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14 혼미한 성왕도 (3)
    2023년 03월 15일 07시 49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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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귀족들 간의 마찰이 심해져 내부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그렌지드도 알고 있었을 텐데.

    (이게 무슨)

     하지만 에베뉴 공작이 가장 놀란 것은, 5대 공작 가문 중 로지에 공작, 리스 공작, 라메르 공작 3명이 일어섰다는 것이다.

     이 세 사람이 이미 물밑작업을 해놓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감지하지 못했다는 것. 이 두 가지에 에베뉴 공작은 충격을 받았다.

     마지막 의지처인 성녀왕을 올려다보니, 그녀는 굳은 표정으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 성녀왕과 눈이 마주쳤다.

    ([너는 움직이지 말라]고 ...... 말씀하시는 건가. 하지만 이래서는 그렌지드 공의 폭주를 막을 수는 없는 것을. 지금 침묵하는 것은 안 좋습니다, 폐하......!)

     쓸 예정이었던 예산을 쓰지 않고, 그 '남는 돈'을 마음대로 쓰라고 하는 것처럼도 들리는 안건이다.

     그러나 이것이 넘어간다면, 그렌지드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다. 인간이란 그런 존재라는 것을 에베뉴 공작은 알고 있다.

     어떻게 세 공작을 끌어들일 수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은퇴한 선대 성왕이 국가 대표로 활동한다는 것까지는 좋았다. 더군다나 소수의 귀족을 휘하에 두고 있다는 말을 듣고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공작가에까지 손을 뻗쳤다고 한다면.........

    (무시할 수 없는 위협으로......!!)

     비유하자면, 해변에 있다가 어느새 발밑까지 바닷물이 차오른 것 같은 공포.

    "말할 필요도 없다. 찬성 다수로 결정됐어."
    "잠깐만, 그렌지드 공작!"
    "...... 에베뉴 공, 이제 이건 결정됐다. 이야기는 끝ㅡㅡ"

     그렌지드가 말하려는 순간이었다.

    "ㅡㅡ끝이 아닙니다."

     부드럽지만 의지가 느껴지는 목소리가, '의장' 내에 울려 퍼졌다.

     귀족들이 술렁인 것은, 그 인물의 등장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성왕가의 증표인 투명한 푸른색 머리카락과 눈동자, 나이로는 성녀왕과 동갑이지만 왕위를 얻지 못한 인물. 성녀왕의 오빠이자 아직 왕위 계승권 1순위인 성왕자다.

     성왕자 옆에는 같은 '푸른색'을 가진 왕위 계승권 2위인 성왕자, 크루브슈라토가 있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자는, 곰의 털을 뒤집어쓴 거구.

    "꽤나 거친 짓을 하는구만, 공작 각하. 하지만 거친 것은 싸울 때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런 곳에서는 스마트하게 하는 거라고."

     뮬 변경백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성왕자의 의사진행 금지 요청으로, 그렌디드 공작의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음 '의장'의 심의는 내일이지만, 에베뉴 공작도, 5대 공작가의 마지막인 루시엘 공작가도 동료 귀족들을 모을 것이기 때문에 다수결로 밀어붙이려 해도 대항할 수 있다.

     의사진행의 방해는 공작가, 즉 성왕가의 피를 이어받은 자의 특권이나 다름없다. 물론 남발은 허용되지 않고, 다른 공작가가 반대하면 금지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미 세 공작가가 그렌지드 파벌이 된 에베뉴 공작은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성왕자가 두 명이나 가세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크루브슈라토나 성녀왕의 오빠이기도 한 제1왕자는, 성왕궁에 머물러 있으면 정쟁에 휘말릴까 봐 멀리 떨어진 영지로 나가야 했다. 그래서 그렌지드 공작도 무리하게 논의를 진행하려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가 '의장'에 온 것은 뮬 변경백의 활약이었다.

     성왕자 두 사람과 변경백은, 성녀왕의 부름을 받았다.

     그 사이에 변경백을 따라온 미라는, 에바와 만났다.

    "ㅡㅡ여, 여긴? 이런 곳에서 만나야만 하는 건가요?"
    "네. 누가 볼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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