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2 장> 19 교회
    2020년 12월 09일 14시 54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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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8839dt/19/





     "샤론......."


     "......아버님."


     제대로 서지 못할 정도로 병약해진 미셸 후작이, 그럼에도 자기 발로 서서 아가씨의 이름을 부르자, 아가씨는 눈물을 흘리면서 끌어안으며 포옹을 합니다.


     계속 그 기델 때문에 만나지 못했 매정한 내용의 편지만 받은 모양이었지만, 아가씨는 아버님을 믿고 계셨나 보네요.


     미셸 후작은 계속 기델에게서 독을 주입당한 모양이어서, 계속 움직이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지금은 해독되어서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 안정을 취하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뭐, 몰래 저의 독을 주입했기 때문이지만요.


     

     "누, 누님."


     "......요안?"


     요안 군이 지금까지와 사람이 달라진 듯, 아가씨를 반짝거리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얼굴이 붉어진 것은, 얼마 전 아가씨의 탱탱한 과실에 안겨졌기 때문일까요? 야한 꼬마네요.


     "저, 저기....이제부턴 학교에서도 말을 걸어도 될까요?"


     "물론이에요. 우리들은 남매니까 주저할 필요 없사와요."


     "예."


     요안 군, 아가씨는 누님이라구요. 알고 있습니까?


     

     이번 일의 결말은, 발라 백작 가문은 가인과 상위 하인들이 행방불명. 겨우 혼자 살아남은 기델이 용의자로 체포되었는데, 심한 착란상태와 심신상실 때문에, 아마 철창이 세워진 병원에서 나올 일은 없겠네요.


     그녀는 불사화되진 않았지만, 이 일의 책임을 지도록 했습니다.


     발라 백작가의 혈연은 요안만 남았기 때문에, 그가 성인 후 백작이 되던가 미셸 가의 영지와 통합하던가 아가씨의 영지로 만든다는 안도 나왔지만, 아직 먼 나중의 이야기입니다.


     

     미셸 가문의 하인과 기델의 개인적인 부하들은, 대부분 처리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른 채 속았던 하인들은, 이번에 구해진 젊은 시녀들에게 설명을 맡겨놨기 때문에 문제는 없겠지요. 문제가 있는 건, 기델 측이면서 나쁜 짓을 몰랐었던 미아같은 하인이지만, 무언가에 쓸 수 있을지도 모르니 감시만 해두지요.


     "그럼 그렇게 부탁드립니다. 프란트 공."


     "알겠습니다, 플뢰레티님. 이쪽의 일은 맡겨주십시오."


     프란츠 공은 그 정원사같은 모습에서, 집사복으로 바뀌었습니다. 상급 하인이 누구도 남지 않게 되어버려서, 현역에 복귀하였습니다.


     지금은 그 기사 발트 공과 함께, 그만 두었던 자들을 불러모으는 모양입니다.


     자 그럼.....



     "히익."


     제가 시선을 향한 것만으로도 아키르 양이 겁먹은 얼굴로 후퇴합니다.


     눈 밑의 가마가 심하네요. 약간 실험을 돕도록 해줬는데, 제가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실금하는 히나 양처럼은 되지 말아주세요.


     

     아키르 양에게 '이야기' 를 들어보니, 이 세계가 여성향 게임의 세계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바보같은, 이라며 이왕 불사화되어 있는 참이라 거의 치사량까지 약을 투여해봤는데, 본인은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 보였습니다.


     요약하자면, 이 세계는 그 '여성향 게임' 과 비슷한 세계이다......라.


     세계에는 몇 명의 '히로인' 이 존재하고, 대상자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악역영애' 들을 폄하해서 호감도를 올리지 않으면 안된다네요.


     그리고......그 악역영애 중 한 명이, 샤론 아가씨라니.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레티?"


     "정말 죄송합니다. 조금 생각을 하고 있어서요."


     아가씨와 저는 미셸 후작령에서 왕도의 학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여러 일이 있었지만, 그러한 확증도 없는 일로 아가씨의 심려를 끼칠 수는 없습니다.


     "어머, 레티치고는 드문 일이네요."


     "아가씨의 학력과 가슴 사이즈가 반비례한다는 것을, 논문으로서 학회에 제출해볼까 생각해서요."


     "진짜 그만둬 줄래요?"


     "뭐, 반쯤 농담한 건 제쳐두고요."


     "......그럼 괜찮겠지만요."


     반은 진심입니다. 학교장도 이쪽이 놀랄 정도로 흥미를 가져주셔서, 연구비를 전액 자비로 부담해주겠다고 들었으니까요.


     "오늘은 아가씨의 학력향상을 위해, 마술의 공부를 해볼까요."


     "음......"


     위로 치켜뜨며 약간 토라진 아가씨는 정말 귀엽습니다.



     샤론아가씨가 그 '악역영애' 라면, 제가 히로인을 쓰러트리는 것만으로 끝나겠지만, 학력을 올려서 열등생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 하찮은 이야기, 어디까지 진짜로 믿어야 좋을까요.



     "그러고 보니, 마력제어를 배우려면 '신술' 이 좋다고 들은 적이 있사와요."


     "신술....말씀인가요?"


     신술이란, 마술학교에서 배우는 토, 수, 화, 풍 등의 마법과는 다르게 '빛' 을 쓰는 마법으로, 이 학교에서도 기초적인 것은 가르쳐주지만, 치료계가 많기 때문에 [교회] 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가씨는 지금까지, 그 교회라는 곳에 가지 않았었나요?"


     "음.... 기도 정도는 해본 일이 있지만, 신술을 배우려면.......그...."


