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에필로그 오버리미트 스킬홀더(4)
    2023년 03월 24일 09시 29분 5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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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슨 추기경님, 오늘 주례를 맡아주셔서 정말......"
    "아아, 괜찮아, 괜찮으니까. 얼굴을 드시게. 이런 늙은이에게 고개를 숙일 일이 아니야."

     토마슨은 교회로 돌아갔으며, 교황의 희망에 따라 추기경으로 재임명되었다.

     그런 그가 레이지와 에바의 결혼식을 집전하는 신부가 되겠다고 나서고는, 특유의 실행력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다.

    "가끔은 현장 일을 하지 않으면 성서의 구절도 잊어버리니까."

     여전히 편한 말투였지만, 토마슨 추기경과 별다른 접점이 없던 에바는 물론이고, 교회의 넘버 2인 그를 앞에 두고 동갑내기 4명은 긴장했다.

    "그보다....... 네 신랑은 아직 안 왔나?"
    "네."
    "흐음, 이렇게 아름다운 신부를 걱정하게 만들다니. 설교라도 하나 해야겠군."
    "아뇨, 걱정하지 마세요. 레이지는 반드시 올 테니까요."
    "......호오."

     확신에 찬 말투를 듣고, 토마슨 추기경은 눈을 깜빡였다.

     그때,

    "ㅡㅡ아가씨~ 에바 아가씨~"

     달려오는 목소리.

     에바와 다른 귀족 자녀들 뿐만 아니라, 토마슨 추기경에게도 물론 호위병이 있어서 그들이 경계를 한다.

    "문제없어요. 저분은 저희 가문의 유능한 연락원이니까요."
    "연락원?"

     미라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

    "네...... 뭔가 좋은 소식인 것 같은데요."

     방에 들어온 것은 예복을 입고 있지만, 옷차림이 흐트러져 있는 여성이었다.

     당황하고 있는 모습은 평소와 다름없는ㅡㅡ젤리였다.

    "에바 아가씨! 연락이 왔습니다요, 도련님한테서!"
    "레이지는 언제 도착한대요?"
    "그, 그게......"

     젤리는 검지 손가락을 위로 향했다.

    "이미 왔답니다요."
    "...... 벌써? 어디있대요?"
    "그, 글쎄요, 그건......"

     젤리도 고개를 갸웃거릴 때였다.

     방 안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저, 저거 봐!"

     에탄이 창밖을 바라보며 외쳤다.

     그곳에는ㅡㅡ성왕도의 상공에는 거대한 그림자가 있었다.





     에바는 달려갔다.

     저기에 레이지가 있는 게 틀림없다고 믿었다.

     성당에서 밖으로 나가자 마차들이 북적거리고 있었고, 내려온 귀족들도 꽤 많았다.

     그들 모두가 거대한 그림자, 마도 비행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풍요의 하늘]......!"

     에바도 타본 적이 있다.

     실종된 레이지를 찾으러 간 레프 마도 제국에서.

     제국이 지금도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마도 비행선이 바로 [풍요의 하늘]이다.

    "..... 후후후"
    "에, 에바 님?"

     무심코 웃음을 터뜨린 에바를 따라잡은 미라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주위에서는 저것이 '적의 공격이 아니냐'며 떠들썩한데도 말이다.


    "미라 님"
    "네."
    "확실히...... 제 남편이 될 사람은, 영웅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것 같네요."

     에바는 이렇게 덧붙였다.

    "[풍요의 하늘]을 마차 대신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몇 명이나 될까요?"


         ★  라르크  ★


     주머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확인한 소녀는ㅡㅡ강한 바람에 긴 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아가씨~. 이렇게 추운 곳에 있지 말고 모닥불을 쬐는 게 어때? 이렇게 차가운 바람은 몸에 안 좋다니까."
    "...... 그래. 그보다 '아가씨'라는 말은 이제 그만하라고. 나도 이제 나이가 찼으니까."

     그곳은 산의 표면이 드러난 어느 산맥이었다.

     그녀, 라르크가 바라보고 있는 곳은 동쪽, 즉 크루반 성왕국의 어느 방향이었다.

    "아, 오늘은 레이지의 결혼식이었나?"

     문득 깨달은 것처럼, 쿡이 말했다.

     산속의 동굴은 바람을 막기에 딱 좋으며, 모닥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동료들이 차를 끓이고 있다.

    "...... 음, 그렇겠지."

     지금쯤이면 결혼식이 시작되었을 것이다.

     라르크도 레이지로부터 식에 참석하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

    "그렇게 쓸쓸한 표정 지을 바에야 그냥 가지 그랬어."
    "시끄러워, 조용히 해."
    "예예."

     쿡이 떠나자, 라르크는 모닥불 앞에 앉았다.

     ㅡㅡ그게 뭐야~! 재미없어~!
     ㅡㅡ아니, 그렇게 알기 쉽게 입술을 삐죽거려도.
     ㅡㅡ보고 싶지 않아? 보고 싶지 않아?
     ㅡㅡ알았어, 보고 싶어, 보고 싶으니까 관자놀이에 주먹을 대지 마. 문지르지 마. 아야야야야야!?
     ㅡㅡ후훗, 솔직함이 제일이야, 동생 군.

     눈을 감으면 생각나는 것은, 언제나 두 사람이 '남매'로 살았던 광산에서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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