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에필로그 오버리미트 스킬홀더(1)
    2023년 03월 24일 09시 25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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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바=쉬리즈  ★

     

     

     

     크루반 성왕국, 쉬리즈 백작의 저택에는 새벽부터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저택 안은 밤새도록 불이 켜져 있었고, 오늘 하루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주인공인 에바=쉬리즈 역시 새벽에 일어나 아침 목욕, 신에게 기도, 피부 관리, 헤어 메이크업 등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다.

    "............"

     하녀들에 의해 조금씩, 조금씩 완성형에 가까워지는 에바.

     그녀를 본 메이드들은 "휴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만큼 그녀는, 오늘의 주인공이 될 만큼 빛나는 아름다움을 지녔기 때문이다.

     다만 본인은 그다지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드디어, 오늘이 찾아온 거야)

     이 날이 오기를 얼마나 간절히 기다렸을까?

     레이지와 만난 것은 11살 때였다.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같은 또래의 남자아이를 호위로 삼다니, 아버님은 이상해'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런 레이지가 쓸만하다고 생각한 것은, 그가 자신의 생떼에 부응해 준다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무 오르기 마을의 시찰, 그리고 노예상 사냥 활동까지.

     이렇게 유용한 호위병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이 나이에 어떻게 이런 힘을 키울 수 있는지 궁금했다.

     신기하게도 그는 아버지인 쉬리즈 백작과 대등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였다.

     처음에는 '신기하다'고만 생각했지만, 날이 갈수록 왜 아버지와 대등한 것은 레이지이고 자신이 아닌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것이 '질투'라는 감정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동시에 레이지를 한 명의 소년으로서 강하게 의식하게 되었다.

     이후 벌어진 '새싹과 새달의 만찬회', 성왕태자 크루브슈라토의 암살 미수, '천부주옥 수여식'에서의 조정자와의 전투, 그리고 우로보로스 재앙까지.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레이지가 있었다.

     그는 에바의 상상을 가볍게 뛰어넘는 능력을 발휘했다.

     그렇게ㅡㅡ에바와 아버지 사이에 있었던 비밀에 도달하고, 계약 마술을 파기하여, 에바와 쉬리즈 백작을 진정한 의미의 동등한 존재로 만들었으며ㅡㅡ

    (...... 성왕도에서 쫓겨났어)

     레이지가 자신을 성왕도로부터 꺼내줄 줄 알았다.

     그랬는데 관계를 끊은 것처럼 느껴졌다.

     레이지가 말했던,

    [백작님과 당신은 단 둘만 있는 부녀입니다]

     라는 레이지의 말이 가슴을 찔렀다.

     그 말이 맞았다. 대등한 사이가 된 지금이야말로, 에바가 아버지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에바는 이렇게 생각했다.

     ㅡㅡ그렇게 하면, 너는 혼자 남게 되는 거야.

     라고.

     하지만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되었다.

     레이지가 언젠가 데려가 주겠다고 '약속'해 주었기 때문이 아니다.

     레이지가 드디어 자신을 대등한 소녀로 대해줬기 때문이다.

    (너를 생각하지 않는 날은 없었어)


     헤어진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헤어진다는 것이 불안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헤어진다는 것이 레이지에 대한 호감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 후로 세상에는 많은 사건이 일어났고, 레이지가 '사라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 걱정했고, 레프 마도제국에서 레이지를 발견했을 때는 가슴이 뛰지 않을 수 없었다.

     뭐, 그에게 그렇게 예쁜 누나가 있었을 줄은 몰랐고, 하이엘프 왕족이라는 소녀가 파티에 합류한 것도 불안한 원인이 되긴 했지만 말이다.

     그런 그가 여신과의 싸움에서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믿기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레이지가 깨어나기까지의 1년은, 기억이 희미하게나마 빠져나간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일에 치여 살았다고도 할 수 있고, 이대로라면 레이지가 깨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짓눌려 살았다고도 할 수 있다.

    (깨어나줘서 ...... 정말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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