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에필로그 3명의 신부(2)
    2023년 03월 23일 08시 52분 3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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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 레이지. 모든 모험가들이 꿈꾸는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것만은 착각하면 안 된다? 나로서는 네가 내 다음의 모험가길드의 마스터가 되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크하하하하, 하고 그루지오는 웃었다.

     그렇겠지.......

     모든 모험가...... 단테스 씨나 미미노 씨도 그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던 것일까.

     이야기에 전해지는 영웅에 버금가는 명성을.

     단테스 씨가 처음부터 그 정도의 명성이 있었다면, 석화독에 걸렸을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단테스 씨를 구하려 했을 것이다.

     미미노 씨나 논 씨가 그렇게 고생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영광입니다...... 분에 넘칠 정도로."

     하지만, 나의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저는, 자유를 선택하겠습니다."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했다.

     나의 결정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예상대로의 대답이었는지, 그루지오는 그다지 놀라지 않는 표정이었다.

     이유?

     이유라니.

    "저는...... 노예였습니다. 광산 노예입니다."

     결정을 내릴 때 떠오른 것은, 광산의 광경이었다.

     라르크가 있고, 노인이 있었다.

     만약 라르크가 없었다면, 그녀가 엄청난 천부주옥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노인이 내게 학문을 가르쳐주고, 내가 가야 할 길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광산 붕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도 광산에서 일하고 있지 않았을까.

     우연이 겹겹이 쌓여 지금 내가 여기 있다.

     그런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자유'다.

    "그랬는가"

     그루지오는 내 신분을 몰랐는지, 오히려 이쪽에서 더 놀라워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납득한 모양이기도 했다.

    "죄송합니다."
    "뭘 사과할 게 있나. 네 인생이다, 네가 결정하면 돼. 하지만 네가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각국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 내가 발할라 시에 돌아와서 네 대답을 각국에 알릴 때까지는 한 달 정도 남았다. 지금은 모험가 길드, 즉 내가 앞으로의 일을 결정할 것으로 생각해니 손을 대지 않고 있지만, 자유를 선택한 너에게는 세계의 각국이 몰려들 것이다."
    "으...... 그, 그렇죠?"

     자유롭다는 것은, 자신의 몸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단순한 모험가라면 '다루기 쉽다'라고 생각하고 고압적으로 복종을 강요하는 왕후귀족도 나올 것이다.

    "앞으로 한 달 남았다. 각오해 둬."
    "!"


     앞으로 한 달.

     그렇구나.

     그루지오 님은,

    "알겠습니다. 각오하겠습니다."

     그 사이에 '사라져'라고 말하는 것이다.

    "...... 사실, 구세의 영웅에게 야반도주 같은 짓을 시키고 싶지는 않은데......"
    "아뇨,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적어도 내가 주는 전별금이 있는데, 받아주겠나?"
    "............"
    "음, 왜 그래? 무슨 속셈이 있는 건 아니라고. 순수한 전별금이야."
    "아, 아니요...... 조금 이전의 일이 생각나서요."

     크루반 성왕국을 떠날 때다.

     '흑발흑안'을 이유로 나라에서 쫓겨나게 된 나에게 뮬 변경백이 '전별금'이라며 단검을 주었었지.

     그러고 보니 그루지오 님은 왠지 뮬 변경백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몸에 지녀야 하는 물건인데, 받아주겠나? 파티원들 몫도 있다."
    "고맙게 받겠습니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더 고맙지...... 네가 엄청난 능력을 가진 모험가라는 건 알지만, 이 말만은 꼭 해주고 싶구나.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도와주마. 언제든 연락해."

     그루지오 님은 오른손을 내밀었고, 나는 그 손을 잡았다.

    "예, 감사합니다."

     분명 이 사람과의 인연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자유를 얻은 내가 해야 할 일은, 역시 모험가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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