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 회식2020년 12월 10일 10시 02분 4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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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라님, 부탁받은 물건을 구입해 왔사와요."
".......그래. 수고했어, 샤론."
은발의 아름다운 소녀가 방에 들어와서, 테이블 위에 뒷골목에 있던 수상한 약제상에게서 매입한 물건을 늘어놓자, 화려한 붉은 머리의 여성ㅡㅡ카미라는 순간 눈을 찌푸리고 나서, 싱긋 미소지으며 그 물건을 받아들었다.
"이 정도의 심부름에, 꽤 시간을 들였네."
"죄, 죄송할 따름이에요."
카미라의 차가운 말투에 소녀가 당황하여 고개를 숙이며, 길다란 속눈썹을 흔들었다. 그녀들은 공작가와 후작가 사이인 것 뿐만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면식도 있는 모양이다.
귀족의 영애로서 높은 긍지를 가진 카미라를 보며, 소녀는 그 고상함을 배워보려고 목표로 삼아서 노력해왔다.
"뭐, 샤론은 그다지 성적이 좋지 않으니, 내게 창피를 안겨줘선 안돼."
"예......."
설령 그게 따끔한 말이라고 해도, 그건 자신을 위해서 일부러 말해주는 거라고, 소녀는 너무 순수한 마음으로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카미라가 입가를 들어올리며, 야유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었다.
"그런데.....그 메이드는 어떻게 되었지?"
"저기.....레티.....아니, 플뢰레티의 일인가요...."
"맞아, 샤론은 정말 꾸물대네."
소녀를 기분나쁘다는 듯이 혼내면서도, 카미라는 깃털부채를 펴면서 유쾌한 미소를 숨기려는 듯이 말을 이어나갔다.
"약간 외진 장소니까, 때로는 야만스러운 자들도 나타날지 모르겠지만, 설마 호위도 없이 간 건 아니겠지?"
"아니요.....그, "
강사가 사회공부를 겸해서 맡기는 '심부름' 이니까, 호위가 줄줄 따라오는 건 의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탁받은 학생과 시녀 한 명 정도가 나가는 것이 '심부름' 의 암묵적인 관습이다.
"설마 후작가인 당신이, 시녀와 둘이서 나가진 않았겠지? 그녀가 이세계인이고 유능한 스킬을 가졌다 해도, 당신은 하급귀족과 다르단 말이야. .......만일, 그 애가 상처라도 입는다면?"
왠지 기대하는 듯한 음성으로 소녀를 몰아붙이자, 소녀는 약간 곤란해하는 얼굴로 시선을 흘끗 돌렸다.
"레티는......저기."
은발의 소녀ㅡㅡ아가씨께서 곤란하신듯 저를 봅니다
"전 여기에 있어요."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지금, 저, 당신 뒤에 있어요..... 슬며시 뒤에서 귓가에 속삭이는 러블리 메이드, 플뢰레티라 하옵니다.
"다, 다다, 당신, 갑자기 사람의 뒤에 돌아오다니, 무례한 것이와요!"
"갑자기는 아니었어요, 카미라님. 샤론 아가씨의 뒤를 따라서 입실하고, 심부름시켰던 물건을 테이블에 늘어놓은 건 '저' 였다구요."
"뭐....."
카미라님은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서, 조금 전까지 인식할 수 없었던 것이 저였다고 이해하고서 아연실색하였습니다.
하지만 뭐, 기척을 숨긴 것 뿐만이 아니라, 투명한 명주실로 시각정보를 약간 가려놓았으니 어쩔 수 없겠네요.
그 뒷골목에서 아가씨와 제가 습격받아서, 어쩔 수 없이 격퇴하고, 아가씨의 상냥하 덕분에 습격범을 재기불능 직전 상태로 붙잡는 게 가능했습니다. 완전한 정당방위입니다.
거기서 아가씨의 시야를 약간 빼앗고 고문하는 것을 시도해 보았는데, 어떤 하급귀족의 똘마니 한 명에게서 정보를 들었다고 말했지만, 그 똘마니는 이미 해고되었다니, 완전한 도마뱀 꼬리자르기입니다.
