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와서, 누나라고 할 수 있겠냐고."
광산을 떠나 레이지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고, 다시 만났을 때의 레이지는 완전히 어른이 되어 있었다.
반가움보다는, 그의 주변에 이미 많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질투가 났다.
그래서 그랬을까.
자신을 좀 더 봐주길 원했고, 자신을 좀 더 의지하길 원하여, 라르크는 육체에 심각한 부담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영왕마검술]을 사용했다.
"......결국은 그 동생에게 구해줬으니 웃기지도 않지 ......"
천부를 빼내자, 대신 시력을 잃었다.
그리고 시력을 되찾을 수 있었고ㅡㅡ그 항구가 보이는 언덕에서 레이지를 보았을 때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다.
이제 동생 군은 동생이 아니다.
한 명의 남자로만 보였다.
하지만 그 마음을 전하기에는, '남매'라는 연결고리가 무거웠다.
레이지가 에바를 선택한 것에, '슬프다'는 생각보다 왠지 모르게 안도하는 나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안도하는 자신에게 화가 났고, 다음에는 외로워져서.
자신을 주체할 수 없었던 라르크는, 이렇게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는 여행을 떠났다.
"아가씨, 골쨩이라고 불러줄래요? '카니온'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은데요."
"그, 그래...... 좋아."
'골쨩'은 황금색 용, 다시 말해 골드 드래곤을 뜻한다.
그때부터 라르크와 함께 행동하게 되었고, 지금도 이렇게 여행을 함께하고 있다.
라르크는 그가 호기심 많은 녀석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여행을 할 거면 덤으로 하자고 생각한, 라르크 일행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있다.
미지의 땅 '카니온'을 포함한, 미개척 지역의 측량이었다.
"잠깐 기다려."
라르크는 자리에서 일어나 따뜻해진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어~이, 골!"
멀리서 유유히 날아가는 황금색 용을 향해, 라르크는 손을 흔들었다.
ㅡㅡ지금부터 동생 군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줘!
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은ㅡㅡ아직 멀었다.
라르크의 감정이, 마음이 진정된 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 뭐 됐어. 그런 빌어먹을 광산에서 만난 우리들이니까,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겠지."
그렇게 말하며, 이쪽을 향해 날아오는 착해 보이는 용에게, 라르크는 다시 한번 크게 손을 흔들었다.
★
"정, 정말 여기에서 가는 건가요!?"
"맞아요. 루루샤 씨, 아바 국장님, 신세졌습니다."
'풍요의 하늘'의 갑판에는 사람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이 거대한 마도 비행선은 공중을 날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루루샤 씨는 올해 부국장에서 국장으로 승진했다는 섭외국 국장 아바 씨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뭐, 그야 그럴 것이.
여기서 뛰어내린다고 했으니까.
"...... 레, 레이지, 우리는 나중에 천천히 갈 테니까......?"
"아버지, 지금 와서 무슨 소리예요. 성왕도 교외에 착륙하면 몇 시간이나 걸리잖아요."
"하, 하지만 이런 옷차림으로 뛰어내리다니 ......."
나는 혼례용 예복, 단테스 씨와 논 씨도 무장을 풀고 각기 정장과 드레스를 입고 있다.
"미미노 씨를 잘 부탁해요."
"아, 알았다고, 논 ......"
고소공포증이 있는 미미노 씨는, 이미 기절하여 단테스 씨의 등에 매달려 있다.
"ㅡㅡ가요."
아샤는 침착하게 말했다.
그녀는 【불마법】외의 마법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지금은 간단한 【바람마법】으로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고 있기 때문에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흔들릴 정도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큰 소리로 선교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풍요의 하늘'의 최고 사령관과 다른 승무원들.
그리고 노령의 제국 황제도 있다.
이야...... 사실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사전에 "마도 비행선, 빌릴 수 없을까요?"라고 부탁을 했지만, 설마 '풍요의 하늘'이 올 줄은 몰랐고, 게다가 황제 폐하께서도 직접 오실 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