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에필로그 3명의 신부(3)
    2023년 03월 23일 08시 54분 4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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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스그란 연방 발할라 시 ★


    "...... 흠.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지위도, 돈도 버린다는 말인가."

     모험가 길드의 그루지오가 발할라 시로 돌아가는 것보다 빠르게 레이지가 '자유'를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자는, 키스그란 연방의 맹주 게펠트 왕이었다.

    "예. 완전히 정확한 정보는 아니지만, 첩보원들의 보고에 따르면 80%는 틀림없을 거라고 합니다."

     대답한 자는 왕세자다.

     이미 초로에 접어든 왕세자는, 게펠트 왕의 친자식이다.

     그도 유능하지만, '거물'이라 불리는 게펠트 왕이 아직 현역이기 때문에 아직 왕세자다.

     아버지인 게펠트 왕은 이번에도 '죽는다 사기'를 쳤다.

     ㅡㅡ이번만큼은 다르다. '여신'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드디어 나도 죽을 때가 왔음을 알았다.

     여신과의 싸움이 시작됐을 때는 그렇게 말했는데, 이렇게 살아남아 있다.

     아버지보다 내가 먼저 죽겠지, 노쇠로.

     왕태자는 그런 생각을 하며, 이미 체념을 하였다.

    "각국은 여전히 모험가 레이지가 길드의 요직이나 키스그란 연맹의 어느 나라의 지도자가 될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를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퍼진다면......"
    "쟁탈전이 시작되겠군."
    "맞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경쟁자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의자에 앉은 게펠트 왕과 왕세자 외에는 이 방에 아무도 없다.

     왕이 말했다.

    "...... 손대지 마라."
    "예?"
    "감시를 계속해라...... 아니, 감시라고 하지 말고, 제대로 인사를 해둬라. 그리고 스카우트는 하지 마라. 조언이나 도움을 요청하면 응하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라."
    "그, 그렇게 하면 됩니까? 다른 나라에 포섭되면......"
    "포섭될 리가 없지. 거기서 흔들릴만한 자였다면, 그루지오의 유혹에 넘어가겠을 게다."
    "그렇군요......"

     납득할 수 없다는 왕태자에게, 왕은 말한다.

    "잘 들어, 절대 손대지 말아라. 이것은 나의 유언이라고 생각해라."
    "...... 알겠습니다."

     왕세자는 마음을 다잡고, 아니 오히려 '또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에 진저리를 치면서 방을 나갔다.

    "그럼......"

     게펠트 왕은 창밖을 내다보았다.

     햇살이 쏟아지는 아름다운 정원이 내려다보이고, 그 너머로 발할라 시의 웅장한 도시가 펼쳐져 있다.

    "자유를 얻은 모험가여, 너는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세상 사람들의 눈을 피해 숨어 살 것인가? 아니면 세상을 음지에서 조종할 것인가? 네가 무대 위에 서지 않기로 선택했어도, 세상은 여전히 너의 힘을 필요로 하고 있다."

     웃으며 말하는 초고령의 왕은, 확실히 아직 현역으로 남아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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