그래도 흐름은 상상할 수 있지만.
"당신, 어째서 무사한가요?"
"어째서.....라고 말씀하셔도, 딱히 곤란한 일은 없었으니까요. 혹시 카미라님께선, 그 장소에 위험이 있다고 알고 계셨나요?"
"무,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그러한 장소니까, 불량한 자들이 있는 게 당연하잖아요."
"그런 장소에 학교의 강사님이 '심부름' 을?"
"샤론은 상급귀족의 인간이에요. 사람을 써서 몸을 지키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요!"
"그렇군요, 그럼 이걸로 용무는 끝이겠네요. 이 내용을 학교와 폐하께 보고하지 않으면 안되니, 그럼 실례...."
"이, 이런 일로 학교와 폐하를 번거롭게 하다니 용서할 수 없어요! 아무리 파트너 후보라고는 해도, 당신같이 무례한 자는 바로 감옥에 넣어서. "
"앗차, 그 전에, 약제상의 점주님께서 카미라님께 보내는 물건이 있었네요."
제가 매우 독해보이는 핑크색의 액체가 들어간 병을 내밀자, 카미라님의 눈이 크게 부릅떠졌습니다.
"점주님과 약간 '대화' 해봤더니, 어떤 영애분이 정기적으로 구입하시는 강한 '약'이 있는 모양이던데, 던전 하층에서 나오는 이끼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양을 만들려면 수 개월은 걸린다고 하더라구요."
"다, 당신....."
"정말 '좋은' 약이네요. 어느 분이 매입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취미를 갖고 계세요."
"......"
"저도 이런 물건을 가지는 건 부끄럽기 때문에, 학교에 제출하려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떻게 할까요? 제가 학교에 제출할까요? 이 자리에서 강사인 카미라님께 넘겨드릴까요?"
".....제가 받아두겠사와요."
"그럼, 대금은 이미 지불해두었지만, 제 수수료를 부탁드려요."
제가 수수료와 그 외의 경비가 적힌 청구서를 내밀자, 카미라님은 깜짝 놀란 얼굴이 되었습니다.
"이, 이이, "
"리스 공작가에 직접 가져갈까요?"
".........낸다고요."
"감사하옵니다."
청구서라고 하기 보다는 요구서였지만, 약간 조용하게 만들어 드리지요. 아가씨께서 당황하고 계시지만, 안심해주세요.
"카미라님, 뭐 일방적으로 부담을 짊어지라고는 하지 않겠어요."
저는 조금 전의 병보다 작은 향수병을 꺼내들어서, 천천히 내밀었습니다.
"뭔가요, 이건...."
"효과는 두 배....라고 하면 아시겠지요?"
"........"
카미라님은 한순간 눈을 빛내고는, 조금 전까지와는 다른 새빨간 얼굴로 그 향수병을 낚아채듯이 품에 넣어서, 아가씨의 심부름은 원만하게 끝났습니다.
참고로 저 약의 용도는, 19금이기 때문에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며칠 후, 아가씨는 몇 주전에 예정에 넣었던, 죠엘님과의 식사자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여어, 샤론. 오늘은 한층 더 예쁘군."
"가, 감사해요, 죠엘님....."
이번에는 학생끼리의 개인적인 식사자리라는 이유로 실내에는 아가씨와 죠엘님 외에, 아가씨의 메이드인 저와 메이드의 급사인 연상의 시녀가 두 명, 뒤에는 죠엘님의 호위로서 근위기사대장인 안디님이 계셨습니다.
안디님은 드레스 차림의 어여쁜 아가씨를 보고, 한순간 홀린 듯 눈을 가늘게 뜨셨지만, 아가씨의 한 곳을 보고 껄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래, 플뢰레티 양도 같이 어떤가? 넌 샤론의 메이드가 된 모양이지만, 그녀의 [파트너] 이기도 하니."
갑자기 그런 말을 꺼낸 죠엘님이, 아가씨에게도 말을 겁니다.
"약간 긴장하는 모양인데. 그녀가 옆에 있다면 샤론도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어.....저기..."
뭐, 아가씨께서 긴장하시는 건 사실입니다, 대화를 예상하지 못했었는지, 아가씨께선 곤란한 표정으로 대각선 뒤에 있는 저를 올려다봅니다.
