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30 어느 여자의 죽음(1)
    2023년 03월 21일 17시 43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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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Cf!kM*J-y1  ★

     

     

     어제의 일을 떠올려보라고 하면, 꽤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1년 전의 일을 떠올려보라고 하면, 세부적인 내용은 몰라도 대충은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10년 전의 일을 떠올려보라고 하면, 인상적인 사건이 아니면 기억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 100년 전이라면.

     1,000년 전이라면.

     ㅡㅡ정말, [HCf!kM*J-y1]씨는 대단한 분이네요.
     ㅡㅡ그래, 믿음직해!
     ㅡㅡ다음에 또 상담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녀의 뇌리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것은, 20년 정도 살아온 흑발흑안을 가진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던 기억이다.

     둘러싸여 있다는 것.

     기대주는 것.

     그것은 마음을 채우고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ㅡㅡ내일 또 만나자!
     ㅡㅡHCf!kM*J-y1] 씨, 제대로 주무세요. 어제도 야근했잖아요.
     ㅡㅡ맞아, 너무 열심히 일했어!

     그들과 헤어진 후, 그 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어느새 다른 세계로 전이되어 있었다.

     


     그것은 불운이었지만 행운인 측면도 있었다.

     그녀에게는 천부가 주어졌다.

     숲 한가운데 내던져진 그녀를 살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천부.

     분명 지구가 아닌 이 세상에서 그녀가 살아가는 데 의지할 수밖에 없는 유일한 천부.

    [불요불굴]

     그녀의 마음이 강하면 강할수록,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다.

     일주일 간의 굶주림도 이겨낼 수 있었다.

     불치병에 걸린 노인을 치료하기도 했다.

     '검성'이라 불리는 검객을 쓰러뜨리기도 했다.

     그녀는 한때 '일본'이라는 곳에 있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의지했던 기억, 만족했던 기억으로 자신을 다잡았다.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받으면 그녀의 타고난 재능은 더욱 강해졌다.

     타인의 '마음'도 자신의 힘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수명마저도 초월했다.

     그녀는 곧 소문이 되고, 전설이 되고, 이야기가 되었다.

     하지만 곧 한계를 알았다.

     세계 인구가, 일정한 수치에서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였던 것이다.

     이 세상은 붕괴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세상을 구할 방법을 모색했다.

     그래서 자신에게 주어진 천부에 대해 연구했다.

     천부를 보옥에 가두는 방법을 고안해 냈는데, 그 업적은 인간 종족의 한계를 훨씬 뛰어넘어 신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었다.

     어느새 그녀는 사람들 사이에서 '신'처럼 숭배받고 있었다.

     모여든 힘은 대단했다.

     그녀는 건곤일척의 대책을 실행에 옮겼다.

     


     세상을, 분할한다.

     세상을, 재구성한다.


     이를 위해 두 종족을 선택했다.

     '용'에게는 '기억을 이어받아 종족으로 영원하다'는 힘을 주었고, '환상귀인'에게는 '초장수'라는 힘을 부여했다.

     이 두 종족은 '조정자'로 활동하게 된다.

     세상을 둘로 나눈 그녀는, 신으로까지 추앙받던 그녀는 지쳐서 기나긴 잠에 빠졌다.

     둘로 갈라진 세상은 혼란스러웠고,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사라졌으며, 결국 그녀는 잊혔다.


     오랜 세월이 흘렀다.

     중재자는 맹약자들을 지켜보며 개입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다.

     맹약자들은 자신의 사명을 종족의 기억에 새기면서도, 세계를 재건한다는 최종 목표를 모른 채로 시간을 보냈다.


     둘로 갈라진 세계의 주민들은 '천부주옥'을 이용해 혹독한 자연을 상대로 살아남았다.

     한쪽 세계의 인구는 증가세로 돌아섰고, 한쪽 세계의 인구는 감소가 진행되었다.

     감소분보다 증가분이 더 많았던 것은 다행이었다.

     긴 잠 속에서 여신은 답답해하며 세상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가끔씩 사람들이 꾸는 꿈에 나타나는 정도였지만, 그 정도였다.

     둘로 갈라진 세계도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붕괴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이제 끝인가 싶었지만, 이레귤러...... 자신과 같은 환생자가 세상을 뒤흔들었고, 결국 세상은 재구축의 길을 걷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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