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3 책략
    2020년 12월 10일 12시 20분 1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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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8839dt/23/





     "여어, 안디. 오랜만이야."


     "......에리어스인가. 오랜만이네."


     어느 날, 안디에게 친구인 성기사 에리어스가 찾아왔다.


     나이도 가깝고 실력으로는 위였지만, 어딘가 상식과 동떨어진 에리어스는 어딘가 가만 내버려둘 수 없었고, 에리어스도 그런 안디를 친구로서 의지하고 있었다.


     신앙심이 깊고 교회의 보물인 그는, 왕국의 기사와 일선을 달리하는 존재다. 그렇게 교회에서 밖으로 나가는 일이 드문 에리어스가 무슨 일인가 생각하고 있자, 에리어스는 평소부터 항상 띄우고 있는 미소를 약간 쓴웃음으로 바꾸며 입을 열었다.



     "실은, 조금 마음에  여자가 있는데......"


       ***


     오늘은 학원이 쉬는 날이기 때문에 샤론 아가씨와 함께 왕도 동쪽에 있는 제 3 던전. 다시 말해 '소금던전' 으로 향하였습니다.


     ".....저기 레티. 그건 반대가 아닐까요?"


     "하지만, 주민 여러분들은 정식 명칭이 '제 3 던전' 이라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어요."


     "확실히 우리들도, 소금에 신세를 지기는 했지만....."


     그런 이유로 오늘은 던전에서 돈을 마련하겠사옵니다.


     후작가와 화해하여 자금제공도 받게 되었지만, 공적자금만을 운용하는 것은 여러가지로 제한을 받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뒷돈도 필요하게 됩니다.


     "왠지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기분이 되는 것이와요...."


     "그 예비의 태반은, 아가씨의 '단것' 으로 사라지고 말았는데요."


     "저, 그렇게 먹지 않았사와요!"


     ".....그렇사옵니까."


     "그리고, 두 팔을 매만지는 것 좀 그만둬 주실래요?"


     

     제가 매일같이 수프처럼 끈적해질 정도로 달달한 마실 것을 자연스레 내놓고 말아서, 아가씨의 몸무게가 평균치보다 약간 더 나와버렸습니다.


     뭐, 애초에 간식을 먹을 정도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야위어 있었고, 늘어났다고는 해도 대부분 흉부에 집중되었으니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마법을 쓰면 칼로리가 소모된다고 하니 힘내도록 해요."


     "던전에서 다이어트를 할 정도로 심각한 건가요!?"


     아가씨께서 놀란 얼굴로 자신의 옆구리 살을 손으로 꼬집었습니다.


     던전 앞에서 상의의 옷자락을 말아올린 탓에, 약간 보이는 살색에 근처에 있던 남자 탐구자들의 시선이 모여서, 전 슬쩍 그걸 멈추게 하였습니다.


     "아무리 당황해도 부녀자되는 자, 간단히 속살을 드러내서는 아니되옵니다."


     ".....!"


     저의 속삭임에 아가씨는 새빨개지며 옷자락을 되돌렸습니다.


     

     "아가씨, 저는 기껏해야 B와 C의 중간이옵니다."


     "레티!?"


     저의 발언에 남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저에게 집중됩니다. 애초에 중학생이었기 때문에, 이래 뵈어도 '있는' 편이라구요. 덤으로 조금 전 아가씨께서 의문으로 생각하셨던 것도 보충해드리지요.


     "던전에 들어가는 이유는 다이어트가 아니에요. 저보다 2사이즈 위의 속옷을 쓸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그걸 교환하기 위해서, "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넌 무슨 말을 하는 건가!?"



     귀까지 새빨개진 아가씨에게 또 슬리퍼로 맞았습니다. 그런데 태클이 또 한 명한테서 들어온 모양이던데, 어느 분일까요?



     "안디님!?"


     "여, 여어....."


     갑자기 나타난 안디님은 아가씨에게 미소를 보이고는, 슬며시 시선을 돌립니다.


     "안디님?"


     "아니, 미안하다, 샤론 양. 아무 일도 아니다....."


     모처럼 누구의 일을 어물쩡 넘기며 대화하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다시 아가씨에게 시선이 모여들었으니까요. 안디님도 자칫 잘못하면 '그곳' 에 시선이 가버리겠지요. 남자란 불편한 생물입니다.


     뭐 그런 것은 전혀 얼굴에 드러내지 않는 남자도 오셨지만요.