아마 처음부터 계획에 있었겠지요. 두 분이 만나는 회식일 터인데, 그 옆에도 자리가 준비되어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하나가 아니라 '두 사람 분' 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
흘끗 전하에게 시선을 보내자, 변치 않는 미소를 띄운 채로 죠엘님은 흘끗 시선을 옆으로 돌렸습니다......그렇군요.
"감사해요, 죠엘님. 하지만 전 메이드의 몸이랍니다. 가능하다면, 또 '한 명의, 남성 분' 이 계시다면 좋겠는데요."
"흠, 그렇군. 그럼......."
죠엘님은 천연덕스럽게 주변을 둘러보다가, 이 방 안에 딱 한 명 있는 '남성' 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안디, 우리들과 같이 식사를 하지 않겠는가?"
"예......제가, 말입니까?"
대화의 흐름상 눈치채고 있었는지, 안디님은 곤란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죠엘님, 전 호위입니다. 호위가 같은 자리에 있으면 전하를 지켜드릴 수 없습니다."
"여긴 학교이며, 이 방에는 신뢰할 만한 자들만 있지. 안디도 후작가의 적남이다. 같이 식사하는 데에 문제는 없어."
"하지만..."
그렇게 말해도 보통은 문제가 있겠지요. 그런 고지식한 안디님에게 죠엘님이 또 저에게 시선을 돌립니다.
"이 안에서 제일 신뢰가 옅은 자는 저겠네요."
"레티!"
제 발언에 아가씨가 놀라서 소리쳤습니다.
"그러니, 안디님이 같이 자리에 앉아서 지켜보지 않아주시면, 제가 두 분과 동석할 수는 없어요."
막 생각난 궤변이지만 제 말에 죠엘임이 고개를 깊게 끄덕입니다.
"여성은 기다리게 하는 건 좋지 않아. 안디."
"......알겠습니다."
"그래그래, 두 분은 소꿉친구인 모양이니까. 내가 자리를 비키지. 플뢰레티 님하고도 그다지 대화를 못했으니까."
"송구하옵니다. 죠엘님."
제가 머리를 숙이자, 죠엘님의 시녀 두 사람이 의자를 빼고, 죠엘님과 제가 자리에 앉았습니다.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게 되었는지, 안디님이 작게 한숨을 쉬며 아가씨의 정면에 앉았습니다.
"안디님....."
"오랜만입니다, 샤론 양. ......저기, 예뻐져서 놀랐습니다."
" ! .......저, 저기......감사해요......"
"............"
"............"
왠지 두 사람 모두 얼굴을 붉히고서 식사도 안한 채 침묵하고 말았습니다.
죠엘님도 그 연상의 시녀들도 어딘가 싱글벙글하였고, 저는 일단 네 명 분의 식사를 위장에 집어넣고 있자 죠엘님이 슬며시 말을 걸어왔습니다.
" (이런 취향이었구나, 마음에 들었을까?) "
아무래도 죠엘님은 두 사람의 일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모양이네요.
" (그렇네요. 평가를 마이너스에서 제로로 되돌려 놓을 게요) "
제가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면서 그렇게 말하자, 죠엘님은 실망하여 테이블에 누워버렸습니다.
" (오늘은 네 평가를 얻은 것 만으로 만족해 두지) "
무슨 말일까요. 의미를 잘 모르겠네요.
그것과 별개로 죠엘님께서 충고라고 해야 할까, 한 가지 말씀이 있었습니다.
"영애들의 상태도 약간 이상하지만.... 어떤 공작가가 교회의 일부와 접촉하는 모양이야. 너도 샤론의 신변에 신경 좀 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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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엘은 애초부터 샤론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그녀와 약혼을 하게 된다면 거부는 안 하지만, 샤론의 마음이 자신에게 있지 않다는 것도 은연중 눈치채고 있습니다.
메이드 씨 시점으로는 서툴러 보이지만, 자신의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소년입니다.
※ 초반의 서술 트릭과, 메이드와 죠엘이 서로 다른 뜻으로 이해하는 대화가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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