필요한 거므니까?"

    "반드시요."

     또 한 번의 일섬. 카가치히코 선생님이 명검 도겐자카를 뽑아 든 순간, 이 자리에 소용돌이치고 있던 눈에 보이지 않는,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끊어지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분명 거기에 있던 무언가가 단절되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것만은 확실하다.

     자, 그럼. 이쪽도 이제 마음 놓고 반격에 나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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