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부 218화 놀랐어? 트릭 오어 트릿이야!(2)

 

참고로 내 스승은 오늘 왕립학교에서 열리는 할로윈 댄스파티에 1학년 C반 학생인 린도의 보호자로 참가하러 갔다. 나하고도 같이 춤을 추고 싶어서 같이 가지 않겠냐고 권유했지만, 키 3m의 용인과 키 1m의 새끼돼지로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춤을 출 수 없어서 정중히 거절했다.

 내 키는 딱 100센티미터까지 자랐는데, 그 이후로는 1밀리미터도 자라지 않았다. 얼굴도 그다지 성장한 느낌이 들지 않았고, 여신의 가호라고도 저주라고도 할 수 없는 이것저것의 탓일까. 만약 이대로 열일곱 살이 되어도 열여덟 살이 되어도 키가 1m로 남아있다면 정말 울고 싶을 것이다.

"어이, 꼬마, 멍하니 있지 말라고. 빨랑 끝내버리고 싶으니까 빨리 해."

"제발 부탁합니다는?"

"부~탁~합~니~다~!"
 
 농담이라기보다, 지금 완전히 바보로 취급하는 거 아니야??　같은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복도를 걷는 망할 아저씨. 어른답지 못한 것도 정도가 있지 않아 어이!　그래놓고 잘도 교회 지부장을 하고 있네, 라고 감탄할 틈도 없이 누군가의 기척만 느껴지면 바로 선량하고 온화하고 청빈한 13 사도의 얼굴로 변하니, 이건 정말 사기다. 이런 놈이 사도라니, 여신님, 괜찮으세요?　아니, 여신이 선택한 게 아니라, 멋대로 여신의 사도를 자처했던 녀석들의 칭호가 아직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이야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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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번 기부는 어디까지나 대리라는 걸로?"

"예. 이유가 있어서 절대 공개적으로 나서지 않으려는 부잣집 친구의 대리인으로서 저는 그 사이에 끼어들었을 뿐이라구요. 물론 그분이 기부하기로 결정했으니 저도 기부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골드 상회의 자회사인 파스트라미 사는 불우한 아이들의 편이거든요. 앞으로도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그 파스트라미사에서 판매한 고가의 카드를 둘러싸고 청소년들이 협박당하고 카드를 빼앗기거나 패배에 자극받은 플레이어가 상대를 찔러 죽이는 등의 끔찍한 사건도 발생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당연히 가해자의 자기 책임이잖아요. 보석이든, 현금이든, 카드든, 그 뿌리는 같다요.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실제로 죄를 짓는 사람이 나쁜 거죠."

"세상에서는 이 미스터리한 부자의 정체가 누구냐고 떠들썩합니다만?"

 쓰리스트림 신문사 기자 두 명이 응접실에서 음흉한 눈빛을 보내온다. 역시 전형적인 가십성향이 강한 옐로우 페이퍼 컴퍼니답다. 나나 아빠도 가끔씩 기만 정보를 국내에 퍼트릴 때는 익명으로 제보를 할 정도로, 그 실력은 나쁜 의미에서 보증수표다.

 거액의 기부금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는지, 신문기자니 잡지기자니 가십꾼들이 교회 주변을 어슬렁거려서 귀찮으니까 조용히 시키기 위해 한 번쯤은 취재해 달라는 가메츠 할아버지의 부탁이 있었기에, 평소 가장 은근히 신세를 지고 있는 곳을 가장 먼저 선택해 인터뷰에 응했는데, 그 보람이 있었던 것 같다.

"제 입에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네요. 그 분이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거죠. 하찮은 호기심에 장난 삼아 그것을 들춰내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지도 모른다는 충고만 해두겠습니다. 모처럼의 핼러윈이니 당신도 오늘은 일찍 귀가해서 열 살이 되는 딸과 아내와 함께 핼러윈 밤을 즐기는 건 어떨까요?"

"그, 그건 협박입니까?"

"아니요, 친절하게 충고하는 거예요. 아, 그러고 보니 부인께서 두 번째 아이를 회임하셨다죠? 축하드립니다. 무사히 건강한 아이가 태어났으면 좋겠네요."

"어, 크흠!　크흠!　기자님, 이번에 거액의 기부를 받은 것은 어디까지나 무연고의 불쌍한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익명의 선의에 따른 것이라고 여교황님께서도 납득하고 계십니다. 여교황님의 체면을 생각해서 상대방의 사정을 캐묻는 것은 삼가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