     "오랜간만입니다. 플뢰레티 양."


     "이거이거 에리어스님. 정말 송구하옵니다."


     그 교회의 성기사님, 에리어스님이었습니다. 서로에게 쾌활한 미소로 인사를 하고 나서 저는 갑자기 의문을 입에 담았습니다.


     "에리어스님은 어째서 이쪽에.....?"


     제가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의 뒷편을 흘끗 바라보자, 에리어스님은 생각났다는 듯이 뒷편의 남학생 두 명을 돌아봤습니다.


     "죠엘 전하에게서 교회에 의뢰를 하셔서, 파트너 후보인 그들을 던전에 익숙해지게 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여어, 카미시로 씨."


     "아, 안녕."


     "예, 오랜만이네요."


     

     지구에서 같이 소환된 남자중학생이네요.


     

     "샤론 양. 저기.....괜찮다면 우리들과 같이 던전에 들어가 보지 않겠습니까?"


     "예, 안디님......"


     

     의문을 떠올린 틈도 없이, 어느 사이엔가 저쪽에서 대화가 마무리 된 모양입니다.


       *


     "카미시로 씨, 그 무기 대단해 보이네. 나도 들어봐도 될까?"


     "그래요."


     제가 [오크 킬러 EX] 를 넘겨주자, 세이 군은 가시곤봉을 미처 들지 못한 채 바닥으로 떨어트렸습니다.


     "이건.....무겁네."


     "어디....."


     세이 군의 옆에서 에리어스님이 가시곤봉을 들어올립니다. 역시 대단하시네요. 그럼에도 한손으로는 무리였는지, 약간 얼굴을 찌푸리며 양손으로 고쳐쥐고서는 가시곤봉을 가만히 들여다보았습니다.


     "대단한 무기지만....."


     "문제라고 있나요?"


     ".......아니."


     "하하하, 여자인 카미시로 씨가 간단히 들어버리니 자신감이 없어지네."


     세이 군은 좋은 애네요. 같은 나이의 남자 중에 좋은 애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간단히 공기를 부드럽게 하는 방식에는 감탄하게 됩니다.


     "세이 군은 인싸네요."


     "........그거, 대놓고 진지하게 말하면 칭찬하는 말이 아닌데."


     

     아니요아니요, 메이드장에게서 진지한 얼굴로 '인싸' 라고 불리웠던 저보다도 정말 그렇습니다.



     "플뢰레티 양, 감사했습니다."


     "아니요아니요."


     에리어스님이 저에게 가시곤봉을 돌려주면서 살짝 저의 손등을 만졌습니다.


     "다음에, 부디 당신에게 어울리는 무기를 선물하게 해주세요."


     저에게 어울리는? 기계톱같은 걸까요.




     "조심하세요! 함정이 있습니다."


     

     저와 에리어스님이 앞장서서 전투하며 나아가던 차에, 갑자기 겐키 군이 그런 경고를 하였습니다.


     그의 스킬은 [덫탐지] 같은 탐색계인가요. 그건 꽤 훌륭한 일이지만, 가능하다면 제가 밟기 전에 말해줬으면 하네요.



     "레티!"


     제 발밑에 발생한 마법진을 보고 아가씨의 비명이 퍼집니다.


     효과범위는 아마도 저와 에리어스님을 휘말리게 할 정도네요. 그럼에도 조용히 덫에 걸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재빠르게 뒷편으로 물러나려던 차에, 손을 에리어스님에게 잡혔습니다.




     "전이인가요."


     "그런 모양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저희들 두 사람은 아가씨와 떨어져서 던전의 한 방에 있었습니다.


     이 던전에 전이의 함정은 있지만, 최하층에만 있고 저희들이 있었던 중층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드문 일이네요.


     "에리어스님, 조금 전엔 어째서 절 휘말리게 하셨나요?"


     저와 마찬가지로 그라면 그 덫에서 탈출할 수 있었을 터입니다. 저의 질문에 에리어스님은 평소처럼 싱긋 미소지었습니다.


     "미안. 당신과 둘만 남고 싶어서....일까나."

      

     "그런가요."


     저희들은 서로에게 미소를 짓고서, 어느 쪽이 먼저랄 것도 없이 한발 물러섰고, 에리어스님은 온화하게 검을 뽑고서 그 끝을 저에게 향했습니다.




     "넌.......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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