     "뭐, 아가씨는 빈곤하니까요."


     "닥쳐요."


     신술을 배우려면, 고액의 헌금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지금이라면, 던전에서 벌은 자금과 후작가에서 받아온 예비도 있기 때문에 여유가 있습니다.

     

     "그럼 교회로 가보도록 해요."


     "예, 아가씨. 모시겠습니다."


     

     그럼 마을로 외출입니다. 도보 1시간도 안 걸리지만, 아가씨와 제가 기숙사에서 나오자 사감님의 말이 마차를 끌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부터 당신의 이름를 '니르' 군으로 하겠어요."


     "푸르르."


     "사감의 말에게 멋대로 이름을 붙여도 괜찮을까요.....?"


     괜찮습니다. 사감님께선, 니르 군을 볼 때마다 졸도하시니까요.


     말의 다리가 8개로 늘어난 것만으로도 기절하시다니, 사감님은 분명 때묻지 않은 아가씨였나보네요. 만일을 위해, 니르 군에게 천을 둘러서 얼버무려 두겠습니다.


     역시나 니르 군은 빠릅니다. 보통 마차의 몇 배의 속도로 교회까지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교회인가요...."


     "예, 진짜 여신님을 모시는 [교회] 의 신전인 것이와요."


     교회란 기도를 하는 건물만이 아니라, [교회] 라고 하는 종교단체인 모양입니다. 헷갈리네요. 그러고 보니, 이 세계에는 진짜 여신님이 있고, 히로인은 [신탁] 을 받는다고 아키르 양이 진술해 주었습니다.


     입구는 열 계단 정도 되었는데, 아가씨께서 계단을 오르시자 뿌요용 하고 흔들렸기 때문에 기도하던 남자들의 시선이 못박힙니다.


     "레티, 무슨 일인가요?"


     계단을 오르던 아가씨께서, 아직 계단 밑에 있는 절 돌아봅니다.


     뭐라 해야 할까요, 제가 교회의 계단을 오르려 하면, 압력이라고나 할까, '거절' 당하는 듯한 감각이 있어서 제대로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것입니다.


     "아니요, 곧장 올라갈게요."


     하지만 뭐, 저의 행동을 막을 정도는 아닙니다.


     아가씨에게 미소를 보내고 나서 제가 강제로 한걸음 내디디자, 파직하고 정전기같은 감각이 있었고, 신전의 안쪽에서 어렴풋이 연기같은 것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모닥불인가 보네요."


     "오늘의 간식은 달달한 군고구마가 어떨까요?"


     "와, 기대되는 것이와요."


       ***


     "무슨 일인가!?"


     "모,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보호의 부적이 불타올라서....."


     

     신전을 보호하는 부적은, 악의와 '사악' 등을 물리치는 신성한 속성의 부적이다. 몇백 년 전에 여신의 신탁을 받은 [성녀] 가 설치했다고 전해지며, 그 이후 악의가 있는 인간과 악령 등에게서 신전을 지켜왔다.


     그게 불타올랐다니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건가.


     설마, 성녀가 만든 부적을 파괴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생각은 미처 못한 채, 신관과 무녀들은 불신심 때문에 파괴되고 말았다며 당황하면서 불타는 부적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진정하세요."


     "오오, 에리어스님!"


     들려온 목소리에 신관과 무녀들이 안도와 기쁨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 나라에서 단 한 명, ㅡㅡ아니, 주변국을 포함해도 딱 한 명, [여신의 가호] 를 받은 최강의 [성기사] 인, 미모의 남자.


     그 청년은 천천히 신관들의 앞에 나서고는, 차분한 몸짓으로 오른손을 올렸다.



     "[성광]"


     

     그 목소리와 같이 빛이 흘려나오자, 그 빛에 닿은 부적에서 불타선 화염이 순식간에 꺼졌다.


     "오오, 역시나 에리어스님."


     "대단해.....역시 여신에게 사랑받는 분."


     계속 들려오는 기쁨과 찬미에. 에리어스도 약간 쓴웃음 지으며 응해주고는, 불타버린 부적에 눈을 돌렸다.


     '.......뭐였지.'


     예배당에 있던 에리어스는, 한순간이지만 무언가 사악한 기척을 느꼈다.


     그건 기분 탓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불타던 부적에서는 뭔가 달라붙는 듯한 나쁜 마력이 느껴지는 것이다.


     부적의 불을 꺼트리지 못했던 것은 그 마력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에리어스는 사악을 쫓는 [성광] 의 신술을 써서 나쁜 마력을 정화하였다.


     그런 생각에 빠져들었던 에리어스에게, 한 신관이 말을 걸었다.


     "에리어스님, 어떻게 할까요...... 이대로는 신전의 보호가....."


     "그렇네요....."



     신전을 지키는 부적은, 수백 년 전의 성녀가 신술을 담아서 만들어낸 물건이다.


     에리어스도 여신의 가호에 의해 강한 마술을 쓸 수 있지만, 그건 전투 쪽으로 특화된 것이라서 단기간이라면 몰라도 성녀처럼 몇 백년이나 지속되는 부적은 만들 수 없다.


     그 때, 에리어스는 마술학교 강사를 하고 있는 친구인 에릭마르소가, 이번에 소환된 학생 중에 신술의 천재가 있다고 말했던 걸 떠올렸다.



     "그 사람이라면 혹시...."



     에리어스는 마르소에게 연락을 취하려고 예배당으로 돌아갔을 때, 그 예배당에 들어온 귀족같은 은발의 소녀를 목격하고...


     "이 얼마나 가련한....."


     그 뒤를 걷는, 가련한 흑발 메이드에 한순간 시선을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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